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희박한 대기와 미약한 인공 자기장은 아버지 태양의 진노에 맞서 생명을 지켜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흑점 폭발 후유증으로 인하여 인섹토이드 역사에서 ‘십각류’라는 존재들은 모조리 붉은 모래에 뒤덮여 사라졌으며, 전 ‘수생갑각충인종’에 대한 멸종 위기가 선포되었다. 끔찍한 역사를 실시간으로 겪게 된 인섹토이드 사회는 멸종 공포가 유행처럼 퍼졌다. 이로부터 회피하기 위한 회의적, 염세적 쾌락주의가 젊은 층에 만연히 퍼졌다. '게으른 유종의 미'라는 것은 이들의 시대정신이 되었으며, 인섹토이드 사회의 실업률은 전년에만 53%를 기록했다. 이어 멸종 공포를 극복하기 위함이란 명목으로 충인 사회 내 자기 몰입적 우생학 집단이 등장하였는데, 연합 정부는 이를 초기에 적극 진압하였으나 이들이 고대주의자 플랜토이드들과 유착하여 박멸에는 실패했다. 현재까지도 불법적인 유전 실험 사고 사례는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