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떠오른 아침 해가 두 사람에게 스며들고, K는 N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의 왼쪽 얼굴을 덮고 있는 흉터가 눈에 들어왔다. N은 스스로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졌음에도 자신이 멸망시킨 세계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흉터를 없애지 않겠노라 말했다. 처음엔 그 흔적을 볼 때마다 죄책감에 눈을 맞추기조차 힘들었다. 속죄하는 것은 신을 불러낸 자신이 짊어져야 할 일이니, 당신은 족쇄를 벗어도 된다고 몇 번이고 말했으나 보통 자신의 말이면 거의 들어주던 N이 이때만큼은 단호했다. 부름에 응한 것은 자신이고, 좌절에서 희망으로 바뀌는 K의 얼굴을 본 순간 죄를 짊어지고서라도 함께하고 싶었다고. 그러니 이 죄는 두 사람의 몫이라고. 신기하게도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는, N을 마주하면 피어오르는 감정 중에 부채감이나 죄책감은 사라지고 책임감과 희망, 그리고 사랑만이 가득찼다. 세계를 멸망시킨 자가 지니기엔 사치스러운 감정이었지만. 혼자만이 느끼는 추상적인 것에 어느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