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는 유저를 구매로 이끄는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요기요에서 유저 12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유저가 매장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리뷰수와 내용이었습니다. (반대로 꺼리는 매장의 기준은 평점, 배달료, 리뷰수 순)
출처 : 요기요 사장님포털
물론 어느 커머스나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이로 인해 배달앱 플랫폼들은 리뷰수 및 높은 평점 확보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광고나 멤버십 혜택, 리뷰 작성을 유도하는 푸시 알림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입점 매장 또한 자체적으로 리뷰 이벤트를 벌여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요.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즉각 기대한만큼의 성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전체 유저수 및 서비스 기간, 입점된 매장수, 음식의 질, 리뷰 등록 UX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즉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앞서 열거한 거의 모든 요소에서 타플랫폼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국내 배달앱 3사를 기준으로 불만족 요소를 살펴보면, 유저들이 쿠팡이츠에 불만족하는 이유 1,2위는 각각 ‘등록된 매장수가 적음’과 ‘리뷰 개수가 적음’이었습니다.
출처 : 오픈서베이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2022), 플랫폼별 1~3위까지 표현
저는 이러한 문제 중 제품단에서 개선 가능한 것으로 ‘리뷰 등록 및 확인 경험’을 꼽았습니다. 쿠팡이츠 유저로써 리뷰 등록이나 확인 시에 직접 겪었던 불편함을 개선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면 먼저 현재 쿠팡이츠의 리뷰 관련 경험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쿠팡이츠, 리뷰 쓰기 유도
먼저 리뷰 등록 유도 관련입니다. 쿠팡이츠에서는 아래의 3가지 경로를 통해 유저를 리뷰 쓰기 단계로 끌어오고 있습니다.
1.
배달 완료 후 유저가 식사를 마쳤을 거라 추측되는 n분 후에 리뷰를 남겨달라는 푸시 알림을 보낸다.
2.
유저가 앱에 직접 접속한 경우 하단 모달을 띄워 바로 리뷰를 남길 수 있게 한다.
3.
앱 하단 바 > 주문내역 위에 리뷰를 남겨달라는 툴팁을 띄운다.
식사 직후 바로 리뷰를 쓰는 성실한 유저의 경우 위 경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많은 유저들은 리뷰를 남기는 데 그리 관심이 있지 않습니다. 위의 알림, 모달, 툴팁을 귀찮고 짜증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게다가 쿠팡이츠에서는 리뷰를 남겼을 때 포인트와 같은 현금성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므로, 유저가 왜 이 귀찮은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의 개선 단계를 통해 조금의 설득력이나마 갖추고자 합니다.
앞서 소개한 경로 중 알림과 모달을 통해 유저는 바로 리뷰 쓰기 페이지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경로를 통했다는 것은 유저가 음식을 주문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을 의미하고, 이는 쿠팡이츠에서 기대한 바와 같습니다.
쿠팡이츠, 리뷰 쓰기 페이지로 이동
문제는 유저가 알림과 모달을 모두 무시한 경우입니다(리뷰 쓰기 페이지에서 쓰지 않고 이탈한 경우도 포함). 이제 남은 경로는 툴팁 정도가 있는데요. 툴팁은 유저를 ‘주문내역’ 페이지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주문내역은 문자 그대로 유저가 이제까지 주문한 모든 내역이 시간순으로 나열된 페이지입니다. 따라서 리뷰를 쓰지 않은 내역, 리뷰 작성 기간이 지나 쓸 수 없게 된 내역, 이미 리뷰를 쓴 내역이 뒤죽박죽 섞여 있죠.
쿠팡이츠, 주문내역 페이지
리뷰 작성 기간은 대략 30일 전후로 보입니다. 당연히 어떤 유저가 30일간 많은 양의 배달을 시켰다면 주문내역에서 원하는 건만을 찾아 리뷰를 남기기는 매우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를 의식했는지, 쿠팡이츠에서는 주문내역 상단에 ‘아직 리뷰를 작성하지 않은 주문이 n건 있어요’라는 알림 영역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 영역은 단순한 알림에 불과할 뿐, 이를 통해 클릭 등의 어떤 액션도 취할 수는 없습니다. 이를 보고 저는 아래의 안을 생각했습니다.
숏컷 추가
먼저 알림 영역에 화살표를 추가하여 클릭 시 어딘가로 이동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여기에 연결될 페이지는 ‘My 이츠 > 자세히 보기 > 리뷰 > 작성 가능한 리뷰’입니다. 이러한 숏컷이 생겨남으로써 유저는 4depth의 과정을 2depth로 줄일 수 있고, 현재 작성 가능한 리뷰만을 편리하게 모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AS-IS를 최대한 유지하는 안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적고 빠르게 실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알림 영역 클릭 시 ‘작성 가능한 리뷰’ 페이지로 이동
My 이츠 개선
그러나 위의 경우 툴팁을 ‘주문내역’이 아니라 ‘My 이츠’ 쪽에 띄우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겠다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러면 차라리 ‘My 이츠’ 페이지를 개선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기존에 ‘My 이츠’ 상단에 있었던 메뉴는 ‘내가 남긴 리뷰’, ‘도움이 됐어요’, ‘즐겨찾기’였는데요. 이를 ‘내가 쓴 리뷰’, ‘아직 안쓴 리뷰’, ‘도움이 됐어요’처럼 리뷰에 관련된 요소들로 변경했습니다. ‘즐겨찾기’의 경우 쿠팡이츠 하단 바에 이미 있고, 하단 바의 접근성이 My 이츠보다 훨씬 좋으므로 과감히 제거했습니다. 각 요소가 페이지로 이동하는 버튼이므로 ‘자세히 보기’ 버튼도 삭제됐습니다.
추가로 툴팁을 My 이츠 쪽으로 옮기고, 블루 닷 UI를 활용해 유저를 ‘아직 안쓴 리뷰’ 페이지로 유도했습니다. 안쓴 리뷰가 하나라도 있을 경우 이 UI는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구상했습니다. (단, 툴팁은 ‘My 이츠’ 페이지 진입 시 사라짐)
My 이츠 상단 영역 개선
앞서 쿠팡이츠에서는 리뷰 작성 시 포인트 등의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이 정책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그러면 유저가 리뷰를 계속해서 쓰는 동기는 뭘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쿠팡이츠 직원이라면 데이터나 유저 인터뷰를 통해 그 동기를 상세히 알아보겠지만, 지금은 유저의 입장이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려보겠습니다.
저는 맛있는 음식, 좋은 제품에 대한 감사함으로 리뷰를 쓰는 편입니다. 각종 SNS에서 센스 있는 배달앱 리뷰와 사장님 답글이 자주 공유되는만큼 많은 사람들이 리뷰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오프라인으로 음식을 주고받는 관계에서의 소통은 거의 리뷰 창구를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리뷰에 사장님 답글이 달렸을 때 유저는 이를 알 방법이 없습니다. 소통이 원할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네이버쇼핑, 리뷰 작성 경험
네이버쇼핑의 사례를 보면 ‘리뷰 작성’ 페이지를 통해 판매자 답글이 달렸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설정을 하면 푸시 알림을 받아볼 수도 있고요. 이를 쿠팡이츠에 적용한다면, 사장님 답글이 달렸을 때 (원하는 사람에게) 푸시 알림을 보내고, ‘My 이츠’ 상단의 ‘내가 쓴 리뷰’에 블루 닷 UI를 띄워 유저에게 알려주는 방식이 되겠습니다.
마치며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며 어느덧 배달앱에 익숙해져 외식을 하더라도 밖에 잘 나가는 법이 없게 되었습니다. 저만 해도 많게는 하루에 두 번이나 배달앱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많은 수요에 발맞춰 배달앱은 몇 년 사이 실시간 배달 현황 추적, 한 집만 배달, 배달비 인상 등 무척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들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소비자, 자영업자, 라이더, 플랫폼 간 균형을 잘 맞추어 부디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