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o,Ergosum
생각나는 단상을 조각조각 적어보는 페이지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실, 블로그로 수익을 낸다는 사람도 있고, 브랜딩을 만드는 사람도 있고, 옆에서 보고있으니 뭐라도 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걸로 돈을 번다 이전에, 나는 이를 통해 '자기자신'의 선을 긋는 행위 자체가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하는 그 과정 자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문제는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1년 이상 지켜보기만 했다는 것... 그정도로 방치한 아이디어라면 사실 몇년이 지나더라도 변함이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그때부터 시작할껄'이라는 후회로 자라나기전에 글을 하나라도 적어보고 시작을 해보려한다. 그리고 시작하지 못하는 자신을 호되게 꾸짖기보다는, 왜 이렇게 어려웠나를 조금 핑계를 대는것으로 블로그를 시작해보려고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게으르기 짝이 없는 주제에, 겁도 많다. 기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 변화는 나쁜것이고 현상황을 유지하는것이 최선이다. 심지어 우리가 사고하지 않는 기본적인 시스템부터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다이어트가 힘든것이다. 살을 뺀다고 기껏 먹는것을 줄여놓으면 몸은 기초대사량을 낮춰서 지금의 무드와 컨디션을 망쳐놓으면서까지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려고한다. 그런 몸에 붙어있는 나란 사람은 어떠한가. "그대가 '정신'이라고 부르는 그 작은 이성도 육체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변화하지 못하는 자신은 그렇게까지 부끄러워할만한것은 아니다. 앞서서 니체를 인용했지만, 그닥 니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대신 조던피터슨 교수가 말했던 것을 들고 와볼수는 있을거같다. 나 자신은 요구사항이 까탈스럽기 짝이 없는 혹독한 고용주이자, 말 안듣는 피고용인이다. 그래서 피고용인인 자신을 협상테이블에 올리고 "자 좀있다가 집안을 싹다 치우면, 스타벅스에서 프라프치노라도 한잔 하시죠"같은 협상을 해야한다. 자신에게 잔혹할 필요는 없다. 1년동안 시작하지 못했던 이유는, 고용주께서 간지나는 블로그를 만들라고 시켰기 때문이기도 했다. 피고용인인 나는 회사에 다녀와서 너덜너덜한 몸으로 그 목표가 달성하기 힘들다는것을 너무나도 잘알고있고 고용주님은 절대 나를 해고할 수 없기때문에 넷플릭스나 보면서 시간을 때워왔던것이다. 한편으론 내가 만약 피고용인이라면, 동기부여를 다른 방식으로도 해볼수 있다. 디자인을 배웠다면(혹은 스타트업 종사자라면), MVP모델 이라는 것을 들어봤을것이다. 일반적으로 최소기능형태로 번역한다. 최소한의 기능을 하는 제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다. PMF(Product-Market Fit) 그러니까 제품이 얼마나 마켓에 잘 맞느냐를 검증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피고용인들에게 이 제품이 통할것이라는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내가 블로그를 한다. 이것의 MVP는 무엇일까?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하나 적는 것이다. 이것조차 잘쓸생각하지말고 일주일에 삼십분 정도만 그냥 책상앞에 앉아서 생각나는 것들을 그냥 적고 그대로 올려보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10분남았다.) 그리고 이제 측정을 하는 것이다. 무엇을? 아마도 고객이니 막연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것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MVP를 통해 PMF를 검증하는 대상은 지금 글을 읽는 사람이 아니다. 나 자신이다. 다행히 글(=MVP)을 쓰면서 오늘 검증한 사실은 생각보다 나는 수다쟁이이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나랑 글은 꽤나 잘어울리고, 글을 적으면서도 더 많은 이야기(다음 글에서는 스토아적 삶에 대해서 올리면 어떨까?)를 하고 싶다는 것을 깨닫았다. 이 읽기조차 힘든 글을 끝까지 따라온 분들에게도 이 글이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요한건 남이 아니라 당신이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 이제 나는 다음주에도 30분 글을 써야하고- 그걸 지나가던 당신이 재미있게 읽어야만 하는 기묘한 상황이 되었다. 나는 또 일주일동안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모아서 돌아오겠다. 당신도 당신만의 이야기를 적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의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었다면- 꼭 알려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 사랑스러운 피고용인에게 해줄말이 늘어날거같으니까.
Li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