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의 질문, 그리고 1%의 산소 - 투명한 관 속의 로맨스

스위스의 한 고요한 숲속,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유선형의 캡슐이 놓여 있었다. 2026년에 새롭게 공개된 2인용 사르코 캡슐인 '더블 더치(Double Dutch)'였다.

캡슐 안에는 노부부가 나란히 누워 있었다.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아내와, 그녀를 홀로 보낼 수 없어 동반 죽음을 선택한 남편이었다. 그들은 캡슐에 달린 넓고 투명한 창을 통해 자신들이 가장 사랑했던 야외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다. 비닐봉지를 뒤집어쓰던 과거의 처참한 방식과는 달리, 기계는 '아름다운 최후의 여행'이라는 은유에 걸맞게 지독히도 우아했다.

이윽고 기기 내부에 탑재된 인공지능(AI) 아바타가 화면에 켜졌다. 인간 정신과 의사의 온기나 주저함 따위는 없는 알고리즘이었다. 카메라와 음성 인식 센서가 부부의 표정과 목소리를 스캔하며 세 가지 질문을 차례로 던졌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은 현재 어디에 있습니까?"

"이 버튼을 누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습니까?" 

부부는 떨리지만 명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AI는 그들의 인지 능력과 지남력을 실시간으로 분석했고, 단숨에 '합격(Pass)' 판정을 내리며 활성화 코드를 부여했다. 만류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인간적인 느낌은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준비됐소?" 남편이 묻자 아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기기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각자의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만 했다.

딸깍.

동시에 버튼이 눌리자, 하단에 장착된 용기에서 4리터의 액화 질소가 캡슐 내부로 급속히 뿜어져 나왔다. 캡슐 안의 산소 농도는 단 30초 이내에 생존 불가능한 1%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정상적으로 숨을 쉬며 이산화탄소를 뱉어내고 있었기에, 뇌는 산소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감지하지 못했다. 숨이 막히거나 폐가 타들어 가는 듯한 질식감도 없었다.

가벼운 현기증과 미세한 행복감 속에서, 부부는 서로의 온기를 쥔 채 몇 초 만에 평화롭게 의식을 잃었다. 의사의 통제도, 법적 책임자도 없는 완벽한 탈의료화의 공간에서, 숲의 바람만이 투명한 캡슐 표면을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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