바닷가 테라스에서
테라스에서 동해의 아침을 바라본다. 바다는 맑고 고요하며, 햇빛이 수면 위로 반짝인다. 이 순간,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보낸 기억들이 떠오른다. 여름이면 혼자 바닷가 마을로 가곤 했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언제나 특별했다. 새벽이면 나를 깨우던 손길이 있었다. 우리는 바구니와 작은 삽을 들고 해변으로 향했다. 해가 뜨기 전의 바다는 고요했고, 우리는 조용히 걸으며 바닷바람을 맞았다. 걸음을 멈추고 해가 떠오르는 지점을 가리키던 모습이 기억난다.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는 손을 꼭 잡았다. 해변에서는 종종 소풍을 즐겼다. 김밥과 과일을 준비해 해변에 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김밥은 늘 맛있었고, 나는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소풍은 늘 설레는 일이었다. 어느 날, 우리는 조개를 잡으러 해변으로 갔다. 모래를 파며 조개를 찾는 방법을 배웠다. 나는 지시에 따라 모래를 파고 조개를 찾았다. 그날의 조개들은 특히 많았던 기억이 난다. 바닷가의 일몰을 함께 본 기억도 있다. 해가 지면서 바다는 다른 색깔로 변했다. 우리는 일몰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몰이 하루의 끝을 알리지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일몰을 보며 하루의 마무리를 지었다. 그때의 노을은 붉고도 아름다웠다. 바닷가에는 해당화와 갯메꽃이 피어 있었다. 바닷가 모래를 걸으며 꽃을 보았다. 갯메꽃 속에는 개미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지금 난 맹그로브 고성의 테라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바다의 반짝임과 잔잔한 물결 소리를 들으며, 함께했던 시간을 생각한다. 바다를 따라 길게 이어진 해변은 깨끗하다. 이 해변은 아야진 해수욕장과 교암리 해수욕장 사이에 위치한 이름 없는 해변이다. 모래사장은 어제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저 멀리 해변가에는 몇몇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그들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걷고 있다. 이른 아침의 해변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다. 바다를 바라보는 이 순간, 나는 모든 것이 평화롭고 고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수평선은 언제나 나에게 신비로움을 준다. 저 멀리서 떠오르는 해는 바다 위에 황금빛 윤슬을 만들어내고, 그 빛은 바다 위에서 반짝인다. 그 빛은 마치 별들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침의 바다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색을 바꾸어 간다. 해가 높이 떠오르면서, 바다는 더 밝고 선명한 색으로 변한다. 그 변화를 바라보며 한숨 섞인 신음을 내뱉는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언제나 특별하다. 동해를 바라보며, 그 모든 순간이 떠올랐다. 바다의 반짝임과 잔잔한 파도 소리는 그 시절의 나로 데려간다.
- Naru Kim
Fri Jun 07 2024 17:25:08 GMT+0900 (Korean Standard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