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맡겨진 소녀

맡겨진 소녀

> 나는 아까 이 집에 도착했을 때처럼 집시 아이 같은 내가 아니라, 지금처럼 깨끗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고 뒤에서 아주머니가 지키고 서 있는 내가 보일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 다음 머그잔을 물에 담갔다가 입으로 가져온다. 물은 정말 시원하고 깨끗하다.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

> “뭐 물어보진 않던?”
> ”몇 가지 물어봤어요. 많이는 아니고요.”
> ”뭘 물어보던데?”
> ”아주머니가 페이스트리에 버터를 넣는지 마가린을 넣는지 물어봤어요.”
> ”다른 건 또 안 물어봤어?”
> ”냉동고가 꽉 찼냐고 물어봤어요.”
> ”그럼 그렇지.” 킨셀라 아저씨가 말한다.
> ”다른 말은 안 했어?” 아주머니가 묻는다.
> 
> 나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 
> ”뭐라고 하던데?”
> ”아주머니랑 아저씨한테 아들이 있었는데 개를 따라 거름 구덩이에 들어갔다가 죽었다고, 제가 지난주 일요일 미사에 입고 간 옷이 그 애의 옷이라고 했어요.”

>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아저씨는 내가 발을 맞춰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인다. 나는 작은 주택에 사는 아주머니를, 그 여자가 어떻게 걷고 어떻게 말했는지를 생각하다가 사람들 사이에는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 “하나도 힘들 게 없었어.” 킨셀라 아저씨가 말한다.
> ”정말 잘 지냈고, 앞으로도 언제든지 맡겨도 돼.” 아주머니가 말한다.
> ”아주 좋은 딸을 뒀어, 메리.” 킨셀라 아저씨가 말한다. “책 계속 열심히 읽어라.” 아저씨가 나에게 말한다. “다음에 왔을 때는 습자 연습장에 금별을 받아서 아저씨한테 보여주는 거다.” 그런 다음 아저씨가 내 얼굴에 입맞춤을 하고 아주머니가 나를 안아준다. 나는 두 사람이 차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문이 닫히는 것을 느끼고, 시동이 켜지고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흠칫 놀란다. 킨셀라 아저씨는 여기 올 때보다 더 서두르는 것 같다.
> 
>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차가 떠나고 나서 엄마가 말한다.
> ”아무 일도 아니에요.” 내가 말한다.
> ”말해.”
>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묻고 있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 입을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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