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ture Investor
스타트업 투자자로서의 아이디어, 인사이트, 회고를 남깁니다
Investment_짠테크 끝판왕, 초간편 절약 챗봇 버찌
Why I invested in... 루미글루 2024년 세 번째 투자는 카카오톡 기반 초간편 소비 절약 챗봇 '버찌'를 운영하는 루미글루입니다. 카카오톡 챗봇 버찌는 어떤 브랜드를 방문했을 때, 브랜드명과 결제 가격만 알려주면 즉시 최적의 쿠폰(기프티콘)을 찾아서 약 5~10%의 최종 결제 금액 할인이 가능한 바코드를 줍니다. 누구나 절약을 원하지만, 절약은 어려워요 프랜차이즈 카페 가서 제값주고 커피 드시나요? 카페, 베이커리, 식당 등 일상 속에서 멤버쉽, 카드, 쿠폰 등 여러가지 간접 할인 수단들을 이용하시나요? 저한테는 솔직히 너무 어렵고 복잡합니다. 저는 통신사 멤버쉽과 두 장의 신용카드 정도가 할인수단인데, 겨우 세가지 종류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브랜드에서 어떤 할인이 되는지 헷갈려서 혜택들을 거의 누리지 못하는 편입니다. 각종 멤버쉽이나 카드에 비해 쿠폰(모바일 상품권)은 좀 더 단순한 할인 수단입니다. 제품 단위로 쿠폰이 발행되지만 많은 브랜드에서 금액권으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보통 권면금액의 10% 정도 할인된 금액에 살 수 있습니다. 근데 쿠폰을 어디서 사요? 보유하고 계신 쿠폰은 카톡으로 선물 받았거나 경품 문자로 받은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직접 기프티쇼나 니콘내콘같은 쿠폰 전문 채널에서 구매하는 경우는 적극적인 짠테크 인구이거나 다소 특수한 경우에 속합니다. 쿠폰은 카드처럼 편리하거나 접근성이 높은 결제 수단이 아닙니다. 모바일 상품권을 어디서 사야할지 바로 떠오르시나요? 구매 채널도 생소하거니와, 소비자가 알아서 잘 보관했다가, 결제할 때도 이미지나 바코드를 직접 제시해야 하고, 사용조건도 복잡하고 제한 매장도 많습니다. 쿠폰 경험의 혁신 버찌는 쿠폰 사용 경험을 간편하게 만듭니다. 절약의 수단으로서는 효과적이지만 불편했던 쿠폰의 접근성을 개선하여 적극적 짠테크족뿐만 아니라, 절약에 대한 니즈가 있는(=모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절약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합니다. 루미글루는 소비자 경험에 대한 끈질긴 집착으로 가장 간편한 경험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UX와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유저 지표도 성장하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많은 금융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아웃바운드 영업이 없었음에도 버찌 서비스의 유저로서 버찌에 매력을 느낀 여러 금융사 담당자분들이 다방면의 협업 문의를 주고 계십니다. 10조 쿠폰 시장을 100조원으로 2023년 모바일 쿠폰 신규 발행 시장이 10조원이었고, 중고 쿠폰 거래는 전체 시장의 2~3%에 불과합니다. 10조원 자체가 작지 않은 시장이지만, 모바일 쿠폰 시장은 100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쿠폰 경험이 정말 간편해진다면... 절약에 대한 상대적으로 저관여인 고객들이 중고 쿠폰 시장에 유입되어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고, 쿠폰 경험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쿠폰 구매가 늘어날 것이고, 쿠폰 수요 확대를 통해 보다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들이 쿠폰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결국 루미글루가 타겟하는 실질적인 시장은 전체 간편(카드) 결제 시장, 혹은 소비 시장으로 확장되는 셈입니다. 간편한 쿠폰 경험을 구현함으로써, 쿠폰이 효율적인 판촉수단으로 인식되어 더 다양한 브랜드에서 발행되고, 이를 통해 소비자는 보다 폭넓은 할인을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누리는 선순환을 상상해봅니다. 사업에 대한 진정성, 시간으로 쌓은 신뢰 강인구 대표님은 투자자와 스타트업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오랜 친구이기도 합니다. 보다 합리적이고 선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대표님의 진정성은 여러번의 피벗을 거치며 보다 시장성 있는 문제로 정의되었던 것 같습니다. 창업 경험이 없어 창업자에 대한 공감 역량이 떨어지는 심사역에게 초기 창업자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성장 과정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들려준 덕에 제가 심사역으로서 성장할 기회를 준 고마운 사람이기도 하고, 초기 창업 단계에서 제한된 리소스로 어떻게든 이루고자하는 바를 이뤄내는 그 투지를 곁에서 직접 봐왔기에 무척 신뢰하는 창업자 중 한명입니다. 사실 2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족히 10번은 넘게 투자를 요청하셨고, 매번 거절하다가 드디어 투자의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차가운 사람에게 10번이나 요청하는 기회를 만들어내신 점도 대단합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선한 매력이 있는 분이라서, 앞으로는 더욱 큰 인연과 기회들을 만들어내시리라 믿어요. 함께 성장해줘서 고맙고, 우리 유니콘 엔딩하자!!!
Cather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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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ment_가장 빠르게 일본 만화를 보고싶다면, 마나부
Why I invested in... 디엔데 2024년 두 번째 투자는 일본 만화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합법적인 온라인 일본 만화 플랫폼 '마나부'를 운영하는 디엔데입니다. 어마어마한 일본 만화 불법 유통 시장 마나토끼를 아시나요? 국내 최대 일본 만화 스캔본 불법 공유 사이트로, 일 평균 방문자수 200만명, 연간 약 7.4억 트래픽이 발생하는 국내 13위 웹사이트입니다.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심심치않게 마나토끼로 만화 보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회당 트래픽에 200원만 과금해도 단순하게 약 1,500억원의 시장이 존재합니다. 아이러닉하게도 마나토끼는 불법 토토 배너 광고가 주 수입원인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 배너 광고 수입은 겨우 연 1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주 혹은 월 단위 연재되는 일본 만화 신작이 매일 30~60편 정도씩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원피스, 원펀맨, 최애의 아이 같은 유명작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정식 수입사가 없는 작품이 대부분이고, 주간 베스트 리스트에도 국내 정식 수입사가 없는 작품이 절반 이상입니다. 마나토끼를 보는 사람들은 전부 불법적으로 컨텐츠를 어뷰징하고 있는데요, 이중에는 합법적으로 볼 경로가 없어서 이렇게 소비하는 유저들도 꽤 많은 셈입니다. 게다가 마나토끼 같은 불법 만화 스캔본 사이트는 마나토끼가 유일하지 않습니다. 토렌트, 블로그, SNS 등 다양한 어둠의 경로를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면 왜 아무도 정식으로 수입하지 않는 걸까요? 스캔본 독자들은 유료 컨텐츠에 대한 지불의사가 없어서 작품당 기대 매출이 작아서 역식(번역&식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슬램덩크와 같은 메가 히트작들을 통해서 이미 많은 수익을 올린 경험이 있는, IP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존 만화사들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저 불법 시장을 양성화할 수 있습니다. 1. 스캔본 독자들은 유료 컨텐츠에 대한 지불의사가 없어서? NO! 사실 불법 만화 독자층 중 꽤 많은 비중은 지불 의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웹툰 등 대형 웹툰/만화 플랫폼을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작품을 보고, 회당 200원 내외의 가격에 과금하는 체계에 이미 익숙해져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통계를 보시면, 불법 이용자들의 유료 지불 의사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마나토끼를 이겨라 지불의사는 있지만, 무료로도 동시에 볼 수 있다면 굳이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핵심은 마나토끼보다 빠르게 작품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마나부는 이 문제를 일본 출판사와의 직접 계약을 통한 '동시연재'의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일본에서 작품이 공개되기 전 미리 받아서 번역 및 식자 작업을 해두고,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공개합니다. 마나토끼보다 빠를 수 밖에 없습니다. 2. 작품당 기대 매출이 작아서 역식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해결해보자! 작품당 기대 매출을 극대화하는 자체 플랫폼 개발 과금을 하려면 당연히 광고 없고, 페이지 전환이 끊김 없고, 역식 퀄리티가 보장되는 쾌적한 환경에서 컨텐츠 소비가 가능해야 합니다. 만화사들은 이러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할 디지털 역량 부족으로 인해 소년점프와 같은, 주간지의 형태로 발행하다가, 이제는 네이버 시리즈와 같은 타 플랫폼을 빌려 발행합니다. 채널이 쪼개지면 당연히 과금 가능한 독자층도 분산되고 수지타산이 맞는 작품 수가 줄어듭니다. 디엔데는 마나부(mana.boo) 자체 플랫폼을 통해 일본 만화 독자층을 결집시키려고 합니다. 기술을 통한 역식 비용 절감 역식 비용은 작품을 공급할 때 발생하는 고정비입니다. 회당 유저 1인에게 과금 가능한 비용이 몇백원 수준이기 때문에 수십만원에 달할 수 있는 역식 비용 최적화는 필수적입니다. 만화에는 번역 뿐만 아니라 식자 작업이 필수입니다. 말풍선의 말만 번역하면 되는게 아니라, 작품 컷 위에 얹히는 의성어, 로고, 표지 등도 번역 및 주변부 그래픽 작업이 필요합니다. 번역의 경우, 몰입감을 깨지 않는 자연스러운 번역은 거대언어모델로 아직 풀어내기 어려워 사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요즘 생성형 AI로 식자 작업이 많이 간편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이 어색합니다. 디엔데는 모델 성능 개선 뿐만 아니라, 역식자들이 가장 작업하기 편리한 방식으로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더 많은 덕질을 위한, 행복한 덕후 세상을 만들어가다 디엔데 팀은 결국 더 행복한 덕질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불법 사이트에서 불법 토토 배너들 속에서 조금 찜찜한 마음으로 소비했던 컨텐츠를, 합법적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일정한 퀄리티로 볼 수 있게하고, 작가들이 합당한 수익을 가져감으로써 보다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는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디엔데 팀은 덕후와 비(非)덕후들도 함께 참여하는 팀입니다. 특정 장르, 작가와 같은 특이점에 매몰되지 않고 전반적인 서브컬처/덕질 씬을 키우기 위해 거시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팀이라서 투자에 마음이 기울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 해적들을 무찔러보자! 온라인 불법 스캔본 해적들을 무찌르는 항해의 시작에 함께하게 되어 설레는 마음입니다. 국내 불법 만화 사이트 뿐만 아니라, 온갖 언어로 존재하는 글로벌 해적 트래픽을 사냥하는 여정이 기대된달까요. 디엔데 팀과 송국한 대표님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Catherine
Investment_원료 업사이클링의 한계를 극복하다
Why I invested in... 시그널케어 2024년의 첫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식물성 잔재물을 식용으로 업사이클링하여 산업동물 사료로 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시그널케어입니다. 지속 가능한 농축수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의 농축수산업은 인류에게도, 지구에게도 지속 가능하지 못합니다. 가축업과 수산업은 사료 생산을 위해 농산물과 환경(토지 등) 자원을 빠른 속도로 고갈시키고, 엄청난 양의 처치가 힘든 폐기물을 생산하고,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합니다. 가축의 생산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료입니다. 사료를 무엇을 먹이는 지에 따라 생장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총 급여 사료 양을 줄일 수 있으며, 장내 미생물 환경을 바꿔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 가스를 줄일 수 있으며, 사육 방식의 변화로 사육 환경도 보다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종자 개발 혹은 사육 환경의 디지털 관리를 통한 자원 효율화 등의 방안도 있겠으나,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사료입니다. 원래 먹이던 것에서 대체하여 바로 급여하면 되니까요) 사료는 여러가지 식물/동물성 원료와 첨가제를 배합하여 만드는데, 사료 내에서도 사료 무게의 최대 70%를 단백질원이 차지합니다. 옥수수 등 곡물류에는 단백질이 부족하여 사료에 대두박, 어분 등의 자연 단백질원을 추가하여 가축이 본래 자연적으로 섭취할 단백질원의 비율을 모사하여 급여합니다. 대두박(대두를 탈지한 뒤에 남은 찌꺼기)은 가장 널리 쓰이는 식물성 단백질 첨가제입니다. 대두 자체의 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수급이 원활하나, 어쨌든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수요(개발도상국의 가축류 소비 증가, 인구 증가 등)의 성장을 공급(지구온난화로 인한 대두 생산량 감소 등)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거든요. 대체 원료 업사이클링의 문제점을 해결하다 시그널케어는 대두박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잔재물 기반 단백질 사료 첨가제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푸드 업사이클링이란 커피박, 맥주박을 비롯한 곡물 찌꺼기류 등 다양한 식물성 잔재물을 업사이클링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 잔재물들은 실제로 단백질,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발효 혹은 어떤 공정 과정을 거쳐서 특정 이로운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 예시로는 맥주박으로 사업화를 시작한 리하베스트 같은 곳이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테마의 아이템들은 사업적으로 공통적인 장점 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환경 친화적이다 장점인 듯하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환경이 구매의 제1요인인 소비자층은 매우 얇고, '버려지는 재료'로 만든 음식보다 사람들은 신선하고 맛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호합니다. 전면적인 B2C 사업을 전개하기에는 극복해야 하는 편견의 벽이 꽤 높습니다. 버려지던 재료를 쓰기 때문에 원재료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 원재료를 가공하는 데에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독창적인 원료를 업사이클링하는 것이라면 '팔리는 수준'의 식감과 맛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R&D가 필요합니다. 저는 '업사이클링' 테마로 B2C 사업에서 비즈니스적인 우위를 만드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너무나도 사고 싶게 만들거나, 같은 제품을 훨씬 저렴하게 만들어서 가격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전자는 1의 단점이 있고, 후자의 경우 많이 싸게 팔면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되려 제품을 의심합니다. 성분, 브랜딩, 가격 등 마케팅 PMF를 찾기 쉽지 않은 듯합니다. (이러한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자리를 잡은 브랜드와 기업들을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원가 절감이라는 비즈니스의 본질 시그널케어는 B2C가 아닌, B2B향 제품을 만듭니다. 사료 비용 중 20~50%의 비중을 차지하는 단백질원을 굉장히 저렴하게 대체 가능합니다.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에 집중하여 타겟 시장을 정의하여 수십억원의 주문서를 확보했습니다. 사료 배합 회사와 축사, 협동조합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친환경적 요소가 아니라, 사료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시장에도 여러가지 성능 검증 및 인증 절차상의 PMF가 있습니다. 기존에 펫푸드 공장을 운영하여 생산 관련 인증과 운영 노하우를 보유했거니와, 대표님이 원래 축가 사업에 관여해오셨기에 이러한 부분들을 수월하게 풀어나가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지속가능성, ESG, 환경 테마의 사업에 관심이 많지만, 어쨌든 투자 대상으로서는 환경이라는 테마를 떼어내고 보더라도 매력적인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싶은 편인데요, 시그널케어는 딱 그런 회사였기에 투자를 집행하게 되었습니다. 단백질 대체에서 고기능성 첨가제까지 확장 시그널케어는 고유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단백질 성분을 대체하는 것에서 나아가 가축의 면역력 강화 등의 효과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자 합니다. 화학 물질을 덜어낸 보다 건강한 사료를 업사이클링 원료로 제조하여 가축동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합니다. 특히, 파트너사들을 동원하여 얼라이언스를 복잡하게 구축하거나 규제에 의존하지 않아도, 압도적인 원가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이 시장 원리에 의해 판매됨에 따라 즉시 임팩트가 발생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큰 움직임은 큰 자본을 통해 한번에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비교적 크지 않은 규모의 시드 투자를 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작은 보폭이더라도 점진적으로 변화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회사에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ㅎㅎ 양동섭 대표님과 시그널케어 회사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Cather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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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로서의 마음가짐 (2) - 금융과 투자의 본질
금융과 투자를 대하는 제 나름의 마음가짐과 철학을 주절주절 몇 자 시리즈로 적고 있습니다. 업의 본질에 대해 고민 중인 생각의 단면을 공유해봅니다. 이전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금융의 본질: 돈이라는 서비스 어떤 업이든 결국 본질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물건 장사에 대입해보자면, 내가 파는 상품을 고객이 사고 싶게 만들고, 사용한 고객은 만족하여 다시 구매하고 싶어하고, 주변의 잠재 고객에게 이 상품의 구매를 추천하게 만들면 최고입니다.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제 업무에 대해서 수수료 혹은 투자차익 형태의 수익을 직접적으로 주는 고객은 펀드 출자자와 내가 투자한 회사의 주식을 사주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금융업, 그 중에서도 투자업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통해서만 일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내 고객이 누구인지 종종 헷갈리곤 합니다. 투자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투자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투자의 대상이 되거나, 투자 검토 관련하여 조언을 주거나, 투자한 회사의 성장을 도와주는 사람/회사 등 직간접적으로 네트워크에 의존하며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합니다. 네트워크는 늘 신뢰에 기반합니다. 소속감 혹은 유대감에 기반한 네트워크일수록 강력하지만, 좁고, 폐쇄적입니다. 제도권에서 제대로 된 라이센스를 가지고 투자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그리 많지 않고, 애초에 채용 단계에서 학력, 집안 등 여러 필터를 거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뢰 기반이 연결되는 좁은 사회인 것 같습니다. 신뢰는 개인적 연결고리(사적/업무적 경험에 의한 친분)와 더불어 간접적인 평판에 의해 형성됩니다. 협의와 광의의 고객 협의의 고객은 직접적으로 서비스(펀드 운용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주체인 LP(출자자)이지만, 광의의 고객은 이 서비스를 잘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거래 관계에 있으면서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하는 것 같습니다. 금융업은 워낙 네트워크가 좁고 여러 방면의 도움을 다양한 사람들에게 받아야하다보니, 지금 심사역으로 일하던 친구가 회사를 창업할수도, 혹은 어떤 산업 전문가가 투자사로 이직한다거나, 투자한 회사의 누군가가 출자사로 이직한다거나... 사람 앞날은 모를 일입니다. 세상을 잘 살려면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한데,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 나의 평판을 조회했을 때 결격 사유가 없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면 불쾌한 경험을 주지 않을 수 있고, 괜찮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 같습니다. 온종일 새로운 사람과 정보, 수많은 사람들의 연락에 둘러싸이다보면 이마저도 쉽지 않아서, 기본적인 예의를 모든 사람에게 갖추는 것 그 자체가 프로 의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고객에게 무엇을 파는 사람인가? 금융인은 돈을 파는 사람입니다. 약속된 조건으로 돈이 제공(입금)될 수 있도록 하며, 이 돈을 구매한 사람에게 적절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고객의 정의는 직무별로 비슷하나, 고객에게 무엇을 파는지는 구체적인 직무에 따라 상이한 것 같습니다. 투자의 본질: 수익률 금융의 본질이 고객 만족 서비스업이라면, 투자의 본질은 수익률입니다. 투자자는 스스로를 수익률로 소개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투자 수익은 리스크에 대한 보상입니다. 투자자마다 추구하는 리스크-리턴 프로필은 다르지만 어쨌든 일정 리스크 수준을 가정한다면, 그 수준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내는 것이 투자를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익률 공식 상장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어떤 자산군이든 투자 가설은 대충 이런 공식을 따르는 것 같습니다. 다만, 공식은 공식일 뿐, 스스로 얼마나 본질에 가까운 투자 가설을 세우는지는 온전히 개인 기량인 것 같습니다. (이 본질이 참 어렵습니다...) Why Now X Market Opportunity X Core Competency Why Now: 지금 투자해야 하는 이유 지금이 사기에 가장 저렴하고, 팔기에 가장 비싼가? 상장 주식처럼 매수/매도의 기회가 열려있는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이라면, 언제든 사거나 팔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큰 하락을 겪은 테슬라를 예시로 들자면, 최근의 하락이 개미 투자자들의 과매수로 인해 과열된 구간이 정리된 것이고, 전기차 보급 속도가 다소 느려졌지만 모종의 정책 내지는 제품 혁신을 통해 속도가 회복될 것이고, 이러한 시장에서 테슬라가 경쟁 우위를 지속할 요인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이 사기에 가장 저렴한 시기일 것입니다. 무튼, 사기에 적기라는 생각이 들면 즉시 호가창에 접속해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이나 실물 자산(부동산 등)처럼 유동성이 없는 투자 대상에 대해서는 매각 혹은 청산도 어렵지만 애초에 투자 기회가 제한적입니다. 무한한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슈퍼리치가 아닌 이상, 조건이나 만기가 있는 돈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자본의 특수성으로 인해 특정 순간에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왜 지금 당장 액션(buy/sell)을 취해야 하는가? 같은 투자 대상에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나중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여서 방향성을 예측하는 난이도가 매우 높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지금은 사업의 향방을 판단하기에 충분한 사업화가 진전되지 않았거나, 검증이 덜 되었을 수 있습니다. 투자 대상을 눈 앞에 두고 검토하다보면, 심리적으로 당장 투자할까(yes)? 말까(no)? 의 두 가지 선택지로 사고가 좁혀지면서 강박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때로는 maybe, but not now가 답일 수도 있다는 점을 늘 명심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 강박은 사실 훈련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답을 내려야 한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동물적인 감각에 의존하여 많은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투자자로서 이 동물적 감각을 날카롭게 유지하여 빠르게 투자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온 세상의 정보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못 되지만 개인적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간지능 같은거죠. 의사결정을 유보하는 것은 별로 좋은 습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빅데이터 학습을 위해서는 많은 사례 학습이 필요한데, 분석에 시간을 이미 쏟았다면, 투자를 직접 행동으로 옮긴 뒤 얻는 교훈과 유보하고 관찰하며 얻는 교훈은 질적으로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Market Opportunity: 매크로 변수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격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거시적 이유 거시적으로 이 투자 대상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격이 움직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객관적 요인들에 대해서는 공부를 꾸준히 해야합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곱셈으로 나오는 시장 규모 같은 숫자들이 아닙니다. (물론 시장 규모도 알아야하는 중요한 숫자입니다) 넓게는 고령화, 이민자, 환경 등 경제와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지구촌 정치/사회 문제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례 기반으로 사고를 넓게 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고 전이 (transfer of critical thinking skill) 개인적으로 '사고 전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한국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들에서 널리 쓰이는 제품이나 향유되는 문화가 한국에도 전파될 가능성이 높겠죠. 다만, 문화적 특수성이나 경제 여건의 차이 등으로 인해 전파가 영영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지금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건(특정 시장의 성장, 유사 기업의 성장 전략, 혹은 기업 전략과 별 상관 없어보이는 삼국지의 일화 등)에 빗대어 무언가를 이해하는 것은 예측력을 의미있게 높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충분히 많은 사례를 알아야겠죠. 감히 언급해보는 투자의 '본질' 투자의 결과는 수익률이라는 숫자로 요약되지만, 그 본질은 세부적인 숫자에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디테일은 과감히 생략해내고 본질적인 큰 그림을 보는 것이 혜안이자 큰 투자자의 안목인 것 같습니다. 결국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 방향을 이해하려면, 인간이 어떤 본성과 욕망을 가진 존재인지 이해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 같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웬만한 불경기에도 비싼 아이폰은 잘 팔립니다. 애플이 여타 스마트폰 제품들보다 평균적으로 10% 비싼지 12% 비싼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아이폰을 사면서 어떤 욕구를 충족하는지입니다. 브랜드에 대한 팬심, 사치재에 대한 허영심, 혹은 사치재가 아닌 필수재라는 인식 등... 결국 큰 트렌드를 움직이는 건 이런 욕망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매크로 변수는 사실 가장 마이크로한 사람들 한명 한명의 마음에서 시작한다니, 적어놓고 보니 모순되는 듯한 말이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Core Competency: 대상 자산 자체의 경쟁 우위 이 상품이 가지는 고유의 매력 같은 시장 기회를 가지는 투자 상품이 여러가지 있는데, 굳이 이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이 상품이 가지는 특수성, 고유의 매력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혹은 구매력이 우수한 거래 상대방(테넌트, 고객사, 구매처 등), 특약사항, 스타트업이라면 팀 같은 것이 해당되겠습니다. 앞서 언급된 투자 기준이 주관적이지만, 이 경쟁 우위 부분이 실제 투자 여부에 있어서 티핑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이 시장에 투자해야 하는데, 굳이 '너'여야 하는 로맨틱한 요소거든요. 물론 이 시점에 이 시장에 투자하고 싶으나 유일한 옵션일 때에는 로맨스 없는 정략 결혼(?)일수도 있습니다. 시장도 시장이지만,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불황을 이겨내는 전략, 혹은 호황에서도 망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온전히 기업의 역량이자 리스크입니다. 사람/팀, 조직문화, 팀 히스토리, 지배구조 등 규격화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면서, 경험을 통해서만 알아갈 수 있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이 다음 글에서는 투자를 잘하기 위한 방법과, 스스로 느끼는 업의 한계에 대해 또 주절주절 적어보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당신은 프로진지노잼러의 넋두리를 읽어준 무척 고마운 분입니다.
Cather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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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트렌드 톺아보기: Food(食) - 2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Trend 5. 대체 단백질 대체 육류, 대체 수산물, 대체 달걀 등 다양한 단백질원에 대한 대체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편의상 대체육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식물성 재료(plant-based) 등 대체 재료를 가공한 대체육: 지구인컴퍼니(언리미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보통 콩이나 버섯을 활용하여 식감, 질감, 물성을 고기와 유사하게 가공한 뒤, 조리 및 양념이 된 상태로 가열하기만 하면 섭취 가능하게 유통됩니다. 공장에서 세포를 배양한 배양육(lab-grown meat): 실제 육류(단백질원)의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경우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미국 두 군데의 국가에서 판매가 허가되고 있습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려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안정성 관련 검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왜 대체육 시장이 성장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마케팅적으로는 제일 먼저 환경 이슈가 떠오릅니다. 탄단지 중 단백질이 생산하는 데에 가장 많은 에너지가 투입됩니다. 특히 축산업, 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축이 생산하는 메탄 가스, 비효율적인 사료 흡수로 인한 에너지 낭비, 수자원 고갈로 인한 해양 산성화 등)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서 육류 섭취가 줄어들면 좋겠지만, 인류는 생존을 위해 단백질원이 필요합니다. 사실 환경을 생각하면 식물도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아보카도, 아몬드, 커피 같은 것이 있습니다. 환경 문제를 마케팅적으로 잘 풀어내면 매력 있는 대체 아이템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체육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생산 단가입니다. 초기에는 비건, 환경론자 등 가치소비자들이 맛이 좀 덜하고, 가격이 비싸도 소비해줍니다. 물론 단백질 시장이 수백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이들의 열렬한 소비만 이끌어내는 브랜드를 만들어도 사업이 커질 수 있지만, 대중 소비자층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맛있고, 싸게 만들어야 합니다. (참 단순합니다) 치킨, 패티, 미트볼 등 재료 본연의 맛이 도드라지는 여러가지 가공대체육을 먹어봤을 때 여전히 저는 맛이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약간 질겅한 식감과 가려지지 않는 이질적인 냄새가 있거든요. 먹을만은 하지만 가격은 일반 고기보다 비싸고, 일반 고기가 여전히 더 맛있습니다. 식품공학상 현재의 맛 수준이 한계치인지, 혹은 R&D 투자에 따라 정률로 개선 가능한지 정말 궁금합니다. 대체육 자체의 맛이 두드러지는 B2C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것보다, 저렴한 단가 + 물성 모사를 통해 맛이 많이 가려지는 가공 식재료 시장을 타겟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어묵(생선살), 크래미(게살), 베이킹(난백), 소스(분쇄육) 같은 것이 떠오르네요. 다만 이러한 가공식품 밸류체인은 매우 효율적이라서, 단가를 맞추는 난이도가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대체 난백/계란을 사업화한 사례로는 비건 디저트 브랜드 널담(조인앤조인), 메타텍스쳐 등이 있습니다. 키워드3. 간편화; 대충 먹자 Trend 6. 간편 소포장 / 밀키트 1인가구로서 식생활에서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은 신선 식품의 포장 단위입니다. 신선식품(과채류, 육류, 유제품류)은 여전히 최소 포장 단위가 커서 유통기한 안에 소비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콜드체인 배송 인프라가 거의 완벽하게 효율적으로 구축되어 콜드체인을 별 배송비 부담 없이 누릴 수 있게 되었으나 최소 판매 단위의 문제는 해결이 잘 안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 밀키트 시장입니다. 고기, 야채가 소분 포장되어서 양념과 같이 들어있습니다. 푸드 ODM이 이미 워낙 잘 갖춰져있어서 손쉽게 신제품을 기획할 수 있고, 셀럽 혹은 IP를 활용한 마케팅도 용이해서 연 20% 이상 고성장하고 있습니다. (간편) HMR/레토르트 > 밀키트 >>> 재료 사서 직접 요리 (건강) 간편함과 건강함은 정직하게 반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밀키트는 재료를 추가하거나 소스를 가감하는 등 DIY 커스텀이 가능한 절충안이라서 건강을 살릴 수 있는 요소가 많음에도, 건강보다는 유사 레토르트 식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실제로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밀키트 시장규모가 국내 기준 5천억원 내외라고 합니다. 재료 소분 판매의 개념에서, 특정 재료를 가감해서 판매한다거나, 유기농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밀키트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건강식을 추구하는 소비자층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사실 그냥 제가 이런거 먹고 싶다는 뜻일수도..) Trend 7. 편의점 사랑 한국에 편의점이 얼마나 촘촘하게 많은지, 인구 1천명당 편의점이 1곳 있다고 합니다. 일본이 약 2천명당 1곳이라고 하니 일본보다 밀도가 두배 높습니다. 가맹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신규 점포 출점을 지속해야 외형 성장이 크게 일어나는 특성상 점포 수를 늘려야하다보니, 점포는 소형화되고 동일 상권 내 자리싸움은 더욱 치열해집니다. 결국 점포당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생활서비스와 제품군을 추가해야만 합니다. 외식 고물가 시대에는 편의점만큼 저렴하게 끼니를 때우거나(도시락, 삼각김밥, 라면 등), 소소한 사치(수입맥주, 디저트, 몇천원대 유행)를 누릴만한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연세우유크림빵 아세요? 2022년 씨유의 PB 역작이자 2023년 씨유가 편의점 업계 1위를 수성하는 데에 엄청난 기여를 했습니다. 이 크림빵으로 연세우유 매출이 수백억원 늘었다고 합니다. 물론 로또같은 사례이지만, 편의점이라는 전국 단위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파급력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편의점은 접근성, 가성비, 가심비, 간편함을 모두 갖췄기에 초기 F&B 브랜드라면 중요하게 고려하거나 타겟할만한 채널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워드4. 고급화 Trend 8. 소스, 향신료 시장의 성장 음식의 맛을 가장 쉽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소스입니다. 2023년 국내 소스 시장 규모가 3조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한국 소스/양념장들이 해외에서 유행한 덕택도 있지만, 샐러드 같은 서양식 식문화 확산으로 인한 소스 소비의 증가, 불닭소스와 같은 신흥 스테디셀러 소스들의 성장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신흥 스테디셀러 소스는 분명 등장할 것입니다. 경영학 마케팅 서적의 표본 '연두', 불닭소스, K-조미료 김치시즈닝와 같은 신규 카테고리를 만들만한 조미료가 무엇이 있을지 늘 고민 중입니다. 하지만 트렌드와 무관하게, 테크와 생산 인프라를 통해 개선할 여지가 많은 시장이기도 합니다. 향 기술? 소스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핵심은 향입니다. 향을 보다 오래 보존하거나, 분말 형태로도 오래 보존이 가능하게 하거나, 향 자체를 추출 단계에서 극대화하는 기술이 있다면 수요가 정말 많을 것 같습니다. 특수채소/특수작물 생산 인프라? 허브류(바질, 고수)는 생산량과 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무게당 가격이 비싸고, 선도가 굉장히 중요하고, 국내에서 규모있게 생산하는 농장이 몇 군데 없는 고부가 작물입니다. 도심 스마트팜에 가장 적합한 작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Trend 9. 파인다이닝 코로나 때 오마카세가 한창 뜨다가 불경기에는 잠잠합니다. 캐치테이블 앱 들어가면 심심찮게 타임세일과 무료 콜키지 혜택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다들 여행다니느라 정신이 없지만, 밥 한끼에 20-30만원을 지출해본 경험을 통해 파인다이닝 자체에 대한 장벽 자체는 낮아진 것 같습니다. 코스 파인다이닝은 인건비가 많이 들고, 재료비도 많이 들고, 고객 회전율도 낮은 요식업입니다. 재료대나 다른 비용을 줄이면 맛이 변하고 귀신같이 손님이 줄어듭니다. 저는 파인다이닝이 예술과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하러 젊은 애들이 파인다이닝 찾는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파인다이닝에서 리텐션이 발생하는 주요 고객은 법카 손님과 미식가들입니다. 셰프와 엔터테인먼트 대중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은 모두 엔터테이너입니다. 음식을 주제로 하지 않는 다양한 예능 활동에도 참여하거나, 자극적인 소셜 미디어 운영을 통해 '유명한데 본업은 셰프'인 사람으로 포지셔닝하게 됩니다. 셰프라는 IP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제약(식당 방문), 시간적 제약(예약), 그리고 가격적 부담(고가의 식사)까지 감내해야하기 때문에 본업의 와우포인트(음식)를 통해 대중적으로 유명해지는 건 정말 난이도가 높습니다. 솔트배(본명 누스레트 괵체) 다들 아시죠? 사적으로나 식당 경영자로서나 구설이 많지만 어쨌든 유명한 퍼포먼스와 독특한 캐릭터로 인스타 팔로워만 5300만명에 달하네요. 2022년에 문을 열었던 런던의 매장은 첫 3개월 매출이 거의 100억원에 달했다고 하니 셀럽 효과만한 마케팅이 없긴 합니다. 미디어를 위한 파인다이닝? 최근에 신기하게 본 파인다이닝입니다. 신사동에 위치한 카니랩이라는 곳인데요, 미디어 아트와 크랩 코스 요리를 결합했다고 합니다. 1인당 28만원으로 가격이 살벌합니다. 파인다이닝에 지출을 좀 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라면 한번쯤 가볼만한 (인스타 가능한) 미디어적인 요소와 가격대인 것 같습니다. 파인다이닝을 영화와 결합한다거나, 미디어 혹은 색다른 경험과 함께 제공하는 시도는 계속 있어왔는데, 결국 본질인 맛과 서비스를 잃지 않는 가운데 재미있는 경험을 덤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출처 중간중간 링크로 출처를 달아놓았습니다. 출처가 없는 내용은 제 의견입니다. https://brunch.co.kr/@yeonjoola/25 https://greenium.kr/greenbiz-industry-cultured-meat-10-years%E2%91%A0-five-milestone/
Catherine
2024 트렌드 톺아보기: Food(食) - 1
미식과 요리, 다이어트를 사랑하는 투자자가 주관적으로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톺아봅니다. 제 마음대로 끄적인 글이니 그러려니 해주세요. # 과학적 식이 밸런스 Trend 1. Dietary Science 요즘 다이어트씬의 최고 화두는 혈당입니다. 혈당은 같은 칼로리를 먹더라도 몸에서 지방으로 축적되는 시간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비침습형으로 간편하게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보니, 식단별 혈당 실험 같이 혈당을 주제로 한 컨텐츠들이 바이럴되고 있고, 이를 활용한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출시되었습니다. https://glucofit.co.kr/ 새로운 데이터는 새로운 컨텐츠이자 시장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바디를 좋아합니다. 인바디는 식단+운동을 통한 변화를 정량적인 결과물로 제시하여 일종의 보상으로 작용하며, 재미없는 식단과 운동을 지속할 동기를 부여합니다. 또한,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전문가 프로그램(=체형관리, PT)을 운영할 수 있게 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습니다. 유사한 흐름으로는 유전자 분석 기반 식단 추천도 있는데, 유전자 분석은 여러 번 할 이유는 없기에 일회성 마케팅 툴로 소모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다 객관적(혹은 객관적/과학적 '느낌'을 주는) 근거에 기반하여 자기 몸을 지속적으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운동과 식단을 수정하는(=소비습관을 바꾸는) 트렌드는 지속될 것 같습니다. 체성분 측정기, 혈당 측정기, and what's next? → 원리가 많이 복잡하지 않으면서, 과학적 근거가 있는 'XX 다이어트' 중 'XX'를 실시간 혹은 짧은 기간 단위로 개인이 측정할 수 있는 기기 Trend 2. Low sugar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스테비아와 같은 대체 감미료의 시대입니다. 천연 재료 추출물들이라서 상대적으로 거부감도 덜하고, 단맛은 나는데 칼로리가 1/10 혹은 그 이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알룰로스를 가장 좋아합니다. 베이킹이나 요리에 있어서 올리고당이나 설탕과 조리 방법 및 섭취 용량이 동일하고, 에리스리톨 대비 씁쓸한 맛 같은 것이 가장 적습니다. 음료, 간식, 디저트, 소스류, HMR 등 대체당은 거의 모든 분야에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마이노멀(알룰로스 제품 판매), 무화당(저당 식품/소스류 제조 판매), 라라스윗(저당 아이스크림), 스키니피그(저당 아이스크림) 등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대체당 인지도가 높다보니 대체당류 자체에 대한 트래픽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대체당 자체가 비싸지 않고 레시피 연구 난이도도 낮다보니, 선발 업체들의 검색량은 오히려 하향 추세입니다. 대기업 및 중견 식품업체에서 이미 레시피 연구 뿐만 아니라 시설 투자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가지는 유사 제품을 많이 출시한 슈퍼 레드오션입니다. 대체당은 앞으로 마케팅 포인트가 아니라, "100% 자연식" 웰니스를 추구하는 식품류가 아니고 원가 상승분을 감내할 수 있는 가격 범위 안에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라면 반드시 사용해야만 하는 재료가 될 것임 Trend 3. High protein & Low carbs 키토제닉, 저탄고지는 저당과도 밀접하게 연결되는 트렌드입니다. 탄수화물 재료들을 곤약과 같은 수분 많은 재료+응고제로 제형을 모방하여 대체하거나, 식감을 위해 치커리추출물과 같은 식이섬유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지방과 단백질로 대체할 수 있는 식재료들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밀가루 대신 아몬드가루를 활용한 키토 베이킹이 인기이고, 요거트에서 유청(주로 유당)을 분리한 그릭요거트 섭취가 늘어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릭요거트는 유행을 탄지 오래됐죠? 그릭데이, 베어그릭스 등 여러 브랜드들이 이 트렌드를 타고 성장했습니다. 꾸덕함을 조절하여 요거트처럼 먹거나, 크림치즈 대용 스프레드로도 먹을 수 있어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사실 그릭요거트는 칼로리가 높아서 다이어트에 적합하지 않지만, 건강한 느낌을 주는 마케팅이 다이어터들의 눈길을 끄는 성공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스프레드/드레싱 형태라던가, 제형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트렌드를 아직 타지 않은 식재료는 무엇이 있을까? 단백질 첨가를 위해서는 분리유청단백질, 분리대두단백질 분말을 일반적으로 활용합니다. 순도가 높고 저렴하고, 물에 타면 우유와 비슷한 끈적한 제형이 구현되고, 비린 맛은 향료로 쉽게 잡을 수 있어서 단백질 쉐이크, 단백질바, 단백질 빵, 프로틴워터를 비롯한 단백질 첨가 제품에는 늘 들어갑니다. 그냥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는 예전에는 거의 닭가슴살을 찾았는데, 이제는 닭안심, 돼지안심 등 좀더 다양한 정육 제품을 찾고, 이에 특화된 온라인 정육점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근육을 찌워야 하는 바디프로필이 유행하면서 단친자들을 위한 다양한 레시피가 만들어지고 손쉽게 공유되면서 소비 트렌드도 다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단친자(단백질에 미친 자)가 되는게 이렇게 쉽고 저렴하다니요. 좀더 저렴한 단백질원은 없을까? → 대체 소재에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까? # 환경 Trend 4. 책임 소비 한때 공정 무역(fair trade) 커피가 화두였던 적이 있습니다. 커피 원두 생산에 저개발국가의 노동력이 착취되기 때문에 일정 이상 마진을 주고 원두를 구매하는 컨소시움 같은 것이었습니다. 공정 무역 컨셉은 여러가지 논란에 휩싸이다가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정말 환경과 사회에 이로운가?는 가치관이 개입되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이 환경과 사회에 이로운 소비를 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마케팅의 영역입니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자기 모습을 보는 것'이니까요. 요즘은 공정/사회 테마보다는 환경이 화두입니다. 유통 과정에서의 탄소 발자취를 줄일 수 있는 로컬 농산물/산지직송 식품 소비, 기존에 버려지던 식품의 상품화 정도가 생각나네요. 최근에 개인적으로 잘된다고 생각하는 신선식품 커머스, 프랜차이즈들은 로컬, 산지직송 테마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산지직송 커머스를 통해 최저가 구매가 가능한 미스터아빠, 로컬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를 연결하는 반찬 프랜차이즈 도시곳간처럼 말입니다. 미스터아빠의 컨셉은 최저가, 도시곳간의 컨셉은 모던/프리미엄으로 타겟층이 다르지만 로컬 테마는 공유합니다. 2024년에도, 앞으로도 한동안 주목받을 테마는 못난이 농산물입니다. 통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과채류가 맛은 양품과 비슷하지만 생김새때문에 버려집니다. 어글리어스는 이러한 책임 소비를 추구하는 소가구 젊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잘 타겟한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책임 소비라는 마케팅 프레임을 쓰고 있지만, 사실 결국 기존에 과채류를 '다양하게' 섭취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의 과채류 소비를 늘리는 신규 수요 창출인 것 같습니다. 종류별 못난이 농산물의 생산량을 농가별로/계절별로 등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품목별 공급량이 일정하지 않은데, 선도의 문제로 재고기간은 제한적입니다. 못난이 농산물 카테고리가 아닌, 특정 농산물 단위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여, 해당 분야의 농가 협약를 통해 품목 단위의 공급자를 확보하는 것(=규모의 경제)은 괜찮은 전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때 쥬씨(과일 주스 프랜차이즈)가 못난이 과일로 원가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맛이 정말 양품과 동일하다면, 어차피 주스로 갈아버리니 모양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다만 못난이 농산물을 여러차례 구매해보니, 모양이 맛과 연관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소비자 인식 개선, 수요 발굴보다도 근본적인 문제들은 품질 관리, 수요 예측 등 기술로 풀어내야겠죠. 출처 https://www.atfis.or.kr/home/pdf/view.do?path=/board/202311/e7c37320-256a-4c57-926d-94fb1de1f76f.pdf https://www.atfis.or.kr/home/pdf/view.do?path=/board/202311/3eac3ffa-6bea-453d-a833-319e6bf3c265.pdf https://www.foodbank.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414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38513 https://retailtalk.co.kr/Issue/?idx=17225490&bmode=view
Cath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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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로서의 마음가짐 (1) - 조금 개인적인 커리어 회고
2024년을 맞이하면서 저는 6년차 금융인이 되었습니다. 수십년 업에 종사해온 기라성 같은 분들이 워낙 많이 계시기에 투자의 철학을 논하기에는 꼬꼬마지만 그래도 한번쯤 금융과 투자라는 업을 대하는 제 나름의 마음가짐과 철학을 정리해볼만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0. Buy-side Investor vs. Sell-side Analyst 어쩌다보니 짧게나마 바이사이드와 셀사이드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투자자로서의 애티튜드를 배우기에 교훈적인 경험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 2년은 소위 셀사이드(sell-side), 직접 투자를 하는 주체가 아닌, 투자를 하는 주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했습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상장주식 펀드매니저 및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상장기업분석 서비스(보고서 작성, 세미나 진행)를 하는 일을 했습니다. 애널리스트를 보조하는 연구원 역할을 주로 하다가, 스치듯이 직접 애널리스트라는 직업도 겪어봤습니다. 1. 좋아하는 일과 해야하는일 저는 솔직히 상장주식 투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상장 시장에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숫자가 정말 많은데,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너무 몰랐기에 정보의 과부하로 인해 일이 굉장히 피로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건 산업과 기술 동향을 분석하고 컨텐츠를 생산하는 일이었는데, 사실 셀사이드의 본질은 시장 플레이어들을 설득하는 논리를 발굴해서 그들에게 뭔가를 파는(sell) 일이죠. 좋아하는 일과 해야하는 일이 많이 달랐기에 오래 버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제가 썼던 보고서들을 읽으면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타겟이 되는 독자(투자자)가 읽고 싶을만한 내용이 아닌, 제가 흥미롭게 생각한 요소들을 위주로 적었거든요. 당시에는 무엇을 해야하는 지 잘 모르는 채로 절대적인 업무량에 치여서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심플하면서도 당연한 업의 본질을 되려 등한시했던 것 같습니다. 이조차도 물론 핑계지만 말입니다. 다음 글에서 후술하겠지만 모든 업의 본질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2. 시장은 곧 사람이다 금융시장에서 애널리스트의 역할은 다양한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서, 혹은 데이터를 통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누구보다 열심히 파악하는 소리통입니다. 나아가 독창적으로 그 흐름을 읽어서 향후 시장/가격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합니다. 호가창의 호가는 모두 시장 참여자 한명 한명입니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사람, 알고리즘, 봇 무엇이든 간에 계좌의 호가를 넣는 주체는 존재합니다. 시장은 해당 상품을 매매하는 데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는 사람들이 적정 가격과 향후 가격의 방향성에 대해 각기 다른 가설을 가지고, 호가창에서 치열하게 다투면서 형성됩니다. 시장은 다양한 사람들의 각기 다른 의견, 논리적인 투자 가설, 비이성적 직관, 그리고 욕망으로 이뤄진 유기체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석적으로 접근해서 얻을 수 있는 통계적 발견보다,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할 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혹은 저 자신에게도 와닿는 통찰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아니라서 충분히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지도 못할 뿐더러, 사람들은 분석적인 이야기보다 마음에 와닿는 한줄의 설명에 더 쉽게 동합니다. 다음 글에서 후술하겠지만 금융의 꽃은 '설득'이라고 생각합니다. 3. 수익률을 책임지면서 비로소 배운 것들 그 다음 바이사이드(buy-side)로 이직해서 직접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을 했습니다. 초기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탈에서 심사역으로, 딜 소싱, 투자 의사결정/실무, 펀드 사후관리를 4년째 담당하고 있습니다. 성과-보상 시스템의 중요성 사실 리서치는 완전히 셀사이드라고 부르기에는 좀 애매한 포지션입니다. 국내에서는 리서치 서비스가 기관/개인 주식 중개 영업의 패키지처럼 제공되며 그 자체로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수익에 얼마나 기여하는 지에 대한 성과 지표가 다소 모호합니다. 그래서 더욱 무엇을 해야하는 지 혼란스러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바이사이드로 이직하면서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의 소재가 명확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투자 실무를 담당한 기업들은 대부분 제가 고유의 투자 가설을 가지고, 제가 직접 소싱해서 투자했으며, 투자에 대한 수익률이 오롯이 제 성과로 인식됩니다. 투자의 결과로는 회수 수익, 회수 기간과 기간 수익률이라는 명백한 성과 지표가 있습니다. 성과 지표가 명확하고, 보상 체계와 성과와 적절히 연동되며, 성과를 직원이 스스로 낼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손쉽게 동기부여가 됩니다. 성과-보상 측면에서 동기부여에 최상의 환경이 갖춰진 것은 사실이지만, 솔직히 직업적 생존을 위해 스스로의 수익률을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이 더 큰 몫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제서야 비로소 투자의 본질, 투자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finance)과 투자(investing)의 차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원론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판매 수익: 제품/서비스의 생산/유통에 들어가는 유무형의 원가를 투자한 뒤, 이를 고객에게 판매하여 (판매가-원가)의 차익을 얻는 것 자본 차익: 상품을 매수한 뒤, 상품의 가격이 올랐을 때 제3자에게 매도하여 차익을 얻는 것 이자 수익: 원금을 투자한 뒤, 원금에 대한 이자 수익을 수취하는 것 흔히 투자를 생각할 때 자본 차익을 생각하는데, 실은 돈을 벌기 위한 모든 행위는 항상 자본 '투자'를 요구합니다. 물건을 떼다 팔든(판매 수익), 주식 투자를 하든(자본 차익), 채권을 구매하든(이자 수익) 말입니다. 광범위한 맥락에서 투자는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반면에, 금융업은 '돈'을 다루는 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입니다. 자기 자본을 운용하여 투자 수익을 내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자본을 누군가에게 수수료를 지불한 뒤 위탁하여 운용하고, 자본을 운용하는 사업자는 거래를 중개하는 브로커 혹은 거래소에 수수료를 지불하며, 여러가지 정보 서비스들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금융은 투자라는 행위를 중심으로 하되 명확한 고객이 있는 서비스입니다. 투자(investing)는 철학적 질문이자 행위이고, 금융(finance)은 서비스업입니다. 투자자로서는 자기만의 철학(philosophy)을 가져야 하고, 금융인으로서는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mindset)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하는 금융인의 역할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외부 출자자(LP)를 통해 자금을 모아 펀드를 결성하여 이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합니다. 펀드를 활용한 투자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두 가지입니다. LP를 모아 펀드를 결성하여 운용 수수료를 수취함 → 기 출자 LP 및 향후 잠재 LP를 대상으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 (금융) 펀드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투자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에 대해서 자기 몫으로 가져감 →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 달성 (투자) LP의 니즈는 복합적입니다. 수익률 높은게 최고이지만, 가령 법인이라면, 특정 분야에 투자하고 싶은데 본인들이 전문성이 없기에 전문성 있는 운용 기관을 찾는 등, 어쨌든 금융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기에 어쨌든 본인들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구매하려고 합니다. 투자하는 금융인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어느정도 잘 해야 하지만, 투자를 최고로 잘하는 것이 생존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복합적인 LP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여 좋은 투자 상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위의 1번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2번의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투자를 어느정도 잘 하는 사람을 고용해서 해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금융인으로서의 커리어패스와 투자자로서의 마음가짐은 궤를 같이 하나, 분명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금융과 투자의 본질, 시장과 수익률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Cath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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