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하루였다. 이벤트가 많아서 그런가, 오늘의 아침의 일이 어제나 그저께의 일처럼 느껴진다. 어김없이 캠스터디를 하고, 잠깐 자다가(앞으로는 안 자야지. 웬만하면 운동을…!!!!) 쓰레기 버리고, 카이스트 회의하고, 병원 예약하고, 밥 먹고, 한강 책 빌리러 도서관 갔다가, 기후 동행 카드 충전한다고 먼 길을 가서, 마트 구경 한 번 하고, 대치로 가서, 책 읽다가, 인수 인계 받고, 책 읽다가 왔다. 갑자기 사업 아이디어 떠올라서 톡방에 얘기도 하고… 신경 과학 책을 읽는데 점점 더 강한 고난을 이겨낼 수 있게 되는 게 바람직한 성장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요새 계속 번지고 있는 피부 발진 때문에 어지러운데, 덕분에 요절하는 것까지 온갖 걱정을 다 하며 울기도 울었지만 멘탈을 부여잡고 일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그만큼 강해지기도 한 것 같다. 내일 아침에 조금 더 큰 병원에 가보려고 한다. 면역/염증 수치 피 검사랑 발진 원인 체크해달라고 하고, 초음파 예약도 잡아야지… 한강의 <흰>을 읽었다. 책 한 권을 천천히 필사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문장이 곱다. 나는 왜 이런 작가를 노벨상 수상 이후에야 알았을까! 한강 작가의 시집도 같이 빌렸는데, 그건 잘 이해를 못했다. 신경 과학 책을 읽고 있다. 내가 찾던 책인 것 같다. 내일은 넥서스랑 이 책 마저 쭉쭉 읽어야지! 적성을 찾은 걸까? 사감 알바 너무 꿀이다. 눌러앉고 싶다.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을 굴리고 있다. 결국 사람은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될 거란 생각도 하고. 안온한 가정을 꾸리는 삶도 꿈꿔보고. 기억의 퍼짐 층위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이전의 생각을 반성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전에 내뱉은 말들이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였는지. 그래도 이게 다 성장의 증거겠지? ‘이토록 사소한 것들‘ 아직 떠오르는 예시들이 이것 뿐이지만. 이런 섬세한 글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그래도 아직 ‘파편화’, ‘돌봄과 간병’ ‘미래‘라는 키워드는 유효하다. 천천히 생각을 굴리며 정리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