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 하나를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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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선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뉴스 콘텐츠를 제작한다. 방송국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뉴스 영상을 만들고 배치한다.

**어쩌다 그 일을 하게 됐나?**

원래는 다큐 연출을 꿈꿨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조연출로 일을 시작했다. 막상 해보니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제일은 지속불가능하다는 점. 한번 일을 시작하면 거의 모든 에너지를 쓰는 편인데 정해진 출퇴근 없이 밤샘을 반복하다보니 좋아서 시작한 일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이직할 직장을 고를 때 ‘유지할 수 있는 일인가’를 크게 생각했다. 뉴스 업무는 매일 새 프로젝트를 열어 작업한다. 어쨌든 그날 끝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끝난다. 그래서 지금은 하루 일정을 쳐내면 깔끔하게 들어간다. 내일은 내일의 쳐낼 일이 또 있다.

언제까지 그 일 할 것 같나?

적당한 업무 난이도와 적당한 업무 환경에 아직까진 만족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을 하면서 현타가 온다면 어느 부분에서 올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더 이상 ‘유지하는 것’이 의미 없다 느껴질 때 나는 또 다른 생각을 할 것이다.

**본인 직업의 윤리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부끄러움이다. 자부심을 느끼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회사 일이라는 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은 대로 할 수는 없다. 당연히 ‘시켜서 하는 일’이 있는데 그 일이 부끄럽게 느껴진다면 나는 거기까지다. 과도한 연출에, 왜곡된 편집에, 어그로성 제목에 때때로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마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텐데. 모르면 몰랐지 부끄러움을 느끼면서까지 일을 하면 위험한 상태라고 생각한다…아닌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게 더 위험할지도.

**학교에서 배운 직업 윤리와 현장에서 마주하는 업무는 분명히 다를 테다. 어떤 부분이 다른 것 같나?**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잠깐 떠올려 보면 ‘이건 이래서 문제, 저건 저래서 문제’ 정도로 기억난다. 물론 교수님은 그렇게 말씀하신 적 없고 훨씬 더 고급스럽게 가르쳐주셨지만. 암튼 현장에서 그 문제들을 다 피하려고 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문제를 피하려고 하는 것 보다 그럼에도 지켜야 할 가치 하나, 그럼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 하나를 품고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현장에선 선배 말에 휘둘리고 조회수에 휘둘린다.

**지키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직업윤리를 배워야(챙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 진짜 어렵다…평소에 고민해 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뭔가 과속 방지턱 같은 느낌이다. 중간에 한 번씩 브레이크 잡아 사고 위험을 조절하는 게 비슷하다. 직업윤리가 없는 사람은 거리낄 것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가다가 큰 사고 난다.

**풀칠의 모토는 ‘밥벌이 그 이상의 풀칠을 위하여’다. ‘돈 벌어야 해서' 말고 일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더 재밌게 놀고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일을 한다. 전 직장에 다닐 때만 해도 퇴사하면 바로 행복해질 줄 알았다. 여행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운동도 하고. 일 때문에 못 했던 거 다 하면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근데 막상 퇴사하고 생각만 하던 것들을 하나씩 실행해보니 행복만 하진 않았다. 불안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심할 땐 죄책감도 느꼈다. 이제는 안다. 일이 있어야 쉼이 있다. 일을 해야 쉼을 더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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