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깊은 고통의 늪 속에 잠겨 있었다. 불안은 내 호흡을 옥죄었고, 무기력은 내 몸을 무겁게 짓눌렀다. 고독은 차가운 손으로 내 어깨를 감싸고 있었으며, 비교와 박탈감은 끝없는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세상은 무심하게 흘러가는데, 나만 멈추어 선 듯한 시간 속에서 나는 자주 무너졌다. 그 시절의 나는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와도 같았다. 그러나 아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 결국 품에 안아줄 어머니가 있듯이, 내 안의 본체, 가슴의 내가 나를 안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