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17분, 서버는 아직 잠들지 않는다
가끔은 개발이 아주 현실적인 일처럼 느껴진다. 숫자를 보고, 로그를 읽고, 에러를 재현하고, 원인을 추적해서, 결국 수정한다. 문제는 대개 이름이 있고, 위치가 있고, 대체로 언젠가는 해결된다. 그런데 아주 가끔은, 이 일이 전혀 다른 종류의 작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생물을 돌보는 일처럼. 낮 동안은 서버가 조용하다. 정확히는 조용해 보인다. 요청은 들어오고, 응답은 나가고, 메트릭은 예쁘게 쌓인다. 대시보드는 믿음직한 얼굴로 초록색을 보여준다. 모두가 시스템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벽 2시쯤이 되면 어딘가의 공기가 조금 달라진다. 낮에는 멀쩡했던 API가 느려지고, 아무 일도 없던 큐에 갑자기 작업이 몰리고, 아주 평범한 쿼리가 괜히 수상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시간대의 개발자는 대개 말이 없어진다. 키보드를 치는 소리만 조금 규칙적이 되고, 브라우저 탭은 이상할 정도로 많아진다. 로그 창, 대시보드, APM, DB 콘솔, 캐시 상태, 배포 이력, 환경 변수 목록. 화면 위에는 온갖 사실이 떠 있는데, 정작 진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숨어 있다. 이상한 일이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기계가 남긴 흔적은 자주 오해를 부른다.
- Bra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