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벽을 더듬거려 듬성듬성 나아가는 것이다. 더듬어 볼수록 점점 알아가는 것이다. 그것의 형체를. 보이지 않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더듬어 봐도, 생각을 해봐도 한탄이 나오는 것이다. 푸르고도 따스한 이 계절은 뼈까지 시린 것이다. 그렇기에 더듬어봐도 더 이상 만져지지 않고. 보여도 보지 않는 것이다. 더 이상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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