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친구가 "이번에 같이 투자하자"고 권유하면, 저는 그게 정말 비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아요. 계획도 허술하고, 제 경제 상황에 무리라는 것도요. 그런데도 결국 "응, 해보자"라고 대답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해요. 투자뿐만이 아니에요. 같이 모임을 만들자, 내일부터 새벽 운동을 하자... 이런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들 앞에서 저는 늘 입이 떨어지지 않아요. 제가 조금이라도 "미안, 그건 좀 생각해볼게"라고 말하면 상대방이 저를 실망시키거나 싫어할까 봐 너무 무서워요. 이런 거절과 갈등을 회피하는 것 때문에, 저는 늘 원하지 않는 일에 돈과 시간을 쏟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