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도처에 있었다. 감정을 꼭 눌러 적은 내 수첩 속에, 장T.의 튀어나온 두 눈 속에, 이른바 강요된 결혼들에, 영화 '쉘부르의 무산’ 속에, 임신 중절을 한 여자들의 수치심과 타인들의 비난 속에도. 언젠가 여자들이 자유롭게 중절을 결정할 수 있으리라는 상상조차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생각 속에도 법은 있었다. 그리고 늘 그래 왔듯 임신 중절이 나쁘기 때문에 금지되었는지, 아니면 금지되었기 때문에 나쁜지를 규정하는 일도 불가능했다. 우리는 법에 비추어 판단했고, 법을 판단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