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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터뷰
이름부터 지원 팀이잖아요: 총무 정해린
풀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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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린은 평범한 직장인이다. 출근 전 날 밤이면 다음 날 아침이 오는 게 두려워 괴로워하고, 회사에서 꼬박 하루를 보낼 생각에 비명을 지르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자신이 맡은 업무를 처리한다. 백화점 가서 돈쓰기만 했지 여기서 돈을 벌 줄은 몰랐다는,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백화점 직원이 다 된 정해린을 만나봤다.
출처: 본인 제공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대백화점 미아점에서 총무로 일하고 있는 정해린이라고 합니다. 입사한 지 1년 6개월 정도 됐습니다.
백화점에서 총무는 어떤 일을 합니까?
백화점 전반을 관리하는 직무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고객들이 방문하는 물리적 공간 차원에서 각종 시설을 챙기는 일이 많습니다. 각 시설은 담당 업체가 있고 업체 소속의 직원 분들이 계세요. 그 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게 주요 업무 중 하나예요. 도급이라고 하는데요. 업체에 대한 계약, 평가, 서류 관리 및 점검 같은 걸 담당해요.
이외에도 복리후생, 세금, 보험, 구매, 안전, 미화까지 다방면으로 관여하고 있어요. 또 저희는 총무와 인사가 함께 지원 팀에 속해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내외부에서 다양한 요청을 받습니다. 그것들을 처리하는 것도 일이죠.
어떤 요청을 받나요?
예를 들면 영업 팀에서 고객 대상 행사를 진행할 때 필요한 물품을 확인해서 배정해주기도 하고요. 뭔가 설치해야 한다면 공간 또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챙기기도 합니다. 혹은 본사 차원에서 파악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취합해서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요. 외부에서 저희 직원 또는 고객 대상으로 이런저런 행사를 해보고 싶다고 제안이 들어오면 대응하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살림꾼이네요. 보통 출근하면 뭘 합니까?
다들 그렇겠지만 메일이나 메신저부터 살핍니다. 저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하고 주말에 쉬는 게 아니라 한 달 스케줄을 별도로 짜서 그에 맞춰서 출근하는데요(백화점은 주말에도 열어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제가 쉬는 것과 상관없이 회사의 일은 현재진행형일 때가 많아요. 새로 발생하기도 하고요. 그런 것들을 놓치지 않게 인수인계를 잘해야 해요. 당장 처리해야 할 게 없으면 일단 백화점을 한 바퀴 돕니다.
돈다는 게 뭡니까? 돌면서 뭘 하나요?
문제 없나 살피는 거죠. 백화점이 크고 작은 공사를 자주 해요. 입점 브랜드가 바뀌기도 하고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닫히기도 하니까요. 보통 영업 시간이 끝나고 다음 날 오픈 전까지 진행되는데 그 현장에 가보는 거죠. 공사는 잘 됐는지, 뒷정리는 잘 됐는지. 그리고 나서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주차장 혹은 직원 전용 통로 같은 것들을 확인해요. 영업 시작하기 전에 전반적인 컨디션을 체크하는 거죠.
직접적으로 부딪히며 같이 일하는 동료는 몇 명 쯤 됩니까?
지점별로 다르긴 한데 일단 저희는 10명입니다. 관리자인 팀장과 총괄이 한 명씩 계시고요. 실무자인 담당이 다섯 명, 사무 업무를 봐주시는 분들이 세 명 있습니다. 큰 점포는 총괄이 두 명 혹은 실무자가 한두 명 정도 더 붙기도 합니다. 지원 팀이 의외로 인력이 많아요. 예를 들어 저희 영업 팀만 해도 담당이 다섯 명까진 안 되거든요. 당연히 이것도 큰 점포는 더 많아지긴 하지만.
큰 점포라 하면 더현대서울 같은 곳?
네. 더현대서울이나 판교점, 압구정본점, 목동점 같은.
총무가 하는 건 결국 백화점을 관리하는 일이거든요.
출근하면 곳곳에 자신의 손길(?)이 묻어 있는 거예요.
총무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 어떻습니까?
만족도와 직접 연결되는지는 모르겠는데 총무들은 자부심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제가 입사한 지 만 2년이 안 됐는데 3개 지점에서 근무했거든요. 다들 각양각색이었지만 뭔가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자부심이 느껴졌어요.
왜 그럴까요?
어렴풋이 느낀 거라 정확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효능감이 큰 덕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총무가 하는 건 결국 백화점을 관리하는 일이거든요. 출근하면 곳곳에 자신의 손길(?)이 묻어 있는 거예요. 너무 사소해서 남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끼리는 알아줄 수 있는 그런 것들. 이게 연차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 많아질 거 아니에요. 그래서 알게 모르게 자부심이 흘러나오는 거 아닌가?
그리고 모든 팀과 소통하잖아요. 뭔가 내가 되게 필요한 존재가 된 느낌이 들어요. 사실 저희는 타 팀에 뭔가 요청할 게 많이 없거든요. 기껏해야 어떤 내역에 대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취합 정도. 주로 “하지 마세요” 혹은 “거기까지만 하세요”라는 얘기를 하죠. 근데 이게 재밌는 게 잔소리의 기본 전제가 그거잖아요. ‘이게 나 잘되라고 하는 말이니? 너 잘되라고 하는 거지!’ 진짜 그렇거든요. 애정에서 비롯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때 보람을 느끼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지원 팀이라는 포지션에서는 그게 미덕이라고 보거든요. 이름부터 지원 팀이잖아요.
본인은 어떻습니까?
자부심까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에요. 누가 부탁을 하거나 협업을 요청하면 웬만하면 들어주거든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때 보람을 느끼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지원 팀이라는 포지션에서는 그게 미덕이라고 보거든요. 이름부터 지원 팀이잖아요.
문제는 사고가 어디서 날지 모른다는 거예요. 관여하는 데가 많다 보니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요. 심지어 그걸 제가 주도적으로 챙길 수도 없어요. 어쨌든 책임자가 있는 일이니까요. 그런 데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업무 자체가 플러스(+)를 만들기보다는 마이너스(-)를 없애는 형태로 이뤄지다 보니 허탈할 때도 있어요. 이젠 좀 의연해지긴 했지만.
그러고 보니 처음 입사했을 때 사람들이 ‘어쩌다 총무가 됐냐’, ‘빨리 벗어날 생각해라’ 같은 말을 많이 했어요.
기피 직무인가요?
그랬나봐요. 사실 애초에는 인사 직무로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이제 인턴 과정 거치고 최종 합격하고 첫 발령지를 받으면서 총무가 됐어요. 총무가 완전 남초거든요. 보통 지원 팀에 신입사원이 오면 남직원은 총무로 여직원은 인사로 보낸대요. 그런데 저는 총무가 된 거예요. 심지어 같이 발령 받은 동기가 남자였는데 걔가 인사로 가고! 처음 인사하러 돌아다닐 때 선배들이 하나 같이 그 소리를 했어요. 당연히 제가 인사인 줄 알았다며.
남초 특유의 문화가 기피를 만든 걸까요?
잘 모르겠어요. 뭔가 시설 관리하고 업체와 소통하고 그런 일이 남자가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나봐요. 그래도 저는 만족해요. 시설 관리해주시는 분들 중에 책임자는 같은 지점에서 오래 일한 어르신이 많거든요. 그런 분들이 의외로 빡빡하지 않고 귀여우세요. 물론 가끔 짜증나는 경우도 있지만…그건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니까요.
저 같은 일반인이 백화점 직원을 봤을 때 '아, 이 사람 총무구나'라고 추측할 수 있는 포인트 같은 게 있을까요?
재미로 말하자면...있죠. 매장을 돌아다니는 직원은 보통 영업 담당이나 총무 담당일 텐데요. 흔히 비즈니스 캐주얼이라고 부르는 스타일로 옷을 입고 있을 거예요. 여기서 이제 신발을 보면 얼추 구별이 돼요. 딱 봐도 걷기 편해 보이는 신발이면 총무 담당일 확률이 높아요. 그리고 보통 영업 담당은 브랜드 직원들의 접객 태도나 상품 진열 같은 걸 살피는데요. 총무 담당은 어디 천장이나 벽 쪽으로 두리번 거리고 있거나 에스컬레이터 같은 곳에서 사진 찍고 있을 거예요.
대기업 공채를 쭉 넣었었죠? 학생 때는 커서 뭐가 되고 싶었나요?
막연하게 건축이 하고 싶었어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규모가 큰 예술이잖아요. 특히 유럽 쪽 건물들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프랑스 유학을 꿈꿨었죠.
프랑스 다녀오셨습니까?
아뇨. 좀 알아보니까 한국인이 프랑스로 유학하고 건축 쪽에서 뭔가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왜냐면 유럽 쪽은 이미 건축이 많이 발전을 한 상태다보니 비유럽인으로서 경쟁력이 없는 거예요. 그렇다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럼 굳이 유학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거죠.
대신 중국에서 유학을 했어요. 그때 당시 ‘중국이 뜬다’ 같은 얘기도 많았고, 또 제가 제주도 출신이거든요. 중국어를 익혀두면 그것 나름대로 플랜 B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중국에서 건축을 전공했습니까?
아뇨. 예술학과를 나왔어요.
건축도 예술이니까?
그것도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베이징대학교에 건축 전공이 없었어요. 비슷한 수준인 칭화대학교에는 있었는데, 왠지 그때는 ‘이왕 유학할 거 베이징대 아니면 의미 없다’라고 생각했어요.
어쨌건 돌고 돌아 건축과 관련된…시설 관리를 하고 계시네요.
그게 또 그렇게 해석하면 그렇게 되네요(웃음).
백화점이 첫 직장입니까?
문화재단에서 1년 정도 일했어요.
거기선 왜 나온 겁니까?
평일에 쉬고 주말에 출근하는데다 가끔 바뀌기도 하는 근무 형태가 너무 불편했어요. 물론 백화점에서도 그렇게 일하고 있긴 합니다만. 무엇보다 회사가 하는 사업 그리고 그 안에서 제가 하는 일이 저와 안 맞는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흔히 HR(Human Resource)이라고 하잖아요.
말 그대로 사람을 자원으로 봐야 하는 직무죠.
그런 면에서 어쩌면 인사가 아니라 총무로 빠진 게 다행인 것 같기도 해요.
어떤 일을 했습니까?
문화재단은 좀 더 많은 어린이들이 다양한 문화 예술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사업을 해요. 저는 그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했고요. 어린이들이랑 소통하는 거 자체는 즐거웠지만 이걸 오랫동안 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퇴사했죠. 더 늦어지면 신입으로 들어가기에 나이가 애매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뒤로 인사 직무 위주로 공채에 지원한 겁니까?
네. 사람들을 챙기고 돕는 일을 잘하고 즐긴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흔히 경영지원이라고 부르는 직무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런데 지금 보면 이건 약간 오판이었던 거 같아요.
어떤 부분이 오판입니까?
사람들을 챙기고 돕는 일을 잘하고 즐기는 성향이 인사 직무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게요. 물론 직원 복지를 챙기고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것도 분명히 인사 직무에서 다루는 일이긴 해요. 그런데 조금 겪어보니까 오히려 반대 성향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흔히 HR(Human Resource)이라고 하잖아요. 말 그대로 사람을 자원으로 봐야 하는 직무죠. 그런 면에서 어쩌면 인사가 아니라 총무로 빠진 게 다행인 것 같기도 해요.
출처: 본인 제공
이 일은 언제까지 할 것 같습니까?
5년 정도 봅니다.
구체적이군요.
최대 5년. 저는 여기서 진급하는 거에는 딱히 관심이 없어요. 회사는 결국 제 사업을 하기 위한 발판이거든요.
사업 생각이 있으시군요. 회사가 어떤 발판이 될 거 같나요?
일단 자금. 5년 정도면 그래도 어느 정도 돈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근데 또 모르죠. 5년 후면 제 연봉이 어떨지 모르는 거고 그때의 저는 사업과 비교했을 때 어느 쪽에 더 큰 점수를 줄지도 모르니까요.
마지막 질문 드립니다. 풀칠의 모토는 ‘밥벌이 이상의 풀칠을 위하여’입니다. ‘돈 벌어야 해서’ 말고 일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면?
효능감을 바로 바로 느낄 수 있어서. 총무가 참 좋아요. 제가 이만큼 도와주면 누군가는 이만큼 더 좋아질 수 있고, 제가 이만큼 협조하면 누군가는 이만큼 편해질 수 있고, 제가 이만큼 더 신경 쓰면 누군가는 이만큼 더 안전해질 수 있어요. 제가 한 무언가로 인해 사람들이 뭔가를 얻는 것 같다, 그게 내 눈에 보인다, 거기서 오는 만족감이 커요.
글/ 아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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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
재밌는 걸 했는데 일이 됐다: CMO 정다운
정다운은 ‘일이 재밌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재밌는 걸 했는데 일이 됐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꼭 덧붙인다. ‘너무 좋잖아!’ 우당탕탕 흘러온 것 같지만 사실은 그게 현재로 이어지는 단 하나의 경로였을 거라 확신하게 만드는 정다운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왔다.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슨 일을 하십니까. 올해로 딱 10년 차에 접어든 정다운입니다. 지금은 헤이러너스라는 F&B 브랜드에서 CMO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밥을 팔아요. 김밥을 판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오픈 준비에 6개월 정도 썼고 오픈하고 나서 6개월 정도 지났어요. 다 합치면 1년 쯤 됐네요. 많은 걸 하셨을 듯한데요. 잘 모르는 입장에서 다운 님의 하루를 상상하며 업무를 쪼개 봤습니다. 매장 관리, 상품 판매, 마케팅, 기타 백오피스 업무 정도. 모든 일을 했죠. ‘실제로 김밥을 마는 것’ 빼고는 다 했어요. 브랜드 이름을 짓고, 콘셉트를 정하고, 공간을 꾸미고, 어떤 고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전략을 짜고, 이런 저런 비용 관리도 하고. 오픈 준비하는 6개월, 오픈하고 난 뒤 얼마 간은 그렇게 다 아울렀어요. 다행히 금방 자리를 잡아서 이제는 대부분의 업무에서는 손을 떼고 마케팅과 B2B 영업 쪽에 집중하고 있어요. 현재 다운 님의 일과를 소개해주신다면. 아침엔 무조건 매장에 출근합니다. 그 날 이슈가 없는지, 뭔가 챙겨야 할 건 없는지 살펴봐요. 특히 고정으로 나가는 단체 주문이 항상 있는데요. 그거는 제가 매일매일 배달을 하고 있어요. 직접 배달까지? 저를 보고 시켜주시는 거잖아요. 많이 주문해주시기도 하고요. 처음으로 정기 배송을 해주셨던 분들이니 웬만하면 직접 가서 인사도 드리고 맛은 어떤지 여쭤보기도 하고 그래요. 그리고 여기 주변에 회사가 많잖아요(헤이러너스는 광화문에 있다. 인터뷰 다음 날 상암에 2호점을 오픈했다). 포장하러 자주 오시다가 이제 아예 정기 배송으로 진행하고 있는 거기도 해요. 배달 다녀와서는 뭘 하시나요? 매장에서 필요한 물품이나 재료 같은 것들을 리스트로 받아서 처리하고요. 여기(길 건너 스타벅스) 와서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좀 하죠. 인스타그램 관리 같은 거. 콘텐츠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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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
정당이라는 일터: 당직자 김예슬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이 이 업계에 한 발 걸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주변에서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은 보기 힘들 거라고. 심지어 이 직업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지하지 못 했을 거라고. 김예슬은 당직자다. 정당에서 일한다. 매일 아침 국회로 출근한다. 그는 정치인인가? NO. 정치 꿈나무인가? NO. 직장인인가? YES. 5년 차 풀칠러 김예슬과 이야기 나눴다. 짧게 소개 부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직자로 일하고 있는 김예슬 주임입니다. 계약직 기간을 포함하면 벌써 5년 차네요. 소속을 어디까지 밝힐 수 있나요? 원하는 수준이 있나요? 편한 대로 해도 돼요. 저희야 당연히 최대한 구체적인 게 좋습니다만, 아무래도 정당이다 보니 조심스럽지 않을까 싶어서요. 상관없어요. 일하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인터뷰니까요. 좋습니다. 당직자란 당최 뭐 하는 직업인가요? 우리가 흔히 아는 당직은 아닐 테고요. 정당이라는 회사에 다니는 직원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보통 정당 하면 당대표나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떠올릴 텐데요. 그 외에도 조직으로서 정당을 굴리기 위해 필요한 일들이 있어요. 홍보, 행사 운영, 회계 등등.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죠. 일반 회사원이나 공무원들이 그렇듯이 저희도 입사하면 발령 나는 대로 여러 부서를 돌아요. 저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책 연구를 담당하는 민주연구원 정책연구실 소속이고요. 정당에서 일하는 일반행정직 직원이군요. 요즘엔 무슨 업무를 하고 있습니까? 조금씩 다양한 일을 해요. 다음 달(8.18)에 전당대회가 있는데요. 뉴스에선 당 대표 선거 얘기가 주로 나오지만 사실 그게 다가 아니에요. 2년마다 열리는 행사인 만큼 그동안 바뀐 시대 흐름에 맞춰서 당헌, 당규도 조금씩 수정하는데요. 제가 속한 민주연구원에서는 그중 강령 개정을 맡았고, 저 역시 당분간 이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에요 그쪽 업무를 지원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시대 흐름을 반영한다고 했죠. 이게 저희끼리 의논해서 정하는 게 아니에요. 외부 패널을 모셔서 간담회를 열죠. 세상은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 당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야기를 나눠요. 그런 크고 작은 행사가 일주일에 몇 개씩 잡혀요. 이번 달이 특히 바쁜 이유죠. 강령개정 작업에 투입된 건 처음인데, 매주 간담회를 세팅하고 정리하고 회계처리 등등을 할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