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보드를 모든 학생 책상 위로 — 무료 협업 화이트보드 'Mark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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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칠판이나 화이트보드를 쓰다 보면 늘 아쉬운 순간이 있습니다. 뒤에 앉은 학생은 글씨가 잘 안 보이고, 열심히 쓴 판서는 지우면 사라지고, 발표는 결국 손 드는 몇 명만 하게 되죠.

이 문제를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해결한 도구가 있습니다. **Markify**(markifyapp.com)라는 무료 실시간 협업 화이트보드입니다. 미국 교육 컨퍼런스에서는 교사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 국내에는 아직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먼저 말씀드리면, **아직 에듀집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 학생과 바로 수업에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 점이 아쉽지만, 어떤 도구인지 미리 알아두고 교사가 먼저 체험해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 Markify, 한 줄로 말하면

**"칠판을 벽에서 떼어 모든 학생의 책상 위에 올려놓는 도구"**입니다.

교사가 화이트보드에 쓰는 내용이 학생들의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화면으로 실시간 전송됩니다. 학생들은 자기 자리에서 판서를 가까이 보고, 교사가 허락하면 직접 주석도 달 수 있습니다.

## 눈에 띄는 기능들

**학생은 로그인이 필요 없습니다.** 짧은 PIN 번호 하나만 입력하면 수업에 참여합니다. 계정 만들기, 가입 승인, 비밀번호 찾기 — 새 도구를 쓸 때마다 수업 시간을 잡아먹던 과정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교사가 참여 권한을 조절합니다.** 이 도구의 슬로건이 "혼란 없는 협업"입니다. 기본은 교사만 쓰는 판서 화면이고, 필요할 때 특정 학생에게 **잠시 편집 권한을 줬다가 다시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지금 화면 어디를 보고 있는지 확인하는 관찰 모드, 다른 창으로 이탈하면 표시가 뜨는 기능도 있습니다. "협업 도구를 켜는 순간 화면이 낙서장이 된다"는 걱정에 대한 답이 처음부터 설계에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갖고 있던 학습지를 그대로 올립니다.** PDF를 업로드하면 학급 전체가 그 위에 함께 밑줄을 긋고 메모할 수 있습니다. 빈 화면이 필요하면 공간 제한이 없는 무한 캔버스를 쓰면 되고, 수업이 끝나면 누구나 PDF로 내려받아 복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사도 학생도 완전 무료**입니다.

## 고등학생이 만든 도구라고요?

재미있는 배경이 하나 있습니다. Markify는 회사가 만든 제품이 아니라, 미국 테네시의 한 고등학생이 "선생님이 판서를 백 번째 지우는 걸 보고" 직접 만들기 시작한 도구입니다. 개발자 Anthony Beckett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SXSW, ASU+GSV 같은 큰 무대에서 발표했고, 지금은 대학 생활과 개발을 병행하며 4년째 이 도구를 다듬고 있습니다.

학교의 오래된 저사양 기기에서도 잘 돌아가도록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직접 만들었다는 점, 광고 없이 교사들의 자발적인 추천만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 패들렛, 캔바가 있는데 왜 필요할까?

당연히 나오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도구들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수업의 서로 다른 장면을 맡는 도구**입니다.

**패들렛은 '모으는' 도구입니다.** 학생들이 각자 생각을 카드로 올리고, 교사는 그것을 한 화면에 모아서 봅니다. 의견 수집, 브레인스토밍, 결과물 전시에는 여전히 패들렛이 가장 편합니다. 다만 무료 요금제의 보드 개수 제한이 늘 아쉽습니다.

**캔바는 '만드는' 도구입니다.** 캔바 화이트보드의 진짜 힘은 그 뒤에 있는 수만 개의 템플릿과 디자인 기능, 그리고 발표 자료·영상·문서로 이어지는 제작 환경입니다. 모둠이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 수업이라면 캔바만 한 도구가 없습니다. 대신 학생 전원이 계정으로 접속해야 하고, 자유도가 높은 만큼 처음 쓰는 학급에서는 헤매는 학생이 생기기 쉽습니다.

**Markify는 '함께 보고, 허락받아 쓰는' 도구입니다.** 교사의 판서가 수업의 중심이고, 학생 참여는 교사가 여닫는 문을 통해 이뤄집니다. 지문을 함께 읽으며 밑줄 긋기, 수학 풀이 과정을 학생이 자기 자리에서 이어 쓰기, 토론 수업에서 말 대신 주석으로 의견 얹기 — 강의식 수업과 협업 수업 사이의 그 애매한 구간을 위한 도구입니다.

## 그럼 Snorkl과는 뭐가 다를까?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린다는 점 때문에 Snorkl과 헷갈릴 수 있는데, 두 도구는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Markify는 '다 함께 하나의 화면'을 보는 도구**입니다. 학급 전체가 같은 화이트보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수업이 흘러갑니다. 반면 **Snorkl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생각'을 꺼내는 도구**입니다. 학생이 자기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리고 목소리로 설명하면, AI가 그 설명을 듣고 즉시 피드백을 줍니다. 쉽게 말해 Markify가 "함께 배우는 시간"이라면, Snorkl은 "각자 얼마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둘은 겹치지 않고, 오히려 이어집니다. 실제로 미국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두 도구를 한 수업 안에서 함께 쓰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흐름은 이렇습니다.

1. **개념 배우기(Markify)** — 교사가 판서하고, 학생들은 자기 화면에서 함께 보며 주석으로 참여합니다.

2. **내 말로 설명하기(Snorkl)** — 배운 개념을 학생 각자가 그림과 목소리로 설명합니다.

3. **바로 확인하기(Snorkl)** — AI 피드백으로 학생은 즉시 자기 이해를 점검하고, 교사는 반 전체의 이해도를 한눈에 파악합니다.

"함께 배우고 → 혼자 설명해 보고 → 바로 피드백 받는" 한 사이클이 도구 두 개로 완성되는 셈입니다. 수업(Markify)과 확인·평가(Snorkl)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니, 형성평가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 한눈에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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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점, 그리고 솔직한 정리

가장 큰 아쉬움은 앞서 말한 대로 **에듀집 미등록**입니다. 등록 전까지는 학생과 함께 수업에서 쓸 수 없으니, 당장은 교사가 미리 체험해 보는 단계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Markify는 사실상 개발자 한 명이 운영하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사용자 의견이 반영되는 속도는 놀랍도록 빠르지만, 큰 회사 제품 같은 안정적인 지원이나 장기 계획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의 아동 개인정보 보호 기준(COPPA·FERPA)은 준수하고 있고 학생 계정 자체를 만들지 않아 수집하는 정보가 거의 없긴 하지만, 한국어 화면은 아직 지원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당장 수업 도구를 바꿀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로그인 없이 무료로 열어볼 수 있으니, 관심 있는 선생님이라면 미리 한 번 만져보시길 권합니다. 언젠가 에듀집에 등록되는 날이 온다면 — 패들렛으로 모으고, 캔바로 만들고, Markify로 함께 읽고, Snorkl로 확인하는 조합이 교실에서 꽤 괜찮은 그림이 될 것 같습니다.

[Markify | Collaboration across the Classroom](markify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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