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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봄의원 스탭 구스타브의 건강과 기능의학, 저탄고지 식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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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에서 마름으로 가는 과학적 마스터플랜(feat. 키토식단)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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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키토제닉_저탄고지
  2. 다이어트
여러분들이 많이 궁금해하시는 '키토제닉으로 보통에서 마름으로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쓰다보니까 길어져서 파트1과 파트2로 나눠서 작성해봤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보통에서 마름으로 갈때 우리가 마주해야할 장벽들'
두 번째 파트는 '보통에서 마름으로 갈 때 조금더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두가지 전략'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자 그럼 렛츠고~
다이어트를 하는 여러분이 원하는 체중 즈음에 도달했다면, 사실 그것 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노력으로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표로 하는 지점에 여러분은 이미 서 있는 것이니까요. (나이와 환경 그리고 다이어트 방법에 따라 그 정도는 다르지만요…)
식단과 생활습관의 조정을 통해 정상 체중에 도달했다는 것은 '호르몬 균형이 회복되었다' 혹은 '회복되고 있다'는 좋은 신호입니다.(물론 체중만 보면 안돼죠!!) 탄수화물 제한으로 인해 인슐린의 레벨이 정상화 되면서 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되고, 렙틴과 그렐린과 같은 식욕 조절 호르몬들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것이죠. 
호르몬은 단독으로 작용하는 것들도 많지만, 대부분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나의 흐름이 회복되면 연쇄적으로 다른 호르몬들도 긍정적으로 변화 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대로 잘 유지하고 만족하시면 좋겠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더 마른 체형의 몸을 바라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미용체중과 몸이 원하는 정상체중 혹은 건강체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다이어트는 대체 언제까지...
고도비만에서 비만, 비만에서 정상체중 그리고 정상체중에서 마름으로의 단계가 있다면 후반으로 갈 수록 난이도는 어마어마하게 올라갑니다. 정상체중을 유지 하는 것 만으로도 힘든데 마름으로 가는 길은 험하기만 한 게 아니라 어쩌면 불가능 할 수 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지점부터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의학적기준으로 BMI 18.524.9 범위가 정상 체중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 정상 범위 내에서도 하단(18.520)으로 내려가려 할 때, 몸은 강한 저항을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간단히 말해서, 몸이 그 방향으로 가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마른 체형을 거부한다


우리 몸은 변화를 몹시 싫어합니다. 이유 없이 싫어하는 건 아니고요 ㅎㅎ 몸 안의 상태가 항상 일정해야 생존에 유리 하기 때문입니다. 이걸 전문용어로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하는데 우리 몸은 체온, 혈당, 산소 농도, 심지어 체중(보존에너지)까지 특정 범위 내에서 유지할 수 있는 훌륭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를 부시려고? 어림없지!!

하지만 정상 체중에서 더 마른 체형으로 가려고 할 때, 여러분은 마치 양날의 검과같이 신체의 항상성 유지를 위한 강력한 방어 메커니즘을 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수백만 년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생존 본능이 발동하는 겁니다.
우리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살이 찌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이어트로 체중이 감소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부작용'들은 우리 모이 우리에게 보내는 'STOP'싸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존에 위협이 되는 일련의 환경-행동-상태를 벗어나라는 신호인거죠.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렸던 인간은 살이 찌게 진화해 왔습니다.(왜?!?!?!?!?!?)
이 신호 이후에 변화하는 인체의 메커니즘은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1. 식욕 호르몬의 변화

우리 몸은 체중이 감소함에 따라 렙틴(포만감 호르몬)은 줄어들고, 그렐린(배고픔 호르몬)은 증가합니다. 체중 감소는 몸의 입장에서 보면 어렵게 저장 해놓은 에너지를 억지로 빼앗긴 것과 같기 때문에 식욕을 늘려서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방향을 잡는 거죠.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 게재된 "Long-Term Persistence of Hormonal Adaptations to Weight Loss" 연구는 미국의 유명 다이어트 챌린지 프로그램’The Biggest Loser’ 참가자들을 추적-관찰했는데요, 체중 감량 후 1년이 지나도 렙틴 감소와 그렐린 증가가 계속되는 것을 찾았습니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는 식욕 증가와 에너지 소비 감소로 이어져 체중 회복(요요현상)을 가속화 하는 요인이 됩니다.
물론 이 현상이 평생 지속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침내 호르몬이 정상화되면 소위 호르몬이 날뛰는 현상도 줄어들기 때문에 그 회복기간만 잘 견딘다면 식욕은 어느새 안정기가 옵니다. 하지만 회복기간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고통의 무게 또한 다르다는게 문제입니다. 안타깝게도 이전의 다이어트 횟수와 생활환경 무엇보다 나이의 변수는 그 기간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2. 대사율 저하

2010년에 칠레의 산호세 구리 광산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33명의 광부가 69일 동안 지하 약 622미터 지점에 매몰되어 구조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한된 영양과 산소, 35°C가 넘는 고온과 다습한 환경에서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살아남은 광부들의 상황은 그야말로 재난 상황이었습니다. 연구진이 광부들의 대사 적응력과 간/신장 기능 변화를 분석해 보고한 내용을 보면 기초대사율이 평소보다 많이 저하되어 있었고, 에너지소모를 줄이기 위해 간의 대사효율이 엄청나게 증가해 있었습니다.
구조된 광부들은 열악한환경 이었지만 건강상태는 양호한편이었다는 반전
급격한 체중감량도 여러분의 몸 입장에서 보면 재난과도 같은 상황이죠?
몸은 위기를 감지하면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기초, 휴식 대사량을 낮춥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는 '열대사 효율화' 또는 '순화 기반 에너지 보존 메커니즘'이라고 합니다. 이 시스템이 발동되는 위기란 영양공급, 산소부족, 고온과 저온, 탈수 등 인체의 항상성을 위협하는 상황과 환경등을 말합니다.

3. 에너지 효율성 증가

근육은 더 적은 에너지로 같은 일을 하도록 적응합니다. 마치 백열전구나 형광등을 LED전구로 바꾸는 것과 같습니다. 기존 백열등이 같은 밝기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반면, LED는 적은 전력으로 동일한 수준의 빛을 내며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Obesity Reviews에 게재된 "Metabolic adaptation to weight loss: implications for the athlete" 연구는 체중 감량 후 근육의 에너지 효율성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체중 감량 시 골격근의 미토콘드리아 효율이 증가같은 활동에 더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더 적은 연료로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이 연구는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일반인의 체중 감량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4. 무의식적 활동 감소

체중이 줄어들면 일상적인 움직임(NEAT: 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이 자연스럽게 감소합니다.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발표된 "NEAT: a component of total daily energy expenditure" 연구는 체중 감량 시 NEAT가 최대 30% 감소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에너지의 보존을 위해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조절하여 동기부여와 자발적 움직임을 줄입니다. 따라서 체중감량 후 우울증이 심해지거나 의욕저하를 보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한 계단을 오르거나 걸을 때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최적의 자세와 페이스를 나도 모르게 찾아 움직임의 효율을 극대화 합니다.

뇌를 속이는 혼이 담긴 구라(?) 식단 키토제닉


자 여기까지 '우리가 일반적인 다이어트 과정 후에 겪을 수 있는 인체의 아주 정중한 신호였다면, 우리가 궁금해 하는 '정상체중 이하로 내려가려는 노력을 할 때'의 신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극심한 식탐!!
간단히 증상만 설명해보면 먼저, 단순한 배고픔을 넘어 강박적으로 음식을 찾게 만드는 극심한 식탐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활동에도 쉽게 지치는 에너지 저하 현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수면의 질이 저하되어 깊은 수면을 취하기 어렵고 밤중에 자주 깨는 수면 장애도 흔히 발생합니다.
감정적인 면에서도 변화가 있어 짜증, 불안감, 우울감이 증가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소하는 인지 기능의 저하를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손발이 차가워지고 추위에 더 민감해질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 호르몬 균형이 깨져 월경 불규칙과 같은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신호들을 무시하고 계속 진행할 수는 있지만, 그에 따른 건강상의 대가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연히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이러한 저항선을 인식하면서 신중하고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키토제닉 식단입니다.
체중 설정점이 뇌에 기록된다
최근 주목받는 '체중 설정점(Set Point)' 이론에 따르면, 신체는 일정 기간 유지한 체중을 방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설정점은 유전, 환경, 식습관 등에 의해 결정되어 주로 뇌의 시상하부에 기록됩니다. 따라서 이 설정점은 한번 확립되면 변화에 강하게 저항합니다.(우리의 다이어트가 힘든 이유지만 반드시 맞기만 한 이론은 또 아닙니다)

그동안 굶거나 과도한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해도 빠르게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에서는 몸이 줄어드는 과정을 여러 센서가 감지하여 에너지 부족을 인식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기감이 증폭되고 회복에 대한 욕구도 비례해서 커지기 때문에 체중을 빼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키토제닉 식단의 가장 큰 장점은 배고픔 없이, 즉 식사를 의식적으로 줄이지 않고도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뇌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야금야금 곳간을 빼먹는 방법이라고 하는게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체내 저장되는 지방의 양이 감소합니다. 이때 몸은 부족해진 에너지의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체지방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월급이 줄어들었으니 자연스럽게 예금과 적금을 깨서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지방은 간에서 케톤체로 변형해서 사용하기 쉬운 형태로 만들어 쓰는데, 케톤체는 포만감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여 식욕을 자연스럽게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땐문에 서서히 적게 먹게 됩니다.
기존의 다이어트 식단과 다르게 적게 먹어도 영양가 있는 식사(특히 단백질과 지방!)와 더불어 체내 지방을 사용하기 때문에 (적어도)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할 수 밨에 없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다이어트 부작용인 대사량 저하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세트포인트가 흔들려도 우리 뇌가 알아차리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키토제닉 식단은 이런 측면에서 일종의 '생리학적 재설정 해킹' 도구라  볼 수 있습니다. 
몸이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탄수화물 의존성을 줄이고 에너지 대사 패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킵니다. 이러한 변화는 호르몬 신호 체계에도 영향을 미쳐, 체중 감량에 대한 몸의 저항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껏 키토제닉 식단을 잘 진행해서 건강 체중 부근에 도달했다면, 여러분의 몸은 이미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인슐린 감수성 향상, 염증 감소, 장내 미생물 변화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는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켜 에너지 대사와 면역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마른 체형을 원한다면, 이 새로운 균형점마저 깨트려야 합니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당연히 상당한 노력과 신체적 대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BMI 20 이하로 내려가려는 시도는 몸의 강한 저항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키토제닉 식단을 따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키토식으로 이 균형점을 깨는 '과학적 마스터플랜' 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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