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titled

241027

사실 이번 주는 정말 정신없고 바쁘게 지나가서, 회고할 만한 일조차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험기간이고 할 일이 많아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뒤로 미루면서 많이 불행해지고 공허해진다는 기분만큼은 확실했는데, 내가 어떤 행동들을 일상에서 박탈당하면 불행해지는지를 돌아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좋은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위안 삼았다고 해야 할까.

일단 내 행복을 구성하는 세 가지는 크게 음식/잠/운동/친구 이렇게 네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확실히,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에서 큰 행복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극적이고 몸이 안 좋아진다는 느낌이 드는 음식은 또 싫어해서, 이따가 뭘 먹지를 고민하는 과정마저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장소에서 먹는 것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의 경우, 잠이 방해받으면 크게 불행해지는 것 같다. 다행이도 룸메이트가 배려심이 많고 조용하게 지내는 타입이라서 이번 학기에는 잠이 방해받는다고 느낀 적은 많이 없었다.

운동의 경우, 평소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남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안 하면 거기서 오는 박탈감이 상대적으로 크고 '좀이 쑤시는' 듯한 기분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이번 시험기간에도 얼마나 탁구치러 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마지막으로는 친구이다. 나는 사람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같이 있을 때 때 거슬리는 점이 있고 싫은 점이 보이면 그 사람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꽤나 받기 때문에, 그러느니 차라리 방에서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주의였다. 그러나 이번에 이 생각을 좀 고치게 된 것 같다. 나는 내 자신에게 굉장히 가혹하고 깐깐한 편인데, 그러다 보니 의식적으로 남들에게는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나에게 들이미는 것과 비슷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었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도덕적으로 어긋나거나 게으름 피우는 모습이 보이면 그 사람과 함께하는 게 시간낭비라고 생각해서 보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지 않으려고 한다.

위 행복의 요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시간'이다. 시간을 들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야 하고,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운동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며, 친구들을 만나 아무 말도 안하고 멍 때리는 그런 시간조차 여유로운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나는 목표지향성이 큰 사람이라서 그동안 스스로에게 시간적 여유를 많이 주지 않은 채 살아 왔던 것 같은데, 지금부터는 의식적으로라도 한 가지의 활동을 할 때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

그래야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 일하는 시간, 공부하는 시간, 그 모든 시간들을 조금 더 음미하고, 그 활동들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모든 활동이 그 다음 활동을 빨리 수행하기 위해 빠르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면 그걸 하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앞으로는 급한 성격과, 지나치게 효율성에 목 매는 습관을 고치려고 한다. 의식적으로 시계를 덜 보고, 캘린더를 덜 보고, 주변을 조금 더 돌아보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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