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초역 부처의 말
무협지에서 자주 나오는 만류귀종이라는 말이 있다. 정사마를 통틀어 무의 길을 걷다보면 결국 한곳으로 흐른다, 무엇이든지 극에 이르면 같은 곳으로 향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삶에도 만류귀종이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특히나 삶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한 철학은 전부 한곳으로 흐른다. 스토아 철학, 불교, 니체, 쇼펜하우어 아직 그 폭이 넓지 않지만, 삶에 무엇을 기대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결국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대를 도출하기위한 논리만 다르다는 생각만 든다. 만류귀종은 사실 불교에서 모든 불교는 결국 열반으로 향한다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다. 인도의 힌두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이를 죽음-삶으로 이어지는 내세관으로 보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뜻으로 생각한다. 결국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지옥, 아귀, 축생, 수라의 끊임없는 악순환을 끊는 것은 그 사람의 행동이고 그렇게 본인이 쌓아온 지옥도를 끊기 위한 노력을 통해 열반에 들 수 있다고 믿는다. 설화속에서 마왕은 태산과도 같이 거대했지만, 부처가 나타나자 겨자씨만큼 작아지기도 한다. 결국 마음속의 지옥도라는 것은 그런것이다. 내가 내 마음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그 지옥도는 태산만큼 커지기도 하고, 이겨내고자 노력하면 겨자만큼 작아지기도 한다. 사실 지금 내 삶은 다른 사람이 봤을때 큰 위기일거다. 회사를 잘못 선택했고, 나쁜 리더쉽을 만났고, 결국 회사에서 쫒겨난 이 상황이 말이다. 그런데, 이 상황을 태산으로 볼것인지 겨자씨만한 것으로 볼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에 달려있었다. 앞선 글에서 썼듯 나는 한 10년이 지나서 이 일을 떠올릴때, 아마도 침대에 누워서 배나 북북 긁고 있을거다. 그러면서 '그런 일도 있었지'라고 생각하고 말거다. 그렇다고,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그런 수동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제법무아, 즉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나의 것이 아닙니다.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온갖 심리현상도 물리현상도 그 모든 것은 내 소유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잃은게 없기 때문이다. 스토아 철학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즐거움을 누리되, 그것을 놓아줄 준비를 해야한다 라고. 그것은 나의 것이 아니기에 언제든 놓아줘야하고 이건 이미 지나간일이다. 과거에 마음이 빼앗기지 않고, 미래에 대한 걱정에 마음을 빼앗길 필요가 없다. 지금 현재의 나는 목숨을 빚지지 않았고, 회사에 빚지지 않았다. 그냥 현재에 집중하면 된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예전이였다면, 미래에 대한 걱정에 잠을 못이루고, 과거에 있었던일에 이불을 차버렸을거같다. 이대로 취직하지 못하면 어쩌지? 내가 이렇게 했더라면 더 오래 회사에 있었을까? 이렇게 마음을 빼앗겨버리면 녹초가 되기 마련이다. 그냥 현재에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이러면 미래에 대한 걱정은 미래를 준비하는 행동으로 바뀌고, 과거에 있었던 일에 분개함은 나 자신의 성장에 대한 집중으로 바뀐다. 초역 부처의 말은 지혜에 초점을 둔다. 과거와 미래에, 내가 확인하지 않은 소문에, 누군가 나를 헤코지 함에, 지나친 소유욕에, 자신의 성장과 자만에 마음을 빼앗기는게 아니라,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지혜를 이야기한다. '시작의 기술'이 현재에 집중하는데 더 많은 집중을 했다면, 그 현재라는게 무엇인지 소개해주는 말들을 모아둔 책이라 생각한다. 혹시나, 현재를 살고있지 않다면 시작의 기술보다 이책을 추천하고 싶다.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들지 않는만큼 마음을 닦을수 있는 사색의 시간을 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