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피스의 본고장 제천🌿 | 직장인 1박 2일 여행 | 빨간 오뎅 | 의림지 | 불쭈꾸미 | 최대의 목련을 봄
우연히 회사 동료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훌쩍 떠나는 곳이 다들 있었다. 어떤 분은 강릉을, 어떤 분은 속초를 이야기했다. 나에게는 제천이 그런 곳이다. 어디를 돌아봐도 산과 물이 있는 곳. 물이 아주 잔잔하게 흐르는 곳. 크게 서두르지도 않는 곳. 이곳에서 나는 잠시 도망을 갔다 왔다. 아무래도 뭘 먹고 시작해야 한다. 하루에 2만보 쯤은 걸으려고 하는데, (여행지 한정 걷기 홀릭) 빈속이면 좀 서글프다. 제천을 대표하는 분식이라는 빨간 오뎅을 먹으러 갔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잘 모르겠다. 약간 두부조림 양념맛이 느껴지긴 하는데, 그 옆에 있는 떡볶이 양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근처라면 경험삼아 먹어보면 좋겠지만 이걸 먹기 위해 기다리고 하는 수고는 안 하셔도 될듯. 제천 예술의 전당. 서울의 예술의 전당에 익숙해서 제천에서 만나니 신선하다. 건물 디자인에 굉장히 공을 들인 느낌이었는데, 왜 굳이 빨간색을 저렇게 넣었을까. 건축가의 의도가 궁금해졌다. 위에 창문들의 높이가 다른 건 리듬감을 주기 위한 것 같은데 빨간색은 왜...? 무념무상으로 걷기에 딱 좋은 길. 마침 비가 와서 개천에는 물이 졸졸 흘렀다. 사람들은 없었고, 그저 새소리와 물소리로 가득했다. 이런 곳에 와서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서울에서 내가 사는 곳 근처에도 개천이 있지만 여행지의 산책로는 더 좋아보인다. 여행을 떠난 날, 서울은 벚꽃 축제가 한창이었다. 제천은 그보다 아래 쪽에 위치해 있으니 벚꽃이 다 떨어졌겠지 싶었는데 오잉? 오히려 개나리가 만개해 있었다. 벚꽃은 아주 드물게 피었고, 오히려 목련과 개나리를 잔뜩 구경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놓친 초봄을 제천에서 만끽한 기분. 내 인생 최고의 목련을 만난 날. 꽃이 만개한 목련 나무 아래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보이는 것의 대부분이 흰 꽃이었다. 꽃이 눈송이처럼 쏟아지던 순간. 개인적으로 목련은 사진빨이 참 안 받는 꽃인 것 같다. 실물의 그 화려함과 풍성함, 단아함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목련이 피면 말벌 아저씨 마냥 만끽해야 한다.
- chris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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