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비심은 자리를 허락할 때 피어나는 것 

**마음이 분주할수록 자비의 온기는 쉽게 피어나지 않는다**.

오늘 명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마음 한켠이 복잡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연결튜닝과 명상튜닝을 이어서 하기로 했지만, 

막상 앉아 호흡을 가다듬자마자 잡생각이 연달아 떠올랐다. 

하루 동안 쌓였던 기억과 해야 할 일들, 어제 있었던 대화와 내일 있을 계획까지, 

머릿속은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풀어놓으려는 듯 분주했다.

확언, “내 존재의 샘에서 사랑이 흘러넘칩니다”를 따라 하면서 

처음에는 가슴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나 집중이 오래가지 않았다. 

마음이 쉽게 다른 데로 새어 나갔다. 그때 문득 손을 아랫배로 옮겨보았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 호흡이 조금 더 깊어지고 안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은 바람결처럼 가볍고 흩어질 수 있었지만, 

아랫배에서 느끼는 사랑은 뿌리 깊이 스며드는 온기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생각은 쉽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마치 문 앞에서 끊임없이 두드리는 소리처럼, 

생각 하나가 사라지면 또 다른 생각이 바로 이어졌다. 

그 상태에서는 자비심이 피어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자비심은 마치 조용한 호수 위에 피어나는 연꽃과 같아서, 

물결이 잦아들어야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의 내 마음은 잔잔한 호수가 아니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물잔 같았다.

이어진 ‘초대 명상’을 시작했다. 

확언은 “따뜻한 빛이 내 안에서 천천히 번져갑니다.” 

처음에는 여전히 생각이 틈새로 스며들었다. 

하지만 확언을 되풀이하며 그 빛을 몸속에서 느끼자, 

조금씩 생각의 밀도가 옅어졌다. 

잡생각의 목소리가 멀어지고, 그 자리에 은근한 온기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 온기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마치 해질녘 햇살이 방 안 구석까지

 스며드는 것처럼 번져갔다.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자비심이 피어나지 않는 것은 내가 자비심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마음이 분주하면, 자비심이 설 자리가 없다. 

잡생각은 단순한 방해가 아니라, 내 마음의 표면을 끊임없이 흔드는 바람이었다. 

그 바람이 잦아들어야만, 깊은 곳에서 자비의 온기가 올라올 수 있다.

오늘 명상은 완전한 자비심으로 끝나진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단서를 얻었다. 

자비심은 억지로 불러올 수 없고,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단서. 

그리고 그 비움은 생각을 없애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거리를 두는 데서 시작된다는 단서다.

아마 내일의 명상에서는, 이 단서를 조금 더 오래 붙잡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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