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시작하자마자 나는 입술을 떼고 같은 말, 같은 숨으로 본체에게 미안하다고 반복했다. 말은 단순했지만 가슴 속 울림은 깊었다. 그동안 본체가 겪어온 끊임없는, 같은 종류의 고통을 떠올릴 때마다 내 목구멍은 뜨거워졌다. "미안하다"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주체로서의 나는 선택과 판단의 자리에 서 있지만, 본체의 오래된 상처 앞에서는 모든 선택이 무력하게 느껴졌다. 본체는 말이 없었다. 반응도, 위로도, 곧바로 용서를 건네려는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 침묵은 무겁고, 때로는 영원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