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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Grit Han
최진영, 자음과 모음
야, 알바! 짜증이 가득 묻은 목소리로 손님이 나를 불렀다. 나는 매일매일 확인했다. 돈을 내는 자의 무례와 경멸을, 수치심까지 짓뭉개는 뻔뻔함을, 더 많은 것들을 손에 쥐고서도 불공평이나 역차별이란 단어를 무기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을 나는 알 만큼을 안다고 생각했고 더 알아야 할 것들이 두려웠다.
울고 있는 어린이를 계속 바라보면 어린이는 점점 '소'라는 글자에 겹쳐졌다. '소'를 닮은 어린이는 자라서 열아홉 살이 되었고 혼자 울 때 이제 나는 '서' 라는 글자와 비슷한 것 같다.
'서영광' 이라는 사람에 대해 지형은 가끔 이야기했다. 오뚝이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바닥에 질량중심이 있고 위는 가벼워 절대 쓰러지지 않는 장난감. 다시 일어서지 않는 오뚝이는 고물이다. 고물은 쓰레기. 쓰레기는 못 쓰고 버리는 것. 버려진 것은 데굴데굴 굴러 바닥에 쌓이고 질량중심이 된다. 바닥에서 이 세계의 직립을 지탱하는 것이 고물의 임무. 어릴적 서영광에게 들은 이야기를 내게 다시 전해주면서 지형은 말했다.
내가 오뚝이를 신기해하면서 갖고 노는 걸 보고 서영광은 그런 말을 했어. 오뚝이 원리를 설명하면서 너는 고물이 되면 안 된다, 너는 쓰러지면 안 된다, 바닥으로 굴러가면 안 된다, 쓰러지지 않는 위에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내 안에 남아있는 다음 말이 있는데,

진짜 웃기지. 애들 장난감을 보면서 한다는 말이 겨우 그런 거라니. 그 말 때문에 나는 오뚝이가 징그러워. 죽지 않는 벌레처럼 너무 징그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