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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HR 이야기
내가 가고 싶은 회사의 키워드 (1) - 신뢰
Shinhy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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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신뢰를 기반으로 목표를 향해 한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 나가는 회사
저번에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썼던 '제가 가고 싶은 회사의 정의'입니다. 이 문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제가 어떤 회사를 가고 싶은지 더 나타내기 쉬울 것 같아서 하나하나씩 적어보고자 해요.
신뢰, 제가 쓴 문장에서 제일 앞에 있는 키워드입니다. 제일 앞에 있다는 것은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왜 다른 키워드가 아닌 '신뢰'를 제일 앞에 적게 되었을까요.
저는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쪽 인턴을 하다가 좋은 기회를 제안받아 HR 직무 정규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턴 할 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신 부대표님께서 전환 제의를 주셨어요.
이때 어떤 모습을 보고 제안을 주셨을까 돌아보면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평가하셨던 것 같아요. 원래 성격도 일을 대충 하지 못하는데 돈까지 받으면서 일 하니 그 이상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했는데 그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신 것 같아요.
정규직 전환이 공지되었던 당시 노션 일부분 (정말 기분 좋았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전환이 보장되지 않은 체험형 인턴에서 정규직 제안을 받게 되니 기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에 인턴 때보다 더 열심히 일했어요. 어떤 일을 하게 되어도 진심을 다 했고 운 좋게 성과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과 관련되어 있는 채용부터 조직문화 등 일이 재미있었어요. 특히 부대표님께서 믿고 일을 맡겨주셔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었고 주도적으로 하니 일에 몰입할 수 있었거든요. 이때 일할 때 몰입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요.
돌아보면 6개월의 인턴 기간 동안 협업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그 기간 동안 저를 관찰하신 부대표님이 신뢰할 수 데이터를 쌓으셨던 거죠. 그 데이터에 기반한 신뢰로 저를 적극 지지해 주신 덕분에 좋은 토양에서 일한 것이죠.
조직문화TF도 진행하고 주니어지만 역량을 많이 뿜어냈던 시기였다. (사진은 이사 직후 타운홀에서 발표하는 모습)
좋은 토양에서 일했다는 것은 이직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인터뷰를 보고 입사해도 처음부터 서로 신뢰하는 것은 쉽지 않더라고요. 시간을 투자해 신뢰 자본을 쌓아야 하는데 이게 처음이다 보니 어려웠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것을 하겠다고 하면 마음껏 하라고 하셨는데, 이제는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설득부터 하게 된 것이죠.
심지어 맡은 일이 성과가 잘 나지 않으면 다음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기게 되고 그게 저를 괴롭혔어요. 심지어 3개월의 수습 기간에 내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은 생각보다 꽤 무겁더라고요. 실수 하기도 하고 성과가 잘 안 나온 적도 있지만, 최선을 다 하면 알아봐 줄 것이라는 믿음 아래 열심히 했습니다.
제 노력이 헛되지 않고 통했던 것일까요.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자본이 모여 리더님이 나를 신뢰할 수 있고 그동안의 노력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셨고, 저도 리더님의 역량과 성과를 보면서 신뢰하게 되니 처음과 아예 다른 단단한 관계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단순히 제가 열심히 노력했다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진 않더라고요.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돌아보니 서로 신뢰하는 관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리더님이 끝까지 저를 믿어주고 일을 맡긴 것이 주요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실수하고 성과가 좋지 않아도 끝까지 믿어주고 맡겨주셨거든요.
신뢰는 단순히 일방향으로 가능한 게 아닌 양방향으로 노력해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만약 제가 아무리 노력했어도 리더님이 믿어주고 노력하지 않았으면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을 것이고, 반대로 리더님이 아무리 믿어줬어도 제가 그만한 노력을 하지 않았으면 신뢰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요.
같이 손을 내밀어야 할 수 있는 악수처럼, 신뢰도 서로가 노력해야 가능하다(사진 출처 : Unsplash)
그리고 신뢰 기반으로 일해보신 분들을 공감하실 텐데, 서로 신뢰하는 관계에서 일을 하면 일 자체도 재미있고 성과도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신뢰를 기반으로' 일하는 회사에 가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이 가치는 누군가 혼자 주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소중히 여기고 노력해야 만들 수 있고, 신뢰 관계 속에서는 몰입을 통해 높은 성과를 만들 수 있고 성과 만들어 가는 길이 재미있고 지치지 않거든요.
신뢰의 중요성을 몰랐다면 아마 저에게 중요한 키워드가 아니었을 거예요. 하지만 신뢰가 주는 안정감과 몰입의 깊이를 경험해 버린 지금, 저는 '신뢰'가 중요한 조직을 평생 추구하고자 합니다:)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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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hyuk
내가 가고 싶은 회사의 키워드 (2) - 내 기준에 맞는 도메인
지난 글을 통해 '신뢰'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번에 이직한 후로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선택하고 이직하게 되었는지. 이 질문에 대답하면서 신뢰를 많이 이야기 하긴 했지만, 신뢰만큼 많이 이야기한 키워드가 있어요. 바로 도메인 입니다. 누구나 이직할 때 회사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 알아보고 결정해요. 누군가는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B2C 서비스를 선택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싶어서 B2B 프로덕트를 만드는 회사를 선택해요. 다 자기만의 기준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것이죠. 저도 저만의 기준이 있는데 바로 아래와 같아요.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해외 시장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올 수 있는가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는 기준이 주관적인데 더 설명해 드리자면, 자본주의 세상에서 회사는 이익 추구가 당연히 1순위 목표가 되는데 이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이익 추구를 하는지가 저에게 엄청 중요해요. (개인적으로 돈만 추구해 세상에 안 좋은 영향을 주면서 이익을 내는 기업이 꽤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여태 선택한 회사들의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발 볼이 넓어 신발을 신어보고 사도 잘못 사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불편함을 겪고 있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반품 비용을 절약하고 안 신는 신발을 최소화해 자원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이 현재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비만 문제에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고, 엑셀과 수기로 기록하고 공유하던 비상장 주식과 스타트업-투자사 커뮤니케이션을 시스템화하면 담당자의 리소스가 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지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회사는 파편화되어 있는 전자계약 관련 업무들을 일원화하면 회사의 리소스를 절약하고 일원화된 정보를 통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 선택했어요. (지금 적고 나서 보니 리소스 감소 혹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도 되게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해외 시장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올 수 있는가'도 되게 중요한 조건인데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이미 감소하고 있어서 내수로 경제가 운영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내수에 한계가 있으니 당연히 해외에서 돈을 벌어와야 하고, 이러한 가치를 이룰 수 있는 곳에 제가 기여하고 싶어요. 제가 선택한 회사들 모두 이미 해외 시장에 진출했거나 제가 생각했을 때 해외 진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제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 말씀드렸지만, 제 기준이 100% 맞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고민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하면 합류해서도 몰입해서 열심히 일할 수 있고, 또 어떠한 결과가 나와도 후회는 되지 않더라고요. 경험을 통해서 제 기준을 조금 수정하기도 하고요.
Shinhyuk
Prologue - 내가 스타트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
신혁님이 가고 싶은(만들고 싶은) 회사는 무엇인가요? HR 직무를 가진 사람으로서 모임이나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에요. 아무래도 조직의 내실을 다지고 말 그대로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직무이다 보니 관리하고 무언가 만들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하셔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사람들이 신뢰를 기반으로 목표를 향해 한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 나가는 회사' 이 대답을 만들기 위해 몇 개월 동안 열심히 고민했습니다. 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서 글로 적어보고, 이런저런 책을 많이 읽어보고,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면서 생긴 제 생각을 모아서 만든 결론이에요. 처음에는 짧게 썼다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수식어를 추가하다 보니 문장이 너무 길어져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만 남겨 만들었어요. 처음 스타트업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건 공유 오피스 위워크를 알게 되면서였어요. 획일적인 정장에 검은 줄 회사 사원증을 목에 건 모습이 아닌, 후드티처럼 자유로운 복장에 힙해 보이는 위워크 목걸이를 걸고 있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거든요. 대학생 때 뉴욕 블루보틀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스탠딩 데스크에 커피 한 잔씩 들고 위워크 목걸이를 건 세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말 인생 깊었습니다. 너무 멋져 보였고 그 이후 스타트업씬을 동경하게 되었어요. 군대 생활이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것이 또 한몫했습니다. 모든 것이 틀에 정해져 있고 무조건 명령에 따라야 하는 생활이 저에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런 문화를 경험하게 되니 본능적으로 대기업이 아닌 문화가 자유로운 스타트업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스타트업에 발을 들이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HR 직무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현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2년이라는 짧은 커리어 속에서 스타트업의 흥망성쇠를 겪으면서 작은 성공에 함께 기뻐해 보고, 권고사직 대상자 동료를 바라보면서 많이 아파도 보았습니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되돌아보니 경험들이 하나하나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생각이 머릿속에만 있다 보니 정리가 안되는 부분도 있고 저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느껴 기록으로 하나씩 남겨보고자 합니다:) 긴 글이 될 수도 있고 짧은 글일 수도 있지만 저의 진심을 최대한 솔직하게 써보려고요. 제 글을 통해 누군가는 영감을 얻거나 위로를 받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그럼 앞으로 저의 글을 읽어주실 모든 분들께 미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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