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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의리 감상회

수신인 : 엘린
발신인 : 서울쥐, 러기, 느리개 / 구로
2025.10.31
서울쥐
안녕하세요. 서울쥐입니다.
추상 명사를 해당 단어를 쓰지 않고 표현하는 건 무엇보다 재미있는 일이죠!
특히 '사랑'이라는 명사를 그 단어를 쓰지 않고 표현하는 건 예로부터 많은 이들이 시도했고 그만큼 멋진 결과가 나오는 방식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들었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소설에서 감정을 표현할 때 해당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행동 묘사나 대사, 또는 다른 요소(심지어는 날씨까지)를 이용해 표현하는 게 조금 더 세련된 방법이라고 했던 것 같네요.
이 글의 배경은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이나 유럽 배경이 아닐까 했는데요. 혹시 맞을까요? 신문을 보고, 극장이 있고, 신사라는 호칭을 쓰고, 두 캐릭터의 이름이 릴리, 톰이라는 점에서 이렇게 추측했습니다. 어쩌면 이름을 보아서는 꼭 빅토리아까지 안 가더라도 조금 더 근대의 유럽이나 미국 쪽일 수도 있겠네요.
이 글을 처음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거 시나리오나 각본 형태로 만들면 좋겠다'라는 거였습니다. 저는 글로 된 매체 중에서는 소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종종 시나리오도 읽는 편인데요. 소설에서는 소설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듯이,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시나리오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서술이 전혀 들어가면 안 된다고 편견을 가졌다가 편견이 깨졌던 경험이 있어서 더 그렇고요. 시나리오나 극본이 단순히 영화/연극을 위한 준비 단계가 아닌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라는 인상을 당시 받았습니다. 시나리오의 장점은 무엇보다 생생하게 머리에 그려진다는 점에 있는 것 같아요. 소설은 내가 당사자가 되어 꿈꾸듯이 체험하는 기분이라면, 시나리오나 극본은 조금 더 뚜렷하게 두 눈으로 '보는' 느낌이라고 주장하는 편입니다.
글을 읽고 시대 배경을 가장 먼저 추측한 건, 글의 분위기가 돋보이는 배경이고 약간 연극적인, 사실 조금 더 가면 뮤지컬 같은 모습이 상상되는 편이라서요. 두 배우가 무대 배경과 소품을 두고 움직이면서 무대를 쓰고 익살스럽게 대사를 주고받고, 그 와중에 영화관의 불빛이 꺼졌다가 켜지면서 조명이 들어가는 그런 장면이 머리에 확하고 떠올랐습니다.
다만 개선하면 좋을 만한 부분을 하나만 짚어보자면, 환경, 배경 묘사에 조금 더 힘을 쏟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추상 명사나 서술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그 감정을 독자에게 느끼게 하려면, 배경 묘사도 행동 묘사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부분을 더해주시면 분위기를 더 살리면서 이 글 특유의 장점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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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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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1
러기
글을 쓰는 도중 전송이 되어버려서 내용 추가합니다.
사랑스러운 글이었습니다. 장편으로 구상한 글이라기보다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사랑을 표현하기라는 주제로 짧은 소설을 쓰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토마스와 릴리의 본편 소설 뒤에 이어지는 외전 같은 분위기였어요. 두 사람의 서사가 어떤지 알 수 없기때문에 많은 부분을 추측 속에 남겨두어야 하지만, 이런 글은 이런 글 나름대로 산뜻하게 읽으며 가볍게 미소짓고 넘어가는 맛이 있죠 ㅎㅎ
잘 읽었습니다.
  1. 감상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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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2
느리개
느리개입니다! 다 적었는데 보내고 나니 세 줄만 띡 올라가서 당황해서 다시 적습니다... 컴퓨터의 문제인지... 양해 부탁드립니다... 무슨 내용을 썼는지 가물가물한데 힘내서 다시 적어봅니다... ㅠㅇㅠ!!
제목에서부터 부들부들, 간지러운 사랑 냄새가 솔솔 풍겼습니다. <말하지 않는 사랑>이라니, 지난번 의리 감상회 때의 작품도 떠올려 보면 제법 귀여운 케미의 커플을 좋아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 게다가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고 엄청나게 직접적으로 어필하는 커플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행동으로 간질간질 미묘하게 애타고 심장 터지도록 보여주는 커플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정말 환장합니다...
그렇게 마주한 글은
이봐 주인장... 쏠로에게 적당하게 씁쓸한 폭탄주 말아주씨오...
정도였습니다!!!!
간질간질한 가슴...이 아니고 휘모리장단으로 가슴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아앗, 작가님 너무 달아요... 솔로에겐 너무 달아... 그렇지만 사랑을 하는 건 좋아...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소설 속에 존재하는 많은 인물들은 포기하지 말고 더 전력으로 사랑을 해라...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쉽게 세상의 아름다운 점을 발견하는 방법 중 하나는 사랑이니까요. 물론 가장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이름이 끝에나 나온다는 점, 외관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이 없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엔딩을 보기 전까지 쭉 그냥 어디에서나 평범하게 발견할 수 있는 따뜻하고 건전한 사랑을 하는 커플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어요. 반대로 어떤 조합의 커플이든지 따뜻하고 건전한 사랑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도 상상할 수 있었구요.
다음은 제 개인적인 취향이 섞인 의견입니다! 이 엉뚱하고 발랄한 커플의 엔딩이 서로 사랑한다고 말로 속삭이는 것이 아니었더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목이자 주제인 <말하지 않는 사랑>이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면 더 여운이 남을 것 같아요.
엘린 님의 <말하지 않는 사랑>! 일상적으로 보여주는 사랑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더 큰 사랑을 키울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달달한 글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제 연애 세포를 자극했어요(주인장 한 잔 더...)! 잘 읽었습니다!
  1. 감상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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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4
구로
정말 죄송합니다! 변명이지만 이제까지 26회 감상회를 10월 28일까지로 알고 있었던 불상사가...(그리고 제가 27회인 줄 알다가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ㅠ.ㅠ추석 연휴 때부터 유독 정신이 없어서 이런 저런 실수가 많았군요. 앞으로는 이런 실수 없는 멋진 의리우체국 회원 구로를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당연히 늦은 감상평이니 잠수 1회로 들어가야 맞습니다. 그렇지만 하마터면 엘린님의 새로운 글이 있는 것도 모를 뻔했는데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입니다-!! ㅠㅠㅠㅠㅠ 각설하고, 이 글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는 이 글의 호흡이 재밌었어요. 서울쥐님이 말씀해주신 바와 같이 릴리가 한 발상이 굉장히 재밌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연스러운 문장의 호흡, 가볍고 빠르지만 확실히 장소적, 시대적 배경을 유추할 수 있는 사물이나 단어 사용 (은방울꽃 같다는 이유의 사용이라든가, 두 사람의 어휘와 말투 등)이 있는그대로 좋았던 것 같아요. 짧은 호흡을 의도적으로 가져가셨다고 느꼈고 그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정말 두 연인의 즐겁고 사랑스러운 한 때에 저도 함께 바람처럼 실려가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유희적이고, 희곡을 읽는 것 같기도 했지만 재치있는 표현들과 대화문만 있기 보다 간단한 흐름(인물들이 한 행동,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전개)이 확실해서 편하게 읽었습니다. 저는 통상 대사만 가득 찬 각본을 잘 못 읽고 소설을 항상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서 서술문과 대화가 함께 엮여있던 이 글이 유독 더 취향에 잘 맞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사랑스러워요. 두 인물이 서로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정서가 참 좋은데, 특히 덤덤해보이고 여유로워보이던 톰이 청혼 때문에 정말 긴장한 극장 부분을 읽을 때 아, 하고 독자인 제게 정말 인상깊게 글이 확 꽂혔거든요. 큰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읽으면서도 아 예쁜 사람들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극장 부분에서 정말 크게 미소지었습니다.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늦어서 죄송해요 다시 한번)
  1.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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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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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상문
글을 쓰는 도중 전송이 되어버려서 내용 추가합니다.
사랑스러운 글이었습니다. 장편으로 구상한 글이라기보다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사랑을 표현하기라는 주제로 짧은 소설을 쓰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토마스와 릴리의 본편 소설 뒤에 이어지는 외전 같은 분위기였어요. 두 사람의 서사가 어떤지 알 수 없기때문에 많은 부분을 추측 속에 남겨두어야 하지만, 이런 글은 이런 글 나름대로 산뜻하게 읽으며 가볍게 미소짓고 넘어가는 맛이 있죠 ㅎㅎ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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