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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봄의 아카이브

컨설턴트들은 남의 사업은 고치면서 왜 자기 일은 못 고칠까?

Haebom
세계 최대 컨설팅 회사들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중에는 컨설팅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정상화되면서 고객사들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습니다. 컨설팅 계약이 급감하자 McKinsey, BCG, Deloitte 등 유수 컨설팅 회사들도 직원 감축, 승진 지연, 복지 축소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채용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재교육이나 해고가 쉽지 않아 일감이 없어도 직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부는 장시간 일하고, 일부는 할 일이 없어 넷플릭스나 본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성과 평가를 엄격히 해 조용히 해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객사에서 컨설턴트 예산을 줄이고, 대신 인공지능(AI) 등 기술에 투자하는 추세입니다. 물론 컨설팅사들도 AI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솔로 프리랜서 컨설턴트 채용이 늘어나는 등 업계에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일부 경영진은 이런 침체가 일시적이라며 낙관하지만, 고객사들의 지출 삭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 위축, 은행의 구조조정 등으로 주요 사업이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Deloitte는 1200명을 감원했고, EY는 100명 이상의 미국 내 파트너를 해고했습니다. 파트너 해고는 이례적인 일로, 업계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McKinsey도 1400명의 직원을 감축했습니다.
대학 채용은 계속되고 있지만, 입사 시기는 지연되는 추세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부 신입사원들은 수개월 간 할 일 없이 대기하며 배달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기도 합니다. 이들 중 일부는 높은 연 때문에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컨설팅 업계가 엄중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고객사의 요구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유연한 사고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컨설턴트들이 자신의 일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분석해볼 수 있겠습니다.
객관성 결여: 남의 문제를 볼 때는 객관적이지만, 정작 자신의 조직이 되면 주관적이 되기 쉽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기 어려워지죠.
이해관계 얽힘: 구성원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누구 하나 쉽게 변화를 주도하기 어렵습니다. 기득권을 포기하려 들지 않습니다.
관성에 젖음: 장기간 관행과 문화에 젖어들어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남 얘기로만 여기게 되죠.
실행력 부족: 남에겐 처방을 잘 내리지만 정작 자기 조직 문제 해결에는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계획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방법론의 한계: 컨설팅의 전형적 방법론으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자기 조직의 문제를 풀기에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과도한 자신감: 남을 위해 일할 때의 열정과 에너지가 자기 일에는 발휘되지 않습니다. 스스로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스님들을 스스로 머리를 잘 깍으십니다.
따라서 컨설팅 회사들이 위기를 타개하려면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냉정히 직시하고, 구성원 모두가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설득해 나가는 리더십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존의 관행과 방법론에 안주하지 않고 유연한 사고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어찌보면, 3대 컨설팅사, 4대 회계법인들도 최근 데이터, AI 쪽 인원을 증원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감원을 하는 것, 일시적으로 재무적 상황이 안좋아지는 것을 컨설팅의 종말이라고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 최근 10년 이상 컨설턴트 일을 하신 분이 말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컨설팅은 "설득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일"을 논리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씀주셨습니다. 이렇게 보면 컨설팅은 어찌보면 무척 인간적인 일로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