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래 버텼다. 애초에 로봇이나 실제 인간처럼 ‘본체’에 덧붙어 있어야 하는 부위였다. 있어야 할 곳에서 튕겨져 나와 마지막 에너지를 쥐어짜내는 모습에서 연주는 어떤 동질감을 느꼈다. 연주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손을 붙잡았다. 이번에도 깍지를 끼고서, 진짜 피부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가짜 피부를, 기계손의 손등을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대었다. 어떤 온기도, 혈액이 오고 가는 두근거림도 없었다. 움직이지 않는 손은 그저 신체의 일부를 본뜬 고장 난 부품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