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쓴 정호승 시인은 1950년 하동 출생으로 유년 시절을 대구에서 보냈다. 그는 1982년 [조선일조] 신춘문예의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는 사회적 소외계층의 어려운 삶, 비극적인 세계 인식과 유한한 존재로서의고독한 인간의 외로움과 슬픔을 정제된 언어로 노래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슬픔이 기쁨에게』(창작과비평사, 1979)를 비롯하여, 『서울의 예수』(민음사, 1982), 『새벽편지』(민음사, 1987), 『별들은 따뜻하다』(창작과비평사, 1990),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창작과비평사, 1997),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1998) 등이 있으며,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의 여섯 번째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 실려 있다. 이 시에서 관통하는 주제는 타인의 슬픔과 고통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다. 저자는 '그늘'과 '눈물'이라는 상징적 표현을 통해 아픔과 슬픔을 위로할 수 있는 연민과 공감의 힘, 그리고 그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형상화 하고 있다. 특히 1연과 2연에서 화자가 사랑하지 않는 것과 사랑하는 것을 제시한 후 그 이유를 밝히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 화자가 좋아하는 것은 '그늘'과 '눈물'로 아픔과 시련이 밝음을 더 밝게 하고 , 슬픔과 고통은 기쁨을 더 기쁨이 되도록 하고 세상의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이해와 공감을 베풀 수 있는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새로이 바라본 관점은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 시에서 관통하는 주제는 아픔과 고통, 슬픔을 안아주는 따스함에 대한 가치와 자기고백이다. 저자는 '그늘'과 '눈물'이라는 상징적 표현을 통해 아픔과 슬픔, 그리고 그것을 안아주는 따스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연에서 '그늘'이라는 상징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그 속에 내포된 아픔과 공감이라는 이중적 의미로 그늘의 가치를 더욱 극대화 하고 있으며 1행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의 그늘은 아픔과 시련을 의미하나 3행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의 그늘은 타인을 향한 공감과 따스함을 의미한다. 또 전체적으로 '나는~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의 반복으로 운율감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저자 자신에 대해 자기고백을 하는 것으로도 비추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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