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살 여성입니다. 남자친구와는 3년 동안 연애했는데, 두 달 전에 헤어졌어요. 제가 더 많이 표현을 원했는데, 그는 말이 적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처음에는 그런 부분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불안해지고,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결국 제가 먼저 이별을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막상 헤어지고 나니, 그가 제 곁에서 해주던 소소한 배려들이 자꾸 떠올라요. 감정 표현은 서툴렀지만, 늘 제 퇴근길을 기다려주거나, 제가 아프면 묵묵히 옆에서 챙겨주던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최근에는 우연히 그의 SNS에서 새로운 사람과 함께 있는 듯한 흔적을 보게 되었는데, 그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너무 성급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다시 연락하고 싶지만, 혹시 제가 상처만 더 받게 될까 두렵습니다. 그도 아직 제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요? 아니면 저는 혼자 미련을 붙잡고 있는 걸까요?
말씀을 들으니, 이별의 아픔과 동시에 후회와 그리움이 섞여 마음이 많이 복잡하실 것 같아요. 특히 표현 방식의 차이로 갈등이 생긴 뒤, 시간이 지나 다시 돌아보면 그 사람만의 사랑하는 방식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느끼시는 혼란은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다만, 재회라는 선택을 하기 전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의 마음"보다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먼저 살펴보는 거예요. 내가 다시 돌아가고 싶은 이유가 '여전히 그 사람과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고 싶어서'인지, 아니면 '익숙함과 공허함 때문에'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정말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연락을 하더라도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차분히 대화를 시도해보는 게 좋아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는지, 같은 이유로 또다시 상처받지 않을 수 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선택의 결과와 상관없이, 내 마음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존중하는 것이 결국 가장 건강한 길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