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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ture Investor
투자자로서의 마음가짐 (3) - 투자를 잘하려면
Cath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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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리즈에서 이어집니다
투자를 잘 하려면
돈을 버는 원칙은 간단합니다. 싸게 사서/만들어서, 비싸게 파는 것이죠. 투자도 마찬가지로, 자산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됩니다. 싸게, 비싸게의 기준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시장가와 적정가격
적정가격
사람들은 자산의 가치에 대해 각기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장 가능성과 리스크 요인에 대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평가하여 마음 속으로 '적정 가격(가치)'을 매깁니다.
흔히들 여러가지 가치 평가 방법론을 통해 도출되는 숫자는 적정 가격입니다. 어떤 방법론을 거치더라도 미래에 대한 수많은 가정이 중첩되어 있기에 이 숫자는 항상 주관적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뿐,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모릅니다.
결과적으로 누군가의 예측이 맞을 수는 있지만, 적정가격에 있어서 절대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시장가
이 자산에 대한 사람들의 각기 다른 적정 가격은 시장으로 모이고,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만나는 지점이 있다면, '시장가'에 거래됩니다. 시장가는 객관적입니다. 실제로 제3자간의 거래가 체결되는 가격이니까요.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자산(부동산, 실물자산 등)에 대해서는 시장가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매도자가 굳이 팔 이유가 없어서 자산에 대한 세일즈를 하지 않으면, 잠재 매수자들은 해당 자산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습니다. 호가가 매도자와 매수자의 자금 사정과 같이 거래자들의 개별적 변수(은퇴, 결혼, 투자 등)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사실 호가는 늘 있긴 합니다. 지불 여력이 충분한 자본가들에게 해당 자산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세일즈했을 때 그들이 지불할 가격이 곧 매수 호가이고, 자산 보유자가 적극적으로 자산을 매도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판매하고 싶게끔 만드는 가격이 매도 호가입니다. 실제로 거래될 가능성이 낮을 뿐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사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내가 생각하는 적정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싼(=큰 유동성 디스카운트가 매겨진) 매수 호가가 존재하여 거래가 되지 않을 뿐입니다.
흔히 말하는 싸다, 비싸다의 기준
시장가 vs 적정가격
교과서에서는 보통 시장가(거래되는 가격)가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가격보다 싸면 그 자산은 싸다고 말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자산을 저평가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매수를 합니다.
적정가격은 투자 가설입니다. 지나고 나니 내가 투자 당시에 매겼던 적정가격 대비 가격이 터무니없이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적정가격이 적정했는지 판단하는 것은 시간뿐입니다.
투자 가설을 잘 세워서 가격의 방향성을 맞춰 행동으로 옮기면 투자에 성공합니다. 투자에 진심인 투자자는 누구나 좋은 투자 가설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좋은 투자 가설이 무엇인지에 대한 제 생각은 이전 시리즈 글에서 간략하게 적은 바 있습니다)
기분가격
매매의 순간에 내가 마음속으로 정해둔 적정가격은 기분 가격이기도 합니다. 적정가격보다 싸게 산 것 같으면 기분이 좋고, 적정가격보다 싸게 판 것 같으면 기분이 나쁩니다. 이러한 감정적 편향은 투자 경험의 만족도와 회고에 생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투자 가설이 투자의 전부는 아니기에
유동성이 풍부하면 즉시 투자(매수/매도)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가 너무나도 많기에 내가 개별적으로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거의 없지만, 시장의 흐름을 잘 예측하면(=투자 가설을 잘 세우면) 투자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투자 가설이 투자의 전부는 아닙니다. 유동성이 떨어질수록, 즉 참여자가 제한된 투자일수록 호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뚜렷해지고 이 변수들에 내가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좀더 공격적으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자 한다면 방대한 투자 대상 자산군이 거래소 밖에 존재합니다.
아래의 표의 숫자는 정확하지 않지만, 세상의 자산의 대부분은 투자 대상으로서의 접근성이 나쁘고, 유동성이 없는 부동산과 실물자산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투자 가설을 잘 세우는 것 외에, 투자자가 가격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개별적인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살 때는 시장가보다 싸게 사고, 팔 때는 적정가보다 비싸게 파는 요령
Buy low: 시장가보다 싸게 사라
리스크를 많이 지면 싼 걸까?
자산의 가격에는 보통 리스크가 적절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내가 판단하기에 시장이 리스크를 과대평가하고 있어서 자산의 적정가격이 시장가보다 싸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투자 가설이고 방향성에 대한 베팅입니다. 객관적으로 싸게 샀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나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리스크를 실제로 헷징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나에게 한정된 시장가 대비 저렴한 가격이고 '내가' 이 자산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됩니다.
나만 살 수 있는 가격
결국 저는 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유동성이 거의 없는 시장에서 전문가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엣지라고 생각합니다. 불가능한 거래가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고, 남들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거래 상대방에게 나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 나의 전문성을 설득하고, 나를 통해서만 이 거래에서 얻을 수 있는 베네핏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이건 투자보다는 사업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합니다. 유사한 제품을 사더라도 내 쇼핑몰에서 살 이유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다양한 투자 전략과 수단을 구사하는 사모펀드가 금융의 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제한된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어떤 회사를 인수하고 싶은 법인에게 인수금융 조달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Sell High: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팔아라
일반적인 주식 투자는 아주 많은 정보가 유통되고, 누구나 거래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개미 주식투자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종목을 권유(=시장과 소통)하더라도 시장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많은 언론과 유튜버들이 퍼나를만한 유명세가 있는 슈퍼개미나 투자 인플루언서가 아니라면 말이죠.
하지만 매수인을 설득해서 거래를 창출하는, 유동성이 적은 시장에서는 다릅니다. 매도 호가는 1개이고, 타겟 매수인도 1명이거든요.
유행을 만들기
우리들만의 유행
유동성이 적은 시장에서 전문 투자자들은 더욱 폐쇄적이고 끈끈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시시각각 유행하는 테마와 소통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비상장 투자를 예로 들자면, 한때 비대면 진료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로 원격 진료 관련 투자가 유행했고, 메타버스가 유행이던 적도 있었습니다. (투자 시장의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것은 일종의 FOMO인 것 같아요. 집단에서 소외된다는 두려움은 인류보편적인가봅니다.)
내가 투자한 자산이 지금의 유행에 지금 부합한다면, 쉽게 후속 투자 혹은 매각을 통해 가치를 증대할 수 있을겁니다. 아마 내가 생각하는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팔면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적정가격보다 싸게 샀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행은 어디서 시작할까?
미스테리입니다. 투자씬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로 유행은 누가 시작하는걸까요? 유행을 만들 수 있는 투자자가 된다면 투자 승률이나 수익률을 상당히 높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익숙한 것을 좋게 생각하고, 권위 있는 사람의 말에 좀더 귀를 기울입니다. 투자씬에서의 권위는 (객관적) 트랙 레코드와 (주관적) 브랜딩, 두 가지가 만드는 것 같습니다. 헌데 객관적 수익률이 어딘가에 공표되는 것이 아니라, 이 또한 폐쇄적 커뮤니티에서 카더라처럼 퍼지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지, 브랜딩이 가장 중요한 것 같기도 합니다. 임팩트 있는 사람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련되게 설파하면 유행이 되는 걸까요.
상대방을 설득하기
설득하기 쉬운 회사에 투자하기
어쨌든, 참여자가 적은 전문적인 시장에서는 참여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시장의 일부라면, 일단 열심히 주장하고 다녀야겠지요.
하지만 백조들로 가득한 시장에서 혼자 흑조가 되어 튀려고 하면 되려 고독하게 외침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적당히 흥미를 이끄는 요소와, 보편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논리가 공존할 때 세일즈가 가장 쉬운 것 같습니다.
가령 스타트업 투자자들의 머릿속에는 비즈니스 프리셋들이 들어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사업을 할때, 특정 지표를 달성하거나 특정 투자가 이뤄졌을 때 '어렵지 않게' 큰 노하우없이 시장에서 꽤 흔한 탤런트를 고용해서 달성 가능한 수익과 비용 구조들, 그러니까 설명하지 않아도 당연한 구조입니다. 눈높이에 맞는 언어 프리셋으로 소통하는 것은 신뢰의 기초입니다.
신뢰자본
참여자가 적은 전문적인 시장에서는 개인의 평판과 신뢰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내가 가진 자산을 매수할 여력이 있는 사람이 몇 없기 때문입니다. 내 투자 자산의 가치를 거짓되게 부풀리면 시장에서 신뢰를 잃습니다. 다시 거래하기 싫은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것은 최악입니다.
사기꾼으로 낙인 찍히는 문제도 있지만, 투자에도 기분이 남습니다. 누군가로부터 기분 좋게 사는 경험은 그 투자를 회고할 때에, 그리고 그 사람과의 관계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허황되지는 않게, 하지만 상대방이 기분 좋게 내가 생각하는 적정가격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매수하게 만들면 최고의 엑싯이 됩니다. 상대방이 이 자산에서 매력적으로 생각할 만한 요소들을 잘 찾아서 세일즈하면 파는 나도, 사는 너도 기분이 좋습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많은 잠재 매수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이 유행인 것이고요.
투자자의 한계
사실 투자 자산의 매수/매도 시점에서의 설득의 요령보다는 투자 자산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이상적이겠지요.
저는 재무적 투자자(FI)라면 금융적 전문성(금융 제도나 기법, 장치의 활용)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즉 스스로 투자 기회를 창출해내는 역할을 해낸다면 본분을 다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흔히 비상장 투자씬에서 연관 산업에서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사업 혹은 자산의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전략적 투자(SI)의 관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하다보면 결국 투자 자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뭐든 하게 되기 때문에, 내가 FI인지 SI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어쨌든 투자 후에도 해당 자산을 사후적으로 관리해야하니 두 개가 엄밀히 분리되지는 않습니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투자자가 되지 말 것
저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재무적 투자자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적으로 투자 자산에 기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VC들은 보통 넓고 얕은 사업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투자 자산에 자기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은 밸류업일까요?
내가 소개해준 사람이 그 회사와 협업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보면, 제가 처음에 다리를 놓은 뒤에, 여러 실무 미팅을 거친 뒤에, 양사가 상호의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역량을 평가하고, 관계를 맺기로 결심할 겁니다. 제가 맨 첫 다리를 놓음으로써 신뢰 보강은 가능하고, 중간 과정에도 일부 개입할 수 있겠지만, 딱 그정도일 뿐입니다. 실제로 사업 협력을 성사해내는 대부분의 몫은 각 회사의 담당자들입니다. 대부분의 연결은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특히 초기 VC일수록 가벼운 다리놓기를 잘 하고, 그걸 잘 하기 위한 넓고 얕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초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주의 기운을 끌어모아야 해서 미약한 제 기여도 정말 도움이 될수도 있거든요.
다만, 그러한 다리놓기의 결과의 공을 투자자가 스스로에게 돌리는 것은 과대평가입니다. 투자자는 사업을 직접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후속 투자사를 연결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사여구로 기분 좋게 "투자자님이 연결해주신 덕분에~"라고 표현할 순 있겠지만 엄연히 기업이 투자사 설득을 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자의 본분은 신의성실의 원칙 정도인 것같습니다. 도의적으로 투자 기업 혹은 대상이 잘 되도록 노력할 것, 대신 좋은 수익률이 나왔을 때 딱 그만큼의 도의적 기여분을 자기 공으로 인정하는 객관적 태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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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
이사 시리즈#2 이삿짐과 입주 청소
집을 구했으니 입주를 해야죠 이사 시리즈#1 집 구하기와 전월세 중개 시장 집을 구해서 입주 날짜가 정해졌으니, 이사 청소와 포장이사를 예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을 매일 들여다보는 일을 하다보니, 스타트업들이 먼저 생각났어요. 청소하면 미소, 이사하면 짐싸라고 배웠습니다. 고객이 되어보는 것은 처음이라 약간 설레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사 서비스의 특성 이사 용달, 청소는 재구매가 사실상 없습니다. 고객마다 집과 구조와 상태, 짐의 종류가 상이하기 때문에 서비스 표준화도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날 일하러 오시는 분이 얼마나 성심성의껏 해주시는지'가 중요합니다. 가격을 더 지불한다고 더 잘해주실까요? 확률을 높일수는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조금 더 비싼 미용실이나 브랜드 미용실 간다고 머리가 더 잘 되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후기가 좋으면 믿을 수 있는 업체일까요? 현란한 별점과 사진들이 나열되어 있으니 살펴보게 되기는 합니다. 우리는 이미 배달음식 플랫폼을 비롯한 각종 '리뷰 이벤트'의 위력을 알고 있습니다. 리뷰도 만들어진 콘텐츠일테지만, 그냥 읽는 재미도 있어서 참고를 하기는 합니다. 업체를 검증할 방법이 달리 없기 때문에 소형/개인사업자들로 파편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별할지는 사람마다 각기 꽂히는 포인트가 다를 듯 합니다. 청소 업체 찾기 일단 미소가 먼저 떠올라서 미소를 들어가봅니다. 미소는 이사 청소보다는 구독형 생활 청소 서비스가 메인이라고 들었던 것 같지만, 어쨌든 청소하니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미소의 이사 청소는 1) 미소가 제시하는 가격에 미소에서 퀄리티를 보장하고 중개해주는 업체에게 청소 서비스를 받거나, 2)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고 개인 연락처를 넘길 수 있어요. 1)은 미소가 직고용했거나 예약수수료를 받는 듯하고, 2)는 광고판 모델로 견적을 보낼때마다 몇백~몇천원 과금이 되거나, 연결 성사에 대한 과금을 하는 모델인 것 같아요. 1)은 가격은 20만원으로 저렴하지 않은 편이었고, 미소가 퀄리티를 보장한다지만 그다지 믿을 수 없었어요. 왠지 플랫폼 수수료가 포함된 가격일 것 같았고, 좀더 가격 비교를 해보고 싶어서 패스했습니다. 2)는 30분 안에 4-5개 업체로부터 견적이 날라왔습니다. 업체들이 하나같이 평점은 높았고, 가격대는 14-30만원정도로 편차가 좀 있었어요. 견적이 비싼 업체들은 피톤치드 어쩌구 소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그런 것의 효용은 잘 모르겠더라구요. 적당히 해주시면 되는거라, 저는 최소한의 청소만 저렴하게 해줄 업체를 찾았어요. 견적 받기가 매우 간편해서, 다른 앱에서도 견적을 받아서 가격을 좀더 비교해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 용역.. 서비스.. 하면 숨고 아니겠어요? 그래서 숨고를 다운받았고 비슷한 견적을 5-6개 정도 더 받아봤습니다. 처음 미소에서 견적을 받은 두 개 업체를 두고 고민했습니다. 한 곳은 16만원이었는데, 20대 젊은 사장님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팀이라고 했고, 호객 멘트가 가장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다른 곳은 17만원이었는데, 호객 멘트는 딱히 거슬리는 점은 없었고, 리뷰상 젊은 팀장님이 오셨다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3만원을 환급해줘서 사실상 14만원이었습니다. 리뷰 이벤트의 유혹에 넘어가서 두 번째 최저가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의식적으로 기준을 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열심히 할 젊은 사람을 고용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가끔 소통이 힘들 때가 있고, 뻔뻔하게 시치미 떼면 전의를 잃어버리는데, 젊은 사람이 뻔뻔하면 그래도 전투할 기력이 있거든요. 숨고에서는 에스크로 기능이 포함된 숨고페이가 있었는데, 굳이 에스크로 결제까지 필요한가 싶었어요. 저는 그냥 계좌 이체했습니다. 플랫폼의 리뷰 기능은 '노쇼로 돈을 떼어먹지는 않는다', '정말 최소한의 서비스는 제공한다'는 신뢰는 주는 것 같아요. 실제 청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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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
이사 시리즈#1 집 구하기와 전월세 중개 시장
이사는 돈과 시간뿐만 아니라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써야하는 빅 이벤트입니다. 가족과 함께 이사는 수도 없이 다녔지만, 자취하면서 이사는 처음이었습니다. 집 알아보기, 용달, 입주 청소, 집꾸미기 등 처음으로 진짜 이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겪어봤습니다. 다양한 인적 용역 서비스를 이용했고, 물품 구매에 꽤 많은 돈을 썼습니다. 이사/인테리어 관련 투자 검토는 많이 했지만, 막상 고객이 된건 오랜만이었달까요. 생생하게 이번 경험을 기억하기 위해 온갖 서비스들의 고객으로서 체감한 각 시장의 생리와, 소회를 기록해봅니다. 제가 어떤 고객인지 소개해보자면요... #2030 #1인가구 #여성 #오피스텔 #집순이 #인스타그램 #10평형대 IR자료에서 참 많이 읽었던 트렌드였는데, 직접 입장이 되니 비로소 무슨 말인지 체감하면서 이 시장을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1인가구 저는 주거 관련 시장에서 가장 핫한 1인가구입니다. 1인가구 비중이 전체의 35%('22년 기준)에 육박하며, 이 중 12평(40m2) 이하의 공간에 사는 비율이 55%('21년 기준)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2인이상 가구에 비해 소비 여력이 부족한 계층이 보다 작은 집에 더 많이 살게 된 점, 그리고 다인 가구의 세대원에서 1인가구가 신규 가구의 세대주로 독립하면서 주거 관련 서비스의 소비 의사결정권(주체)가 이동하고, 더 많이 생겨났습니다. #2030 여성 이 통계적 1인가구에는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고령층도 포함되어 있지만, 어쨌든 소비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2030입니다. 상경, 취업 등 거취의 변화로 새로운 가구를 꾸릴 가능성이 높고,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통해 제품 정보를 습득하고, SNS를 통해 자랑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쨌든 여자는 남자보다는 요리, 청소, 집꾸미기 등 살림을 열심히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의집 소비자 4명 중 3명은 여자인가봅니다. #인스타그램 저는 사진을 많이 찍고, 좋아하고, 인스타를 활발하게 합니다. 공개 계정은 아니지만 (대충 느낌있게 나온) 사진이 있으면 공유하고 싶고, 사진을 매개체로 지인들과 스토리에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는 편입니다. 별 감성이나 예술성이 있는건 아니고, 사실 뻔한 인스타 감성충입니다. 리빙 콘텐츠에 알고리즘이 학습되어있던 건 아닙니다. 평소 관심사는 시사, 먹을거, 패션이 주인데, 최근에 인테리어 레퍼런스를 위해 검색을 좀 했더니 피드에 리빙 인플루언서가 많이 나오네요. 제 알고리즘이 아직 학습이 덜 되어서인지, 사실 살림 꿀템 같은 공구 돌리기 좋은 소재의 콘텐츠가많이 나오지, 실제 디자인을 참고할 콘텐츠와 제품 정보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콘텐츠 브라우징은 대부분 오늘의집에서 했던 것 같아요. 릴스와 틱톡에 적응하지 못한데서 MZ보다는 M에 가깝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집순이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홈파티, 홈캠핑, 홈씨어터 등 집을 활용한 다양한 취미가 자리잡았다고 하죠. 사실 코로나는 일종의 트리거였을 뿐, 소득 수준의 증가와 함께 찾아오는 트렌드였을 겁니다. 저는 외향적인 일을 하는 내향적인 사람이에요. 집이 심적 안정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고, 게다가 요리가 취미에요. 외부 일정 없는 날은 집에서 노트북을 하거나, 집을 가꾸는 편이라 집에 별걸 다 사두는 편입니다. 각종 살림 꿀템, 주방용품, 청소템을 구비해뒀고, 평소에도 적극적으로 탐색합니다. 인테리어에도 전반적인 느낌을 통일하면서도 제 개성을 구석구석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꽤 많이 쓴 편입니다. 집을 열심히 꾸미고, 평소에도 관리하는 편이다보니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요리를 하는 것이 요즘 취미가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집에 있는 시간은 더 길어지고... 집꾸미기의 매력에 점점 더 빠져들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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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
Investment_건축학도와 예술가들의 3D 기술 기반 도자기 디자인 하우스, 모호
Why I invested in... 모호 2024년 네 번째 투자는 패브릭의 질감을 도자기로 묘사한 프리미엄 도자기 브랜드 '리이제'를 운영하는 모호입니다. 차갑고 중성적인 도자기 브랜드, 리이제 저는 투자하는 회사의 제품의 팬이거나 고객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예외입니다. 리이제는 도자기로 패브릭의 질감을 살린 컵, 커틀러리, 플레이트류 제품을 판매합니다. 도자기 소재 특유의 차갑고, 세련된 느낌을 중성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냈습니다. 집에 오브제로 두어도 예쁘고, 아무래도 무겁고 일부 제품은 표면 질감이 있다보니 사용하기에는 조금 불편하지만 예뻐서 쓸 때 기분이 좋습니다. 리이제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29CM 등의 선물하기 채널과, 무신사, 비이커처럼 감도 있는 브랜드를 다루는 셀렉트 채널에서는 대부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3D 기술로 탄생한 예술적인 도자기 3D 기술로 빚어낸 예술적 질감 리이제 제품들의 가장 큰 특징은 복잡한 표면 질감입니다. 코파운더들이 수년간 여주와 이천의 도자기 공장에서 사장님들과 동고동락하며, 수백개의 샘플을 만들면서 터득한 생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기 때문에 구현할 수 있었던 디테일입니다. 각종 3D 디자인 툴을 가장 효율적으로 도자기 도메인에 적용하는 방법을 시스템화하여, 모호는 근본적으로 도자기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비용과 기간을 최대 75% 단축시켰습니다. 도자기와 '도예' 도자기 공방 가본적 있으신가요? 다이소에서 볼법한 양산형 저가 생활 도자기가 아닌, 디자인 요소가 있는 도자기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형태를 손으로 직접 빚고, 일일이 음각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패턴을 전사한 뒤에 가마에 굽습니다. 도자기를 '도예', 예술이라고 일컫는 이유입니다. 사실 도자기는 인기가... 없어요 저는 도자기 제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경험상 공방이나 매장은 20대보다는 부모님 세대를 타겟으로 한, 클래식(=조금 올드..)하고 아기자기한 제품들로 가득한 공간으로 기억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화이트/스틸/우드톤의 인테리어와 깔쌈하게 어울리기는 어려운 제품들이 주를 이뤘던 것 같습니다. 도자기 제품에 대한 수요는 네 가지로 나뉩니다. 아래의 네 가지 차별점이 없는 제품이라면 그릇 한개에 1-2천원에 판매하는 다이소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양산되는 제품들은 압도적으로 저렴하거든요. 가볍고 내구성 우수한 그릇류 (실용성): 기능성 도자기(코렐) 브랜드 헤리티지 (명품): 로얄알버트, 포트메리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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