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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좀비의 생존 일지 02] 이것도 일종의 대잇기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온탁
  1. 프좀 41빌드
나는 다음 시작 지점으로 웨스트 포인트를 골랐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약간 리버사이드에 싫증이 났다고나 해야할까?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운 지역엔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나는 곧 이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내가 다시 태어난 곳은 웨스트 포인트의 한 모텔.
상점가와 가깝고 창고와도 가까워 파밍하기에는 이점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한적하던 리버사이드에 비해 높은 인구수로, 나는 약간 패닉에 빠졌다. 게다가 거점으로 삼을 만한 특별한 거점을 찾지 못하고, 뚜렷한 목표도 없어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결국
또 감염의 전조가 오고야 만 것이다. 리버사이드를 선택할걸 그랬다. 그랬다면 아직까지 뚜렷한 목표가 없더라도 익숙한 지리와 환경에서 다음의 일을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은 내 패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나는 이렇다할 수확 없이 다시 리버사이드로 가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웨스트포인트와 리버사이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멀었고
지도 모드에서 전체 지도를 한번에 보여주는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다보니 당최 맞는 길로 가는 건지 아닌건지 알 수가 없어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대거 발견했다. 이때까지도 저 옷을 입은 좀비의 정체를 알 수가 없어서 어리둥절한 상태로 그냥 지나쳤는데
그러는 와중에 지도에서 폴라스 레이크라고 마을 표시가 된 지도를 확인하게 된다.
리버사이드 거점까지는 아직도 한참 남은 상태였고, 이대로라면 좀비화가 되기 전에 굶어죽겠다는 생각이 든 나는 폴라스레이크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할까 고민하다 그냥 리버사이드로 가기로 했다.
겨우겨우 리버사이드 거점에 도착한 나는 한참 생각했다. 과연 이런 식으로 살아가는게 의미가 있을까? 어떠한 희망도 없이, 좀비에 물리면 그저 죽을날만 바라보아야하는게 정말 맞는 것일까?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틀린 것 같다. 그래서 나는 1차 목표로 우선 좀비 바이러스 백신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7월부터 9월이 되는 날까지 플레이를 하는 동안, 백신을 한 개도 못 얻었기때문에, 이미 감염이 되었다고 확인이 된 지금 모든 물자를 가지고 이동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못 얻으면 지도를 넓힌다는 생각으로 여정을 떠나보기로 했다.
상태는 더 나빠지고, 나는 또다시 이상한 옷을 입은 좀비 무리와 마주쳤다.
그리고 마침내
마침내!!!!!!!!!!! 백신을 발견한 것이다!!!!! 물론 저품질 백신이지만, 처음으로 발견한 백신에 흥분한 상태였다.
사실은 고백하자면, 이전까지 백신을 너무 못 발견해서 백신 좀비 수를 2000으로 올려놓은 상태였다...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지나쳐온 백신 좀비들을 떠올린 나는 급하게 수치를 수정했다. 아니 몰랐지 나는... 어쨌든 백신을 얻었으니 주사하자 메스꺼움같은 좀비화 무들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 백신은 100퍼센트 좀비 치료제는 아니고, 피곤하면 언제든 다시 좀비화가 진행된다.
어쨌든 나는 지도를 넓히며 폴라스 레이크까지 왔고, 어차피 백신 좀비가 생성되어있다면 이 인근의 백신 좀비를 다 때려잡고 다시 돌아가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해봐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신 연구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러면 재료를 찾아 백신을 만들 연구실을 차려보는 것도 괜찮겠다 하는 그런 생각...
찾아보니 폴라스레이크는 마을 규모가 작아서 좀비 수도 적고 한적한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마을에서 파밍을 엄청 한 다음에 이 곳에 거점을 차린 후 농사나 낚시따위를 하며 평화로운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근데 뭔가 이상하다. 생각보다 좀비가 너무 많다. 진짜 안심하고 파밍하려고 했는데?
심지어 집안에도 좀비가 꽤 있다. 아니 사람 적다며? 한적하다며? 얼마나 다급했는지, 도로의 처참한 잔해들은 스샷을 찍지도 못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했던가? 그 말이 맞다. 천혜의 지상 낙원이라던 폴라스레이크도 낙원은 아니었다. 극심한 우울감이 몰려온다.
그리고 파밍하다 방심한 나머지 위기에 몰렸다. 이럴수가...
칙칙 폭폭 땡~ 칙칙 폭폭 (붙잡히면 내 목숨이) 땡~ 죽음의 기차놀이
크아악 처참해
크아악 잔인해
저 숫자가 보이는가? 약 9일동안 잡은 좀비의 수. 무려 20일을 생존했을 때와 비슷한 수치이다. 대단해.
미련없이 바로 만든 새 캐릭터는 리버사이드 거점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스폰되었다.
혹시 몰라 거점에 두고 갔던 열쇠는 야무지게 챙겨준다. 이정도면 열쇠 수집가 아닐까?
그리고 나는 백신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기로 한다. 이전 캐릭터에 무려 8개의 저품질 백신이 있기 때문이다. 저품질이라도 포기할 수 없어...
가는 길에 있던 백신 좀비에게서 방호복을 야무지게 파밍해주고
두고 갔던 차를 끌고 이전 캐릭터를 찾아본다.
아니 근데 저때 플레이할때는 좀비가 되게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얼마 안 됐잖아...? 감개무량하구만...
그리고 며칠만에 만난 나의 전생. 이렇게 반가울 수가.
나의 전생, 안녕.
여기서 잠깐 프좀에 대한 고찰. 나는 심즈에서도 대잇기를 안 하는 사람이다. 근데 프좀의 이 게임 방식은 가히 대잇기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심즈4 대잇기
프로젝트 좀보이드(일기장 모드 사용)
지난 세대가 모아온 물자를 물려받는가?
O
O
지난 세대가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이어받는가?
O
O
지난 세대가 살던 집에서 살아가는가?
O
O
그러므로 우리는 프좀이 대잇기와 같은 방식으로 삶을 이어나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유의미한 지점이다. 심즈에서는 대잇기가 지겨워서 못 하는 사람도 대잇기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서 게임을 향유하는 방식이 하나 더 늘어났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대단해.
홈 스윗 홈. 깨끗한 물로 몸을 씻어주고
시체를 너무 많이 봐서 온 우울감에 항우울제 처방
그리고 (스샷엔 나오지 않았으나) 감염된 상처를 위해 백신을 한 대 맞아줬다.
그리고 길가에 떨구고 온 망가져버린 차에서 파밍한 물건 챙기고 담배 한 대 피워주기
열심히 생존해나가던 어느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지금 비축해놓은 백신들은 바이러스를 완치할 수 없고, 이렇게라면 결국은 열심히 일궈놓고도 죽음에 이르게되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따라서 나는 리버사이드를 떠나보려고 한다. 영원히 떠날 것은 아니고, 파밍할 거 파밍하면 돌아올 거긴 한데 당분간은 여러 마을에 임시 거점을 두고 생활하려고 한다.
... 사실은 유리 만드는 레시피를 구하러 가는 거다.
건축 모드를 받았는데 거기에 유리문을 만들려면 판유리가 필요하고, 그건 또 레시피가 있어야하더라고? 근데 시계의 날짜를 보면 알겠지만, 며칠동안 창고와 서점, 우체국까지 전부 뒤져봤는데 레시피를 찾지 못했다.(저 많은 선반에 레시피가 하나도 없다니 말이 돼?) 아무래도 다른 마을로 가야 레시피가 스폰이 될 것 같아서, 그리고 겸사겸사 사람이 많은 곳에서 저품질 백신이라도 더 얻어보려고 루이빌로 향하는 중이다.
그러나 루이빌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하다. 일단 나는 지도 전체보기 옵션을 꺼둔 상태라 길도 모르겠고, 무작정 오른쪽 위로 가고 있는데 어쩐지 웨스트포인트를 거쳐가야만 하는 것 같다.
흐아아아아악 아니 얘네 왜 아무것도 없는데 이렇게 뭉쳐있는거예요?
차에서 자고 일어나니 붉은 차에 붉은 단풍에 또다시 붉은 무들렛. 모든 것이 붉어서 다시 백신을 맞아주고
지도를 봤더니 이게 뭐람 진짜로 웨스트포인트 거쳐가야한다고?
갈 길이 멀어보이니 마주치는 차마다 기름이 있으면 무조건 빼준다.
아 길 잘못 들었다. 여기가 아니었군. 흙길이 있긴 하지만 저런 길로 가다보면 바퀴가 터져버리는 불상사가 생겨버리고 만다. 이미 몇번 그런 적이 있었기에 나는 안전한 큰길을 택하기로 한다.
차가 바뀐건 신경쓰지 말자. 그보다 중요한 것은 웨스트포인트를 지나 가려고하는데 바리케이트를 마주했다는 점이다. 이럴수가... 나는 이건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망치도 톱도 대형망치도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다.
기찻길도 차에게는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차피 이쪽은 다리가 교통체증으로 막혀있어서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으아아아악 얘네 진짜 왜이래???? 그래도 기찻길을 쭉 따라가보기로 한다.
엥 웬 창고? 알고보니 기차역 끝...뭐 그런 곳이었던 듯. 창고인지 뭔지 앞에 좀비가 기대어있으나 나는 용감하게 이곳에서 잠을 청해보기로 한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고,
나는 창고에서 Glass Pane를 발견했다. 그렇다. 내가 구하려고 했던 레시피의 결과물이다. 여기서 유리가 나왔다는 말은, 이제 창고에서 유리를 파밍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레시피가 있는 쪽이 더 좋으므로 계속 이 별거없는 기차 정비소를 파밍해보도록 하겠다.
와아아아아악 진짜 찾았어!!!! 사실 여기서 목적은 달성했기에 리버사이드로 돌아가도 된다. 그렇지만 여기까지 온게 아깝다.
그래서 그냥 루이빌로 들어가보려고 하는데 하... 앞에 바리케이트가 있다. 이 차로 다시 돌아가면 내 개똥같은 운전실력으로는 차가 망가질 것 같고, 다시 창고로 돌아가서 톱과 망치를 파밍해와야한다.
무려 다섯시간 이십분만에 돌아와서 바리케이트를 제거하고 있다. 이게 맞나?
아무튼 그 악명 높은 루이빌로 가는 첫 걸음을 뗐다. 과연 루이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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