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아까 할머니를 도와주면서 느꼈던 자부심이 와르르 무너졌어요. '내가 방금 좋은 일을 했는데, 왜 이 사람은 나를 이렇게 하찮게 대하지? 내가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서 무시당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어요. 역무원의 그 짧은 무시가 저에게는 마치 "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극심한 모멸감과 수치심이 느껴져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겨우 참았지만 손이 떨려서 한참 동안 아무것도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