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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ture Investor
Investment_원료 업사이클링의 한계를 극복하다
Cath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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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I invested in... 시그널케어
2024년의 첫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식물성 잔재물을 식용으로 업사이클링하여 산업동물 사료로 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시그널케어입니다.
지속 가능한 농축수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의 농축수산업은 인류에게도, 지구에게도 지속 가능하지 못합니다. 가축업과 수산업은 사료 생산을 위해 농산물과 환경(토지 등) 자원을 빠른 속도로 고갈시키고, 엄청난 양의 처치가 힘든 폐기물을 생산하고,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합니다.
가축의 생산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료입니다. 사료를 무엇을 먹이는 지에 따라 생장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총 급여 사료 양을 줄일 수 있으며, 장내 미생물 환경을 바꿔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 가스를 줄일 수 있으며, 사육 방식의 변화로 사육 환경도 보다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종자 개발 혹은 사육 환경의 디지털 관리를 통한 자원 효율화 등의 방안도 있겠으나,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사료입니다. 원래 먹이던 것에서 대체하여 바로 급여하면 되니까요)
사료는 여러가지 식물/동물성 원료와 첨가제를 배합하여 만드는데, 사료 내에서도 사료 무게의 최대 70%를 단백질원이 차지합니다. 옥수수 등 곡물류에는 단백질이 부족하여 사료에 대두박, 어분 등의 자연 단백질원을 추가하여 가축이 본래 자연적으로 섭취할 단백질원의 비율을 모사하여 급여합니다.
대두박(대두를 탈지한 뒤에 남은 찌꺼기)은 가장 널리 쓰이는 식물성 단백질 첨가제입니다. 대두 자체의 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수급이 원활하나, 어쨌든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수요(개발도상국의 가축류 소비 증가, 인구 증가 등)의 성장을 공급(지구온난화로 인한 대두 생산량 감소 등)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거든요.
대체 원료 업사이클링의 문제점을 해결하다
시그널케어는 대두박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잔재물 기반 단백질 사료 첨가제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푸드 업사이클링이란
커피박, 맥주박을 비롯한 곡물 찌꺼기류 등 다양한 식물성 잔재물을 업사이클링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 잔재물들은 실제로 단백질,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발효 혹은 어떤 공정 과정을 거쳐서 특정 이로운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 예시로는 맥주박으로 사업화를 시작한 리하베스트 같은 곳이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테마의 아이템들은 사업적으로 공통적인 장점 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1.
환경 친화적이다
장점인 듯하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환경이 구매의 제1요인인 소비자층은 매우 얇고, '버려지는 재료'로 만든 음식보다 사람들은 신선하고 맛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호합니다. 전면적인 B2C 사업을 전개하기에는 극복해야 하는 편견의 벽이 꽤 높습니다.
2.
버려지던 재료를 쓰기 때문에 원재료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
원재료를 가공하는 데에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독창적인 원료를 업사이클링하는 것이라면 '팔리는 수준'의 식감과 맛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R&D가 필요합니다.
저는 '업사이클링' 테마로 B2C 사업에서 비즈니스적인 우위를 만드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너무나도 사고 싶게 만들거나, 같은 제품을 훨씬 저렴하게 만들어서 가격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전자는 1의 단점이 있고, 후자의 경우 많이 싸게 팔면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되려 제품을 의심합니다. 성분, 브랜딩, 가격 등 마케팅 PMF를 찾기 쉽지 않은 듯합니다. (이러한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자리를 잡은 브랜드와 기업들을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원가 절감이라는 비즈니스의 본질
시그널케어는 B2C가 아닌, B2B향 제품을 만듭니다. 사료 비용 중 20~50%의 비중을 차지하는 단백질원을 굉장히 저렴하게 대체 가능합니다.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에 집중하여 타겟 시장을 정의하여 수십억원의 주문서를 확보했습니다. 사료 배합 회사와 축사, 협동조합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친환경적 요소가 아니라, 사료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시장에도 여러가지 성능 검증 및 인증 절차상의 PMF가 있습니다. 기존에 펫푸드 공장을 운영하여 생산 관련 인증과 운영 노하우를 보유했거니와, 대표님이 원래 축가 사업에 관여해오셨기에 이러한 부분들을 수월하게 풀어나가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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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지속가능성, ESG, 환경 테마의 사업에 관심이 많지만, 어쨌든 투자 대상으로서는 환경이라는 테마를 떼어내고 보더라도 매력적인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싶은 편인데요, 시그널케어는 딱 그런 회사였기에 투자를 집행하게 되었습니다.
단백질 대체에서 고기능성 첨가제까지 확장
시그널케어는 고유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단백질 성분을 대체하는 것에서 나아가 가축의 면역력 강화 등의 효과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자 합니다. 화학 물질을 덜어낸 보다 건강한 사료를 업사이클링 원료로 제조하여 가축동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합니다.
특히, 파트너사들을 동원하여 얼라이언스를 복잡하게 구축하거나 규제에 의존하지 않아도, 압도적인 원가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이 시장 원리에 의해 판매됨에 따라 즉시 임팩트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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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큰 움직임은 큰 자본을 통해 한번에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비교적 크지 않은 규모의 시드 투자를 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작은 보폭이더라도 점진적으로 변화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회사에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ㅎㅎ
양동섭 대표님과 시그널케어 회사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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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
Investment_건축학도와 예술가들의 3D 기술 기반 도자기 디자인 하우스, 모호
Why I invested in... 모호 2024년 네 번째 투자는 패브릭의 질감을 도자기로 묘사한 프리미엄 도자기 브랜드 '리이제'를 운영하는 모호입니다. 차갑고 중성적인 도자기 브랜드, 리이제 저는 투자하는 회사의 제품의 팬이거나 고객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예외입니다. 리이제는 도자기로 패브릭의 질감을 살린 컵, 커틀러리, 플레이트류 제품을 판매합니다. 도자기 소재 특유의 차갑고, 세련된 느낌을 중성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냈습니다. 집에 오브제로 두어도 예쁘고, 아무래도 무겁고 일부 제품은 표면 질감이 있다보니 사용하기에는 조금 불편하지만 예뻐서 쓸 때 기분이 좋습니다. 리이제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29CM 등의 선물하기 채널과, 무신사, 비이커처럼 감도 있는 브랜드를 다루는 셀렉트 채널에서는 대부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3D 기술로 탄생한 예술적인 도자기 3D 기술로 빚어낸 예술적 질감 리이제 제품들의 가장 큰 특징은 복잡한 표면 질감입니다. 코파운더들이 수년간 여주와 이천의 도자기 공장에서 사장님들과 동고동락하며, 수백개의 샘플을 만들면서 터득한 생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기 때문에 구현할 수 있었던 디테일입니다. 각종 3D 디자인 툴을 가장 효율적으로 도자기 도메인에 적용하는 방법을 시스템화하여, 모호는 근본적으로 도자기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비용과 기간을 최대 75% 단축시켰습니다. 도자기와 '도예' 도자기 공방 가본적 있으신가요? 다이소에서 볼법한 양산형 저가 생활 도자기가 아닌, 디자인 요소가 있는 도자기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형태를 손으로 직접 빚고, 일일이 음각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패턴을 전사한 뒤에 가마에 굽습니다. 도자기를 '도예', 예술이라고 일컫는 이유입니다. 사실 도자기는 인기가... 없어요 저는 도자기 제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경험상 공방이나 매장은 20대보다는 부모님 세대를 타겟으로 한, 클래식(=조금 올드..)하고 아기자기한 제품들로 가득한 공간으로 기억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화이트/스틸/우드톤의 인테리어와 깔쌈하게 어울리기는 어려운 제품들이 주를 이뤘던 것 같습니다. 도자기 제품에 대한 수요는 네 가지로 나뉩니다. 아래의 네 가지 차별점이 없는 제품이라면 그릇 한개에 1-2천원에 판매하는 다이소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양산되는 제품들은 압도적으로 저렴하거든요. 가볍고 내구성 우수한 그릇류 (실용성): 기능성 도자기(코렐) 브랜드 헤리티지 (명품): 로얄알버트, 포트메리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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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
Investment_짠테크 끝판왕, 초간편 절약 챗봇 버찌
Why I invested in... 루미글루 2024년 세 번째 투자는 카카오톡 기반 초간편 소비 절약 챗봇 '버찌'를 운영하는 루미글루입니다. 카카오톡 챗봇 버찌는 어떤 브랜드를 방문했을 때, 브랜드명과 결제 가격만 알려주면 즉시 최적의 쿠폰(기프티콘)을 찾아서 약 5~10%의 최종 결제 금액 할인이 가능한 바코드를 줍니다. 누구나 절약을 원하지만, 절약은 어려워요 프랜차이즈 카페 가서 제값주고 커피 드시나요? 카페, 베이커리, 식당 등 일상 속에서 멤버쉽, 카드, 쿠폰 등 여러가지 간접 할인 수단들을 이용하시나요? 저한테는 솔직히 너무 어렵고 복잡합니다. 저는 통신사 멤버쉽과 두 장의 신용카드 정도가 할인수단인데, 겨우 세가지 종류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브랜드에서 어떤 할인이 되는지 헷갈려서 혜택들을 거의 누리지 못하는 편입니다. 각종 멤버쉽이나 카드에 비해 쿠폰(모바일 상품권)은 좀 더 단순한 할인 수단입니다. 제품 단위로 쿠폰이 발행되지만 많은 브랜드에서 금액권으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보통 권면금액의 10% 정도 할인된 금액에 살 수 있습니다. 근데 쿠폰을 어디서 사요? 보유하고 계신 쿠폰은 카톡으로 선물 받았거나 경품 문자로 받은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직접 기프티쇼나 니콘내콘같은 쿠폰 전문 채널에서 구매하는 경우는 적극적인 짠테크 인구이거나 다소 특수한 경우에 속합니다. 쿠폰은 카드처럼 편리하거나 접근성이 높은 결제 수단이 아닙니다. 모바일 상품권을 어디서 사야할지 바로 떠오르시나요? 구매 채널도 생소하거니와, 소비자가 알아서 잘 보관했다가, 결제할 때도 이미지나 바코드를 직접 제시해야 하고, 사용조건도 복잡하고 제한 매장도 많습니다. 쿠폰 경험의 혁신 버찌는 쿠폰 사용 경험을 간편하게 만듭니다. 절약의 수단으로서는 효과적이지만 불편했던 쿠폰의 접근성을 개선하여 적극적 짠테크족뿐만 아니라, 절약에 대한 니즈가 있는(=모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절약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합니다. 루미글루는 소비자 경험에 대한 끈질긴 집착으로 가장 간편한 경험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UX와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유저 지표도 성장하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많은 금융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아웃바운드 영업이 없었음에도 버찌 서비스의 유저로서 버찌에 매력을 느낀 여러 금융사 담당자분들이 다방면의 협업 문의를 주고 계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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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
Investment_가장 빠르게 일본 만화를 보고싶다면, 마나부
Why I invested in... 디엔데 2024년 두 번째 투자는 일본 만화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합법적인 온라인 일본 만화 플랫폼 '마나부'를 운영하는 디엔데입니다. 어마어마한 일본 만화 불법 유통 시장 마나토끼를 아시나요? 국내 최대 일본 만화 스캔본 불법 공유 사이트로, 일 평균 방문자수 200만명, 연간 약 7.4억 트래픽이 발생하는 국내 13위 웹사이트입니다.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심심치않게 마나토끼로 만화 보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회당 트래픽에 200원만 과금해도 단순하게 약 1,500억원의 시장이 존재합니다. 아이러닉하게도 마나토끼는 불법 토토 배너 광고가 주 수입원인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 배너 광고 수입은 겨우 연 1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주 혹은 월 단위 연재되는 일본 만화 신작이 매일 30~60편 정도씩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원피스, 원펀맨, 최애의 아이 같은 유명작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정식 수입사가 없는 작품이 대부분이고, 주간 베스트 리스트에도 국내 정식 수입사가 없는 작품이 절반 이상입니다. 마나토끼를 보는 사람들은 전부 불법적으로 컨텐츠를 어뷰징하고 있는데요, 이중에는 합법적으로 볼 경로가 없어서 이렇게 소비하는 유저들도 꽤 많은 셈입니다. 게다가 마나토끼 같은 불법 만화 스캔본 사이트는 마나토끼가 유일하지 않습니다. 토렌트, 블로그, SNS 등 다양한 어둠의 경로를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면 왜 아무도 정식으로 수입하지 않는 걸까요? 스캔본 독자들은 유료 컨텐츠에 대한 지불의사가 없어서 작품당 기대 매출이 작아서 역식(번역&식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슬램덩크와 같은 메가 히트작들을 통해서 이미 많은 수익을 올린 경험이 있는, IP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존 만화사들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저 불법 시장을 양성화할 수 있습니다. 1. 스캔본 독자들은 유료 컨텐츠에 대한 지불의사가 없어서? NO! 사실 불법 만화 독자층 중 꽤 많은 비중은 지불 의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웹툰 등 대형 웹툰/만화 플랫폼을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작품을 보고, 회당 200원 내외의 가격에 과금하는 체계에 이미 익숙해져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통계를 보시면, 불법 이용자들의 유료 지불 의사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마나토끼를 이겨라 지불의사는 있지만, 무료로도 동시에 볼 수 있다면 굳이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핵심은 마나토끼보다 빠르게 작품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마나부는 이 문제를 일본 출판사와의 직접 계약을 통한 '동시연재'의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일본에서 작품이 공개되기 전 미리 받아서 번역 및 식자 작업을 해두고,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공개합니다. 마나토끼보다 빠를 수 밖에 없습니다. 2. 작품당 기대 매출이 작아서 역식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해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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