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의 근황
2024년 5월의 근황을 블로그에 남겼었네요. 2025년 5월의 근황도 기념으로 남겨봅니다. 작년의 5월은 페이퍼워크로 바빴고 다시는 그렇게 바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네요. 일년이 지난 지금, 저는 그때보다 더 바쁘게 지내지만 어느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자아의 성장을 거친 것 같습니다. 인생 창업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진짜로 '창업'을 했습니다. 제가 대표인 회사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프리랜싱을 겸하는 직장인이었지만, 이제는 떳떳하게(?) 조그마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창업을 오랫동안 준비하거나 꿈꾼게 아니었습니다. 2월에 몇가지 충동과, 사연들이 겹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헌데 어쩔 수 없이 한 번은 창업했어야 하는 팔자인 것 같습니다. 이제 사회생활 7년차라니, 스스로 소름돋지만, 사실 웬만한 직장인들이 슬슬 창업하는 연차이기도 합니다. ability-to-product fit을 찾는 데에 첫 2개월을 썼고, 이제는 어느정도 product의 형태를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원래도 사무실에 붙어있지 못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일을 했고, 개인적으로 세일즈도 계속 해왔기 때문에 사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되긴 합니다. Think-Do-Learn-Iterate 저는 생각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Think에서 Do로 잘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특히 심사역 시절에는 거창한 아이템을 떠올리는 것이 습관이었고, 본업으로 인해 Do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보니, 생각만 둥둥 떠다녔습니다. 오히려 이 많은 생각들을 나 대신 잘 실행하는 창업팀을 찾아다녔습니다. 그 아이디어를 나보다 잘 할 수 있는 인프라와 역량을 가진 사람에게 투자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사업은 하고 싶은데 리스크는 지기 싫은 안일한 생각이었던 거죠. 린 스타트업 방법론 같은 것을 떠나서 그냥 가장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사업인 것 같습니다. 작게 시작해서, 반응을 보고, 감을 잡고, 그 다음 번에도 작게 또 해보고, ... 이러면서 일을 키울 확신을 얻을 때까지 반복하면 됩니다. 초기 단계의 사업은 비용을 덜 쓰면서 유의미한 시장 검증을 여러번 해내려는 싸움입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수요를 잘 만나면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아니면 망하기도 합니다. 행운도 실력입니다. 찾아왔을 때 알아보는 것도 실력, 그 행운을 감당해내는 운영 시스템이나 조직을 키우거나, 그 순간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는 것도 실력입니다. 사업은 행운과 실력이 다 필요합니다. 그간 스타트업은 성장율로 정의된다고 이야기해왔는데, 사실 잘 된 사업을 사람들이 스타트업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스타트업이 되고 싶네요. 프리랜서에서 팀으로 무엇보다도 이제 진짜 사업을 한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채용을 하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자그마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고, 먹여살려야 할 식구들이 늘어나면서 어깨가 조금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늘 거의 혼자 일해왔습니다. 프리랜싱을 할 때도, 심사역을 할 때도, 그 전에 증권사를 다닐 때도, 저를 매니징하는 사람도 없었고, 제가 매니징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저에게 리더쉽을 어필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저는 늘 시스템 속에서 자기 이익에 맞게끔 동기부여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협업에 무척 서툰 사람인데, 고마운 보좌진 덕분에 협업과 위임, 매니징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 모난 점을 품어주면서 배울 것이 많은 사람들을 곁에 두어서 행복합니다. 사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좋은 사람들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4월에는 두 명이었던 세렌디스트를 연말에는 열 명으로 키우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사람을 참 어려워했는데, 대표도 직업이고 리더쉽도 연습입니다. 결국 구성원들이 지속가능하게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자 고민하다보면 좋은 시스템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일 무서웠던 펀딩, 정면돌파 저는 나이 30살에 펀딩을 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누가 나를 믿고 돈을 맡길 수 있을까, 같은 의심인거죠. 실행으로 옮기기 전의 의심은 쓸데없는 걱정이고, 항상 처음이 가장 어렵습니다. 일단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도, 시작을 어떻게든 하기만 하면, 뭔가 배우고, 그 다음 실행을 어떻게 해야할지 단초를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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