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는 진짜 빠르게 지나가는데 한 달은 느리게 가는 달이 있다. 올해 9월이 특히 그랬다. 외근도 많았고, 그 외근 속에서 결과물을 촘촘이 만들어야 했고, 추석을 맞아 고향에 다녀왔다. 그러고도 아직 9월이 끝나지 않아 마지막 주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알차게 살아낸 한 달의 기록이다. '이게 맞아?'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계절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30도를 웃도는 날씨. 그렇지만 주말에는 산책(이라는 이름의 야외 수다)를 즐겼다. 여의도공원 가는 길에 만난 한 컷. 카키색 자동차와 노란 물이 들기 시작한 은행 나무가 잘 어울린다. 언젠가 내 차를 사게 되면 카키색도 괜찮을 것 같다. 적당한 운동감, 은은한 세련미! 회사 동료들이 만들어준 깨알같은 환영 포스터. 이런 감성 만들어내기가 더 어려운 거 아시죠? 점심 시간에 살뜰히 모여 도시락을 까먹고 카드게임 하면서 수다떠는 모임. 미간에 주름 잡히기 딱 좋은 회사 라이프지만 이런 소소한 즐거움 덕분에 또 몇 번 웃는다.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성수동 '유토피아' 전시에 다녀왔다. 하나의 작품을 여러 아티스트가 해석한 기획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방문객들을 향한 진입 설계가 좋았다. 레트로한 컴퓨터에 몇 가지 질문이 떠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하나의 입장 티켓이 만들어졌다. 관람을 마치고 나서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을 고르면 어느 정도 매칭이 되는지 알려줬는데 고민을 많이 한 게 느껴졌다. 작품 전시는 비교적 평이했는데, 중간에 구멍 안으로 보게 하는 구성은 눈에 띄었다. 쉽게 보기 힘들도록 (구멍 위치가 낮아서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낮춰야 했다) 만들어서 더 궁금하게 함. 호기심을 갖게 하는 전략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앞 사람이 저러고 있으니까 궁금해서라도 그 뒤에 줄을 서게 되는 자연 바이럴까지. 회식은 성수동 마블상회. 육회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이 잔이 신기했다. 이거 진짜 크롬하츠 맞나요? 크롬하츠 악세사리만 몇 개 봤는데 잔은 또 처음 봐서 신기. 매일 이렇게 회사 동료들과 맛있는 거 먹으면서 즐거운 이야기만 하면 좋겠다.. https://app.catchtable.co.kr/ct/shop/marblesanghw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