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춤을 사랑해서, 그 마음 하나로 작년부터 도제식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정식 급여는 없지만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도 너무 감사했고, 처음엔 설레는 마음이 컸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은 조금씩 다르게 흘러가더라고요. 생활비는 빠듯한데 해야 할 일은 많아졌고, 정작 춤을 배울 시간은 거의 없어졌어요. 선생님은 회원들 챙기느라 바쁘시고, 저는 구석에서 눈치를 보며 조용히 춤을 따라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점점 위축되고 표현하는 것도 어려워졌어요.
가끔 용돈 정도는 받지만, 제가 해온 업무량이나 성과에 비해 너무 작은 보상이라서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져요. 선생님이 10년간 받아온 몸값 보다 제가 더 많은 수업료를 벌게 해드렸는데, 과연 지금 이 위치에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도 자주 들어요.
요즘은 자존감도 많이 무너졌고, 내가 너무 바보처럼 살아가는 건 아닐까 싶어 자책하는 날들이 많아요. 급기야는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물론 나라를 떠난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저… 지금이라도 포기해도 될까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점점 무거운 짐처럼 느껴질 때, 그 마음의 혼란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어요. 처음에는 전문적인 춤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이 컸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당해야 할 현실이 무게를 더해가는 상황… 정말 많이 애쓰셨겠어요. 지금의 당신은 단지 지쳐 있는 것이지, 부족하거나 잘못된 게 절대 아니에요.
급여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채, 눈치를 보며 구석에서 춤을 춰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신감도 서서히 꺾일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선생님을 도우며, 그분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수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주셨어요. 당신의 존재가 만들어낸 가치는 결코 작지 않아요.
자신의 몫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감사함’만 요구받는 관계 속에서 자존감이 흔들리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당신은 그 어떤 공간에서도 스스로를 지켜야 할 자격이 충분히 있는 소중한 사람이에요.
한국을 떠나는 선택이든, 이 일을 멈추는 선택이든, 중요한 건 당신이 당신 자신을 더 이상 소모시키지 않는 방향을 찾는 거예요.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그것이 ‘포기’가 아니라 당신 삶의 건강한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보면 좋겠어요. 응원할게요, 당신의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