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투른 사랑
불운한 사람들 어쩌면, 만나지 말아야 했던 걸까요? 우리의 만남은 그 자체로 불운한 것일까요. 인연은 고유의 주파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태초에 불협화음이었지만 아주 잠시, 자기장이 평소와 달리 틀어져 황홀한 이상 시기에 만났나봅니다. 서투른 시기, 지나야만 했던 그 때 우리는 서로가 낯설고 미숙한 영혼들이었습니다. 나와 전혀 다른 주파수를 처음 마주했고, 파동을 조율하는 데에 서툴렀습니다. 새로움 속에서 서투르게 갈피를 잡던 순간도 있었지요. 잠시 그 파형이 서로에게 행복으로 일치할 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 찾아왔고, 그렇지 못한 때는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 너무 많은 상처가, 같은 자리, 서로 다른 자리에 쌓였습니다. 어떤 자리는 감각을 잃을 만큼 굳은 살이 배었고, 다른 자리는 뼛속까지 깊숙이 칼이 들어와 상흔을 남겼습니다. 우리의 관계는 이 굳은 살과 흉터 위에, 딱딱한 바닥 위에 서있습니다. 그런 고통 속에서 이따금씩 찾아온 황홀경은, 적어도 나에게는 귀한 행복이었답니다. 우리는 왜 이 힘든 사랑을 지속할까, 그에 대한 답은 작고 소중한 추억들 말고 더 있을까요. 바보같은 노래를 읊조리며 천연히 시간을 순행하던, 그 모든 순간이 나에게는 추억입니다. 그래도 함께 무언가를 기약할 수 있다면 낯선 주파수 때문이었을까요? 우리네들의 삶은 처음 그 이상 주파수 상태에서 계속 추락했습니다. 기약 없는 자유 낙하가 시작되었고, 우리는 여전히 끝없는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나는 더 이상 당신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운명이 허락하는 시간의 범주 내에서, 당신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내어줬습니다. 내 집, 당신의 집, 모두 폐허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동등한 위치에서 거래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가장 힘든 순간에 믿고, 손을 내밀었던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사뭇 다른 사람입니다. 하지만 나는 상처로 만신창이가 된 겉모습 뒤로 숨은, 하얗고 따뜻한 영혼을 알고 있습니다. 화려하게 타올랐던 진실된 열정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