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일상 | 안예은 <귀화서 사혼화> | 썬더볼츠 | 중요한 건 알맹이 | 의릉 투어 | 합정은 장미 천국!
서른이 되어 맞이하는 5월은 꽤 매콤했습니다. 일이 제법 익숙해질라하니 천지사방에서 일이 몰려 들었고, 회사에서 기대고 있던 동료들은 하나 둘 다른 길을 찾아 떠났습니다. 제대로 슬퍼하지도 못한 채 회사로 복귀해 일을 하자니 스스로가 미워졌습니다. 떠난 동료가 주고 간 편지를 꺼내 읽고는 그대로 무너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밥벌이는 이렇게도 잔인합니다. 연차를 쓰고 넋을 놓은 채로 유튜브만 봤습니다. 평소에 좋아하던 채널들을 순회하고 나니 무의식적으로 긍정을 쫓아다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영상 속 그녀들은 힘들어도 웃음 한 번에 넘겨버리고, 혹은 힘든 모습들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거든요. 제 이야기가 닿지 않겠지만, 참 고맙습니다. 합정동에서 직장을 다니며 하루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한 직장인의 5월은 후술할 것들로 채워졌습니다. 이렇게 행복했던 순간을 곱씹으며 미화의 과정을 거칩니다. 우연히 다시 듣게 된 노래인데 제 출근길 응원곡이 되었습니다. 응원곡이라고 하기에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걸 어떡해요. 처음 널 위해 흘리는 나의 눈물 속에서 넌 지금도 사랑을 가르쳐주나 혼자만의 사랑을, 내가 사랑했던 것만큼 너를 미워하면 잊을까 이별까지도 사랑할 수는 없었기에. 합정에서 애정하는 음식점 중 하나인 해주방! 애호박 국밥도 정말 맛있는데 요 옥수수튀김을 놓치면 안됨. 달달한 맛과 매콤한 맛 둘 다 괜찮은데 점심 때는 달달한 게 더 땡기긴 합니다. 5월 연휴를 앞두고 안희연 시인의 산문집을 가지고 공덕 카페 클로드 방문했습니다. 통창뷰가 예뻐서 찾아왔는데 5월 중에 폐업한다는 소식에 억장 와르르 무너졌어요. 토마토바질에이드를 시켰는데 사장님이 "토마토가 진짜 맛있으니까 꼭 건져서 드세요"라고 속삭이고 가셨거든요? 그 말은 진실이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어디서든 행복하시길! 퇴근하고 갔음에도 카페가 사람들로 가득 가득했어요. 여기 창문 앞 자리도 손님이 있어서 나갈 때 한 컷 찍을 수 있었답니다. 언젠가 이런 느낌의 집을 갖고 싶어요. 편안하고, 눈을 들면 늘 초록이 가득한. 참 좋아하는 선배와 함께 보낸 저녁 시간. 늘 저를 어린 아이처럼 아껴주는 분이에요. 회사에서는 도끼눈을 뜨고 어른 행세를 하지만 선배 앞에서는 사르르 마음이 녹아버려요. (DAY6 -녹아내려요) 그 짧은 틈에도 편지를 써주고야 마는 낭만적인 사람. 유학을 떠났을 때는 시야가 넓어졌고, 아이를 키우면서 그 시야가 깊어졌다고 말하는 멋진 사람. 데면데면이 습관인 동생은 이렇게 몰래 글로 적으며 사랑을 고백합니다. 열심히 하려는 태도, 밝은 에너지, 진심 어린 자세.
- chris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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