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처음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거 시나리오나 각본 형태로 만들면 좋겠다'라는 거였습니다. 저는 글로 된 매체 중에서는 소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종종 시나리오도 읽는 편인데요. 소설에서는 소설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듯이,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시나리오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서술이 전혀 들어가면 안 된다고 편견을 가졌다가 편견이 깨졌던 경험이 있어서 더 그렇고요. 시나리오나 극본이 단순히 영화/연극을 위한 준비 단계가 아닌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라는 인상을 당시 받았습니다. 시나리오의 장점은 무엇보다 생생하게 머리에 그려진다는 점에 있는 것 같아요. 소설은 내가 당사자가 되어 꿈꾸듯이 체험하는 기분이라면, 시나리오나 극본은 조금 더 뚜렷하게 두 눈으로 '보는' 느낌이라고 주장하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