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보경과 은혜 사이에는 걷잡을 수 없는 부채가 생겼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어서 결국 서로가 떠안고 있어야 했다. 은혜는 그때부터 바라는 것이 없어졌고 보경은 반대하는 일이 사라졌다. 두 사람 사이에는 선이 생겼다. 서로에게 쉽게 상처 줄 수 없도록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였고, 그 관계에 연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보경은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어쩌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보경은 자신이 가진 것이 너무 없는 채 엄마가 되었으므로 두 아이에게 이해를 바랄 수밖에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