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일상 | 예술의전당 세잔, 르누아르 특별전 | 푸슈 | 교보문고 오늘의 선택 | 윤형근 화백 전시
아름다운 것을 부단히 찾아다니고 만들었던 한 달이었습니다. 제가 의도해서 간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데요. 그 경로에서 가장 빛나는 것에 시선을 두며 한 달을 버텨온 것 같아요. 삶을 버티다라는 표현이 너무 슬프긴 한데, 이것말고는 더 적당한 표현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12월은 조금 더 나풀나풀 살고 싶네요. 가을 단풍은 야생의 부케같아서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채워지는 게 꼭 부케같았다. 거인이 나무 한 그루를 한 손에 가득 쥐고 누군가에게 뚜벅 뚜벅 걸어가서 건네는 상상을 하곤 했다. 불안도가 높다면, 우선 오늘 할일에 집중하자 책 광고가 인스타그램에 정말 많이 뜨는데 이 부분은 참 좋아서 캡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확고하게 아는 사람은 불안하지 않을까? 반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 독서실에 열심히 다녔는데, 시험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나에게 독서실 원장님이 나에게 해준 말씀이 있었다. "OO아, 불안하면 공부를 더 하면 된단다" 그 말을 들은 후로 나는 불안하고 두려울 때마다 그냥 책을 펴서 복습을 하거나 공부를 더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걱정을 잊을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걸 뚜렷하게 알면 인생 전반의 불안이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인생의 지향을 정하는게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면 그냥오늘 해야 할 일이라도 열심히 해보는 거다. 그러면 적어도 오늘의 불안은 사라질 수 있다. 그렇게 조금씩 하루를 살다보면, 내 인생의 목적지도 떠오를 때가 있지 않을까. 안전가옥과 위픽, 다산북스의 팝업 방문. 장르연회라는 컨셉을 가지고 책을 소개하는 안전가옥은, 부스의 세련됨과 직원들의 적극성은 갖췄지만 책을 왜 연회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는지에 대해서는 설득하지 못했다. 위픽은 100권이라는 어마어마한 목표를 달성하고 이걸 책갈피로 풀어낸 건 좋았다. 다만 이 100권을 특정 주제에 맞춰 몇 권을 큐레이션하는 코너도 있었다면 도서 판매가 더 늘지 않았을까. 책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색색의 벽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제목 혹은 작가의 이름에서 겨우 힌트를 찾아 구매를 했을 것인데. 아쉽다는 생각. 첫 사회 생활을 할 때 이 길을 지나가며 참 많이도 울었는데. 친구들, 가족들에게 전화하면서 아유 못해먹겠다고 말했는데. 몇 년이 흘러 우연히 이 앞을 지나는데 학교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단풍은 그 자체로 낭만이었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막막함도 몇 년 후의 내가 보면 참 애틋하고 귀엽게(?) 보일까. 초코 시트, 말차 크림, 그 안에 콕콕 박힌 무화과. 적당히 달고 쌉싸름하고 싱그러워서 기분이 좋았음. 심지어 케이크 접시를 차갑게 줘서 정성들인 느낌. 교보문고 오늘의 선택 선서 ! 와 !
- chris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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