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는 언제부터 고객을 인질로 만들기 시작했나
"고객 성공을 위해"라는 말 뒤에 숨겨진 진실 "필요한 만큼만 쓰세요." "사용한 만큼만 내세요." "비즈니스에 집중하세요, 기술은 저희가 책임집니다." SaaS 업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라면 이런 문구들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들리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자사 랜딩 페이지에 비슷한 카피를 올려두었을 겁니다. 그리고 처음 그 문구를 쓸 때는 진심이었을 겁니다. 정말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고, 더 나은 방식을 제공하고 싶었죠. 하지만 어디선가 우리는 길을 잃었습니다. Microsoft, Google, Salesforce, 그리고 Notion, Figma, Canva까지. 이들이 제공하는 가치는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제 이 산업의 핵심 동력은 더 이상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고객이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고객의 니즈(needs)는 고객 락인(lock-in)에 완전히 종속되었습니다. 숫자로 본 SaaS의 현실: 인플레이션이라는 이름의 착취 2025년 현재, SaaS 가격 인플레이션은 11.4%에 달합니다. G7 국가의 평균 시장 인플레이션율 2.7%의 거의 5배 수준입니다. 기업들은 직원 한 명당 평균 $9,100를 SaaS에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2023년 $7,900에서 27% 증가한 수치입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73%의 SaaS 기업이 2024년에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할 계획이라는 점입니다. 평균 인상률은 약 20%에 달합니다. Salesforce CRM의 최상위 티어는 이제 월 사용자당 $500입니다. 불과 5년 전의 두 배입니다. Salesforce의 경우를 보면 더욱 충격적입니다. 2025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 성장의 72%가 신규 고객이나 확장이 아닌 가격 인상에서 나왔습니다.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가격 인상 스토리인 셈이죠. 그리고 여기에 "SaaS 쉬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있습니다. 60%의 벤더가 AI 기능을 번들로 묶어 가격 인상을 숨기고 있습니다. 고객이 AI를 사용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옵트아웃은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Coploit을 끼워팔았다고 하며 소송에 걸리기 까지 했습니다. 고객 성공 매니저의 아이러니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모든 SaaS 벤더가 "고객 성공 매니저(Customer Success Manager, CSM)"라는 역할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들은 고객이 제품을 "성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성공"의 정의가 미묘하게 왜곡되어 있습니다. 고객의 조직이 실제로 성공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제품에서 "충분히" 성공을 느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CSM의 핵심 KPI는 고객 만족도(customer satisfaction)가 아니라 이탈률(churn rate)과 갱신율(renewal rate)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CSM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고객이 왜 회사에 남아야 하는지 이해시키고, 현재 관계에서 어떤 가치를 받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입니다. 또한 "불만족한 고객의 징후를 발견하고 그들이 떠나기 전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진정한 고객 성공이 아닙니다. 이것은 고객 유지(customer retention)일 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이상함이 있지 않나요? 사용하기 쉬운 서비스를 만든다면서 사용자에 직접 붙어서 지도를 해야 사용을 잘 할 수 있다니? 벤더 락인의 정교한 메커니즘 SaaS 벤더들은 고객을 묶어두기 위해 다층적인 장벽을 구축했습니다. 사실 이미 이건 거의 교과서에 가깝습니다. 1. 기술적 락인 독점 기술과 비표준 API를 사용하여 다른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의도적으로 제한합니다 데이터 내보내기 기능을 제공하더라도 관계 히스토리, 커스텀 필드, 자동화 규칙 등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데이터는 제외됩니다
- Hae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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