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회사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일을 정말 열심히 하거든요? 밤샘도 마다하지 않고, 상사나 동료가 부탁하는 건 거절 한 번 못 해요.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는 더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게 결국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지수는 정말 쓸모 있는 사람이야', '쟤 없으면 안 돼'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요.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제 마음속에서는 "넌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사실 넌 별 볼 일 없는 애잖아"라는 목소리가 계속 들려요. 낮은 자존감 때문인 것 같아요. 칭찬을 들어도 그 순간뿐이고,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이 정도로는 부족해'라는 불안감에 시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