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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살다보면 IQ보다 EQ가 높아야한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IQ는 어느 정도만 넘는다면 더 똑똑하다고 크게 이익을 얻지 않는데에 반면 EQ는 높을수록 살아가는데 유리하다. 오히려 IQ가 높은 사람들이 EQ가 낮아 다른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사는 경우가 많다. IQ는 지능 - 얼마나 빠르고 좋은 계산을 하는가 - 이라면 EQ는 사회성이다. 사회성이 좋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빠르게 알아차리며 여러 사람과 두루 잘 지내서 그들 사이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능력이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사람들의 능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가족 간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회사에서는 더 그렇다. 단순히 '정치 잘 한다'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서 협의와 동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이런 생각이 이 책과 맞물려 아하모먼트를 만들어냈다. 똑똑하고 강한 사람이 아니라 협력적이고 우호적인 사람이 속한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회사(현대사회의 정글)에서 생존할 확률이 더 높다. 자연에서는 더 적나라하다. 강한 자는 빨리 죽는다.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도 높으며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공격당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많은 자손을 남기는 것은 주변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다정한 타입이다.
이런 다정함은 모든 영장류의 공통적인 습성이 아니다. "자기가축화"된 종만이 다정함, 즉 협력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지니며 협력적인 집단의 힘은 개인의 힘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호모사피엔스는 많은 인간종 중 약한 편이었지만 자기가축화를 이루어낸 종이기도 했다. 우리 종이 다른 강한 종들을 이기고 멸종하지 않은 이유는 협력적인 집단을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 가족, 내 사회를 보살피고 협력하는 그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나의 집단에의 소속감을 느끼는만큼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이 이런 습성의 특징이기도 하다. 영화 콘크리트유토피아에서 아파트 주민들은 공동체의 목표 - 식량 - 을 위해서 협력적인 조직을 구성하며 외부 사람들을 철저하게 '비인간화'한다. 사회에서도 자주 보이는 모습이다. 내집단이 아닌 다른 모든 집단은 배척하며 그 배척하는 힘으로 내집단은 더 견고해진다.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외부의 적을 만드는 것은 정치의 전형적인 수법 중 하나이다. 호모사피엔스가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자 우리사회가 갈등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는 근본원인이기도 하다.
Q1
우리 종의 두개골은 네안데르탈인과 달리 공처럼 동그랗게 변했다. 진화할수록 덜 "남성적 - 눈썹활이 두드러지고 얼굴이 긴" 인 얼굴로 변했다. 세로토닌의 영향이라고 한다. 세로토닌이 더 분비될수록 우리는 여성적이고 둥그런 얼굴을 가지며 아이와 비슷한 동안인 얼굴을 가진다.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되면 친화력이 좋다. 우리 종은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되도록 진화했으며 이것이 우리의 얼굴에 묻어난다. 종종 나는 사회를 살아가며 외형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음을 느낀다. 얼굴외형, 표정, 말투, 옷차림에서 사람을 판단하고 있음을 느끼며 많은 확률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만 종종 이런 예측이 틀렸을 때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거나 그들에게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외형은 실제로 성격과 조금은 연관이 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형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것의 유용성, 내가 상대를 볼 때의 특징, 그리고 예측과 달라서 민망하거나 후회했던 경험이 있다면 공유해보자.
세로토닌은 행동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발달 초기에 세로토닌 유용도가 상승하면 두개골과 얼굴 형태에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 이는 우리 종이 발달단계에서 세로토닌 유용도가 증가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125pg - 여성은 잠재의식 속에서 남성적 얼굴을 가진 남자에 대해 불성실하거나 비협조적이고 배우자에게 충실하지 않으며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할 사람으로 판단한다는 연구가 있다. 남성들도 잠재의식 속에서 상대방의 얼굴이 얼마나 남성적인지로 힘이 얼마나 셀지 가늠ㄴ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눈맞춤에 의존한다. ... 우리의 눈은 협력적 의사소통에 이바지하도록 설계되었다. .. 사람은 눈빛의 방향만으로도 아기에게 어떤 장난감을 갖고 놀라고 하거나, 어디로 움직이라는 등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면 아기는 그 사람이 자기와 함께 놀아주거나 안아주리라는 기대에 맞춰 행동을 조절한다. ... 하양 공맥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협력을 증진하는 데 두루 이바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하얀 공막을 친화력 선택의 결과로 보며.. 눈맞춤 빈도가 증가하면서 유대와 협력적 의사소통이 촉진되어 옥시토신이 훨씬 활발히 발현되었을 것이다. .. 우리의 가설이 맞다면 오직 호모사피엔스만이 하얀 공막의 눈을 가졌을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을 포함한 다른 사람 종들은 다른 영장류 동물들처럼 샐소로 눈을 덮어 시선을 숨겼을 것이다. 다른 사람 종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그들의 어두운 공막을 보고 강하게 느꼈을 것이다. 저들은 우리와 같지 않다고.
Q2
놀랍게도 자제력이 협력적인 의사소통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었다. 마시멜로 실험에서 자제력이 더 높았던 아이들은 이후 더 사회에서도 더 성취했는데, 이것이 어쩌면 개인으로서 더 끈기 있게 공부하고 물어져서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협력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제력이 굉장히 좋아도 친화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예시도 종종 생각난다. 자제력이 좋다면 친화력이 좋거나 사회적으로 성취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지?
111pg - 웰먼은 감정반응이 격한 어린이보다 감정반응의 강도가 더 낮은 수줍음 많은 어린이일수록 틀린 믿음 능력이 빨리 발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틀린 믿음 능력을 빠르게 갖출수록 언어 발달도 빨랐는데 따라서 감정반응이 낮은 어린이들이 협력과 의사소통 측면 모두에서 이점이 있었다. 즉, 낮은 감정반응은 협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 사람의 기질과 마음이론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선택된 감정반응이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과 더불어 포용력도 향상시켰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자제력은 잃기 전까지는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인지능력 중 하나다.
123pg -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보노보와 개의 경우처럼 관용적일수록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얻는 보상이 커졌을 것으로 예측한다. 동시에 이 가설은 감정반응을 억제하고 관용을 베푼 뒤 돌아오는 보상을 계산할 줄 알았다는 점에서 우리가 그 어떤 종과도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바로 이 자제력과 감정조절 능력이 결합되어 사람 고유의 사회적 인지능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Q3
사람들은 분명 '자기 편'에 대한 뚜렷한 호불호가 있으며(같은 인종, 같은 학교, 같은 정당 등) 현재까지 우리가 발전해온 방향을 바라보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를 배척하는 행태가 점점 더 두드러진다. 여자는 남자를 기피하고(혹은 반대) 대기업출신은 중소기업출신을 배척하며 나와 같은 인종의 사람들에게 누군지도 모르는 채 친근감을 느낀다. 외부에서어떤 집단을 공격하면 공격받은 집단은 단단하게 결속하여 다른 집단을 공격한다. 이것이 반복될수록 양 집단은 중심으로 수렴하여 상대집단에서 멀어진다. 코로나시대에 기독교는 결속력이 높아졌으며 지금의 의사집단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단순히 MT나 팀빌딩을 진행하더라도 상대편을 타자화하기 시작하면 우리팀의 결속력이 좋아진다. 우리가 속한 집단도 일부분 이런 패턴 속에서 돌아가고 있다. 작게는 우리팀과 상대팀, 크게는 내 인종과 타인의 인종 등. 이런 집단 간의 갈등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그 때의 경험을 되살려 고찰해보자. 우리팀/내집단은 어떤 외집단화(혹은 나아가 비인간화)된 상대와 갈등을 만들어내어 결속했는지. 이게 어떤 경험이나 감정을 불러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