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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달, 베이스 10주간을 돌아보며
방송 3달, 베이스 10주간을 돌아보며 안녕하세요 연이나입니다. 커뮤니티 내에 블로그를 개설해 놓고 신경도 안 쓰고 있었네요. 최근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폭발해서 이런 식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뭐 아마, 그동안 음악 활동에 집중하느라 하지 못했던 다른 취미를 이제 슬슬 다시 찾아가는 게 아닐까요. 지난 3월 27일에 베이스 레슨을 처음 받기 시작했고, 지난 목요일부로 10주차가 되었습니다. 2월 25일에 방송을 처음 시작했던 것까지 생각해 보면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시작되었고 또 정리되었던 것 같네요. 지금은 거의 베이스 연습 방송 그 자체가 된 것 같지만, 제 방송의 시작은 베이스 연습 방송이 아니었습니다. 피치타르트라는 개인 일러스트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방송이었고, 그 사이사이에 심심하니까 베이스연습을 끼워둔 방송이었죠. 특히 2월 25일부터 3월 26일까지는 정말로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 방송과 유튜브 컨텐츠가 음악을 메인으로 두기 시작했고, 또 어느 순간부터 치지직 방송은 작곡과 미디프로세싱을 배제한 그냥 베이스 방송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럴만한 게, 사실 미디프로세싱은 그렇게 방송으로 보았을 때 재미있는 컨텐츠는 또 아닙니다.) 버츄얼 방송을 시작하고 약 3개월간 무엇을 했을까요, 또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아무래도 그런 걸 고찰하는 글입니다. 3월 (1주차) 3월에는 그리 방송을 열심히 하진 않았습니다. 단순한 그림 과정과 베이스 연습 등을 엮어서 방송했습니다. 베이스를 혼자 연습해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할 수 있는 곡은 한계가 있었고, 오른손 엄지를 픽업이나 줄 위에 댄다는 기본적인 것도 잘 몰라서 기타를 치던 감각 그대로 연습했습니다. 이 때의 방송 내용이 남아 있을진 모르겠는데, 딱히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연습했던 건 아니고, 66 올드펜더가 이미 내 손에 들어왔으니 가만히 냅두는 것보단 일단 쳐 주면서 관리하는 것이 나을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하루에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관리해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당시 저는 제가 현악기를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될 거라는 확신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도 전혀 능숙하진 않습니다만. 어느 날부터인가 살짝 욕심이 나기 시작했고 집에 있던 The Bass Line (두꺼운 검정-주황색 양장본) 이라는 책을 앞장부터 도장깨기 하겠다는 생각으로 몇 곡 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이 당시에는 하루에 한시간씩 아코디언을 연습하셨는데, 하루에 한 시간씩이나 악기 연주에 투자한다는 것을 굉장히 신기해했던 것도 생각납니다. 저의 경우 당시엔 아무리 방송을 켜고 해도 30분이면 흥미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3월 초 쯤 지인에게 다른 것(뜨개 혹은 쏘잉)을 배울 돈으로 차라리 베이스 레슨을 제대로 받아볼까? 라는 조언을 구했고 네가 지금 진짜로 하고 싶은 건 베이스로 보이니 그걸 배우는 게 좋지 않겠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주에 가족과 레슨 선생님(당시에는 미디만 배우고 있었습니다)과 상담을 하고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기로 정했습니다. 3월 마지막 주에 첫 번째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이 때가 되어서야 오른손 자세를 제대로 교정받게 되었습니다. 왼손은 4번줄 3프렛 5프렛만 누를 수 있었고 나머지는 일단 치지 않았습니다. 4월 (2주 - 5주차) 사실 4월은 제 유튜브 구독자층의 격동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뭘 한 건 아니고, 레슨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3월 중순부터 4월 초 언저리까지는 장기간 앓고있던 우울증과 무기력증의 악화로 제대로 방송도 켜지 못했고 영상편집도 하지 못했거든요. 그 원인은 의사 선생님의 지도 하의 단약이었지만, 저에게는 꽤 피곤했던 3주였습니다. 약 용량이 기존과 같이 올라온 뒤에야 무언가를 해볼 수 있다는 확신을 다시금 가지게 되었답니다. 단약은 실패했지만 적당량의 약이 있다면 비 우울증 환자와 거의 동일한 정도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현재 저에게 적당량의 약이 투여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메타 퀘스트 3S를 구매하여 VR챗에서의 방송을 시도해보기도 했고, 마스코즈라는 무료 버츄얼 프로그램을 4월 한 달간 사용해 보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버튜버가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의 퀄리티의 페이셜과 모델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개변이 불가능하도록 자체 프로그램에서만 동작하였고 해당 프로그램이 윈도우즈 운영체제만 지원하여 맥OS와 섞어 사용하는 데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퀘스트 3S와 함께 사용하고 있었기에 페이셜 트래킹이 아예 안 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꾸역꾸역 퀘스트 + 마스코즈 + VRChat 방송을 하고자 했습니다. 이 당시 주요 방송 컨텐츠는 30분 - 1시간 정도의 베이스 연습방송 및 VRChat 월드 탐험 + 카메라 기반 모션 트래킹을 통한 댄스 방송이었습니다. 다만 사용하고 있는 기기들의 사양 이슈로 인해 제대로 VRChat 방송을 한 날짜는 매우 손에 꼽습니다. 그러던 중 4월 18일 금요일 오후 12시에 연이나 명의의 첫번째 싱글이 발매되었습니다. 사실 연이나로서 준비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고, 어떤 형태로든 저의 개인 음원을 내고자 준비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 연이나로서 발매하게 된 것입니다. 이즈음 레슨 선생님도 제가 유튜브에 커버곡을 투고하고 있다는 것과 방송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아무런 기반도 없는 제가 방송을 하고 있다는 것도, 버츄얼이라는 매니악한 형태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 알리기 굉장히 부끄러웠습니다만 불편한 기색 없이 받아들여 주셔서 매우 감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4월 둘째주경까지 제 유튜브는 사실 정의하기 애매한 구독자층을 가지고 운영되었던, 20대 초반까지의 학생층이 많이 보는 단순 일본 음악의 국악 커버곡 투고 계정이었습니다. 음원 발매 직후 레슨 선생님의 방송이 있었던 4월 21일 전후를 기점으로 기타/베이스 유튜버 분들의 구독자 중심으로 제 채널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조금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중 일부, 특히 선생님의 방송을 꾸준히 봐주시는 시청자 분들이 제 유튜브에도 댓글을 남겨주시곤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또한 4월 초부터 선생님의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청하기 시작해서, 제 유튜브 알고리즘에 기타/베이스 유튜버 분들이 많이 추천되었고 계속 영상을 접하다 보니 흥미와 이이디어가 생겨, 이에 맞추어서 <베이스 초보 버튜버의 성장기> 로 타겟팅을 새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왼손 줄 옮기는 거라든지 기본적인 자세를 배웠고, 이 달 중간-말쯤 크로매틱이라는 것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때의 크로매틱은 손가락이 제대로 벌어지지 않아 버징도 심하고, 박자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고 오른손 검지, 중지 밸런스도 나빴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버릇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이 때보다는 확실히 나은 크로매틱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끼손가락이 12프렛 4번줄 근처에 닿지 않아 많이 고생을 했습니다. 기타를 칠 시절에도 12프렛 6번줄 근처에 새끼손가락이 닿지 않았던 기억, 그리고 그걸 마지막까지 고치지 못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제게 부족했던 건 그냥 연습이었고 연습을 하니 어떻게든 닿게 되더군요. 2주차부터는 아예 곡을 나갔는데, 2주차에 지구가 태양을 네 번, 3주차에 데이식스의 예뻤어, 4주차에 에브리싱글데이의 에코를 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기본기 연습하는 것과 더불어서 매우 편안하게 진도를 나갔던 것 같습니다. 5주차에 국가대표 OST로 잘 알려져 있는 버터플라이를 치게 되었는데 이 때는 반복되는 구간이 많았기 떄문에 악보를 아예 외워 갔습니다. 평범한 8비트 근음 곡들이었습니다. 5월 (6주 - 10주차) 5월에는 다시금 큰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레슨 선생님의 방송에서 유튜브로 유입되었던 시청자 분들이 다시금 치지직으로까지 흘러들어오면서, 제 방송 채팅창의 빈자리를 많이들 채워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5월 초, 총 3회간 친구와의 합동 방송을 통해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연출해 냈는데, 이 때는 단순히 둘이 이야기만 하고 있어도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채팅으로 많이 반응해 주셨던 것을, 그 흐름을 타고 혼자 방송할 때도 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채팅 올라오는 속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간 커버곡 및 베이스 연습 클립 위주로 올라왔던 저의 유튜브 채널도 꽤나 다양한 영상을 자주 업로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클립 중에서도 그냥 웃자고 올린 영상이나, 장비를 리뷰하기 위한 영상, 시청자들이 올린 컨텐츠를 리뷰하는 영상 등 다양한 클립을 만들어 냈는데, 이러면서 편집에 대한 감각도 많이 올랐고 무엇보다 제 평상시 목소리를 들을 때 부끄러워서 숨고 싶고 어색했던 문제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제 평상시 목소리가 그렇게 나쁘게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5월 초부터 방송 내용이 많이 변경되어, 베이스 연습을 위주로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방송하던 작은방 대신 침대가 있던 큰방을 비우고 그곳에 큰 책상을 놓고 방송이나 믹싱 등을 하기 위한 장비를 셋팅했습니다. 유튜브에는 음악 유튜버가 아니라고 구태여 적어두었지만 그렇게 말하기 힘든 방구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5월 마지막 주, 5월 30일에 드디어 베이스 3D 모델을 자연스럽게 방송에서 구현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같은 날짜에 재즈베이스도 구매했습니다. 6주차부턴 갑자기 여러 가지 주법이 필요한, 그리고 손가락 번호와 모양을 신경써야 하는 곡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6주차에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받는 게 매우 걱정되고 두려웠습니다. 다음 주까지 그 곡을 제대로 쳐올 거라는 확신이 없었고, 여기에서 악기를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솔직히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막막했지만 방송에서 조언이나 칭찬을 들으면서 연습하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불가능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 주에 연휴가 끼어 있어 휴가를 다녀왔습니다만 휴가 마지막 날에 집으로 복귀하자마자 방송을 켜고 연습을 하며 제가 성장하는 것을 느끼는 연습의 재미와 중독성을 좀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쯤부터 연습량이 확 올라갔는데, 기본기를 열심히 하다 보니 체력이나 손가락 힘 같은 게 좋아졌고, 어려운 곡을 하나씩 뚫는 것이 즐거워졌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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