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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자신의 마음을 비춘다.
무언가
마음속이 깊은 우울 속에 잠겨 허우적거릴 땐 분노와 억울함의 끝은 나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자신이 역겨웠기에 항상 죽음을 수단으로써 세상으로부터의 탈각으로 여겨졌다. 스스로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나 자신을 알아갈수록 세상에 대해 배울수록 더 이상 죽고 싶지 않아지더라고요 내 목을 조르던 손은 이제 칼을 잡아 타인의 목에 칼끝을 겨누고 있었습니다. 나도 역겨운 거 맞는데, 너도 똑같이 역겨워 이 쓰레기 새끼야. 타인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그렇기에 더 고통스럽다. 내 말의 무게가 내 행동의 무게가. 내 마음은 당신을 그냥 미워하고 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나 자신 사이의 광경은 마치 연옥과 같다. 이 육신은 감옥이다. 이 작은 형벌소에 후회와 혐오 번뇌로 가득 차서 더 이상 누울 공간 하나 없다. 그래. 어느 순간부터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사람의 형태가 아니었다. 그건 이형의 무언가였다.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는 무언가. 타인이 역겨웠다. 타인을 역겨워한 자신이 역겹다. 역시.. 아직 자신이 밉네요.
  • 이화
해는 뜬다
눈이 침침하다. 세상은 어두워 문틈으로 새어 나온 빛으로 의지해 앞으로 나아간다. 그럼, 눈앞에 보이는 건 보이지 않는 것도, 잘 보이는 것도 아닌 가장 마음 아픈 형태로 보인다. 흐릿하지만 지레짐작할 순 있는 그것이 진실일까? 확실한 진실을 찾는 것에 집착하는 것 보다 애매한 진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수정하는 게 더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세상의 혐오와 멸시가 두려운 나는 그것조차 내보이지 않는다. 난 앞으로 나아갈 용기도 뒤를 돌아볼 용기도 없다. 내가 의지할수 있는건 단순한 믿음이다. 어스름은 지나서 해는 뜬다. 난 빛을 쫓고 있다. 과거의 문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아니라, 저 앞으로 나아가는 빛을 그래서 끝없이 들이킨다. 고독을
  • 이화
가면.
마음의 호수에 떠오르는 감정들에 값을 매기곤 타인에게 사랑 받는 감정만을 남겨. 꾸덕한 가식으로 칠해 튀어 나오지 않게 한다. 마음에는 의심의 나무가 싹 틔어 스스로의 얼굴을 잊어버린다. 끝 없는 의심 속에 스스로의 얼굴 가죽을 뜯어내버려. 작위적인 연극의 반복.
  • 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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