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유난히 밝던 어느 밤, 나는 고요한 구름 위를 헤엄치는 푸른 고래를 상상했습니다. 그 등 위에 앉아 있는 소녀는 나의 또 다른 자아이자,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상징합니다. 현실의 무게를 내려놓고, 꿈속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던 그 시절의 감정—호기심, 따뜻함, 막연한 그리움—그 모든 것을 이 작은 장면 안에 담고 싶었습니다.
달은 저에게 늘 위로와 영감을 주는 존재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빛나는 그 모습은 마치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했죠. 이 작품 속 달 또한 그런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밤하늘은 상상력의 무대가 되고, 고래는 감정을 실은 탈것이 되어, 소녀를 어디든 데려다 줄 수 있습니다.
그림을 감싸고 있는 다양한 일러스트(픽토그램)들은 ‘Lucky Box’ 시리즈의 상징처럼, 이 장면이 하나의 선물처럼 느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각각의 그림 문양은 이야기의 단서가 되기도, 기억의 조각이 되기도 합니다.
〈Moon Light〉는 단지 아름다운 장면을 그린 것이 아니라, 일상에 지친 누군가에게 잠시 머물 수 있는 따뜻한 밤의 쉼터를 마련해주고 싶었던, 그런 소망의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