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북페어 2024
군산북페어 2024: 책과 사람, 그리고 군산을 사랑하게 만든 하루 8월 31일 토요일인 오늘,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리는 군산북페어 2024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군산책문화발전소에서 기획했고, 군산회관(구 군산시민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이 북페어에 가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독서모임의 단톡방에서 회장님이 이 행사 소식을 올려주셨거든요. 금요일이었는데, “군산북페어가 열린다”는 회장님의 글에 뭔지 모르게 갑자기 “와, 너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까지는 사실 다음 날 일정도 있었고, 계획도 다 잡아둔 상태였지만, 군산북페어가 자꾸만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가야겠어요!”라고 생각하고는 2분 만에 모든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이래 봬도 저는 MBTI에서 계획적인 J 유형인데, 모르겠어요. 충동적인 J인가봐요. 행사장 분위기와 디자인 군산북페어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빨간색 네모 격자 무늬에 검은색 글자로 쓰인 “군산북페어” 포스터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어요. 포스터의 색감이 멀리서도 시선을 끌었고, 그 덕분에 행사의 생동감이 느껴졌습니다. 행사장은 군산회관이라는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입구에서부터 빨간 포스터가 분위기를 사로잡았어요. 회관 자체는 큰 편이었지만, 부스 배치가 조금 빽빽해서 통행이 불편한 부분도 있었어요. 특히 안쪽 부스에서는 사람들이 부딪히고 지나가는 일이 많았죠. 1층과 3층에서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각각 다른 주제로 꾸며져 있어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관람하며 군산의 문학적 유산과 역사적 흐름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어요. 다양한 굿즈와 책들 북페어에서 가장 눈에 띈 건 다양한 굿즈와 책들이었어요. <사과의 건축>이라는 책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건축가 김재기씨가 아침마다 깎아 담은 사과의 사진을 모아 만든 이 책은 너무 귀엽고 독특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죠. 제가 이 책을 구입하자, 김재기 작가님이 직접 수작업으로 만든 <사과의 건축 미니 에디션>을 덤으로 주셨어요. 그 미니 에디션을 받으면서, 작가님이 직접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니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작가와 독자가 직접 소통하고, 작품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북페어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북페어에서의 새로운 발견 부스를 둘러보는 내내 ‘정말 별의별 책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용도 디자인도 정말 다양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고, 덕분에 책에 대한 갈증이 한층 더 깊어졌습니다. 평소에 서점에서 보지 못했던 독립 출판물이나 소규모 출판사의 창작물을 만나볼 수 있는 게 가장 좋았어요. 비록 기존 서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책들도 많아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새로운 발견의 기쁨이 훨씬 더 컸습니다. 책을 3개 이상 구매하면 에코백을 줬는데, 에코백이라는 단어가 왠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에코”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 환경을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이름만으로 존재와 부재를 동시에 드러내는 느낌? 낭독회, 최고의 경험 이번 군산북페어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바로 낭독회였어요. <문학작품에서 찾은 군산>이라는 주제로 전욱진, 이소연, 유현아, 김현 시인이 진행한 낭독회는 단연코 최고의 경험이었습니다. 솔직히 시와 낭독에 대해 큰 기대가 없었던 제가, 이번 낭독회를 통해 시와 군산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님들이 군산과 관련된 시와 산문을 직접 읽어주셨는데, 김현 작가님의 유려한 진행 덕분에 모든 시가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작가님들이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시가 더 생생하고 진심으로 다가왔어요. 특히 전욱진 작가님께서 “시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신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네 분의 작가님이 시의 힘에 대해 답변해 주셨는데, 모든 답변이 감동적이었죠. 전욱진 작가님: 시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동화될 수 있게 해주는 ‘역지사지’의 힘이 있다. 이소연 작가님: 시는 한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유현아 작가님: 시가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해서 세상과의 싸움을 멈추게 했다.
- 정수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