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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이지러진 달

주의사항
스포일러 주의
장르
TRPG 시나리오 (엘 콜가도 아바타라)
*
“유전자팀의 보고는 아직인가? 다음 연구로 넘어가고 싶으니 그쪽을 좀 독촉해 봐.”
“골격 재생, 육체 재구성을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주입한 약품의 효과입니다. 성공이에요.”
“실험체, 코드 이지스 …….”
흰 가운을 걸친 자들이 유리창 너머의 살덩어리를 바라보았다. PC 화면의 빛으로 얼굴이 푸르게 물든 그들은 손에 든 리포트의 종이를 빠르게 넘기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내 서로를 바라보며 흡족한 표정을 했다.
눈두덩이가 흘러내려 온전치 못한 시야로 ‘이지스’는 종종 창 너머의 사람들을 관찰하곤 했다. 그들의 대화는 유리에 가로막혀 들리지 않았지만 반복되는 실험 속에서 지성을 쌓아가던 그는 머지않아 막연한 외로움을 느꼈다.
저건 즐거운 얼굴이라고 했던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나도 저들과 함께 할 순 없을까?
용기 내어 다가간 이지스가 뭉툭한 손을 툭 창문에 대었을 때. 바깥은 금세 소란스러워졌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존재가 감히 주제도 모르고 덤벼들까.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기도, 화를 내기도 하며 이지스가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위협했다.
아, 저건… 경멸하는 얼굴….
기가 죽은 채로 다시 구석에 처박혀있으면 사람들은 그제야 안도하고 연구를 이어나갔다. 종종 선한 얼굴을 한 연구원들은 이지스를 가엾게 여겨 다가가기도 했지만 그런 사람들은 얼마 안 가 연구소에 오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이지스는 철저하게 고립되어 실험체로만 대해졌다.
실험이 끝난 후 몸이 회복되면 머무는 장소는 새하얀 독방에서 낡은 고서실로 옮겨졌다. 새하얗다 못해 눈부신 그곳에서 그저 바깥의 이들을 부러워하며 정신을 갉아먹는 것보다 관리되지 않아 책에 곰팡이까지 슬은 이 너저분한 공간이 훨씬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읽을 줄 모르는 책조차 그에겐 유흥거리였다. 처음엔 삽화만 찾아보기를 몇 달. 그다음엔 반나절 동안 서너 문장을 읽어내더니 수많은 실험으로 지식이 향상된 어느 순간부터는 여러 언어를 통달하며 하루에 몇십 권씩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약하게 빛나는 조명이 습한 바닥을 비추고, 이지스는 그 아래 앉아 제 옆에 책을 수십 권씩 쌓아가며 밤을 지새웠다. 지식이 늘어남에 즐거움을 느끼기도 잠시, 이지스는 무저갱으로 처박히는 기분을 느꼈다.
“이지스…?”
어느 책에서 자신의 이름(코드네임)을 발견한 그는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평소보다 빠르게 글을 읽어냈다. ‘이지스(Aegis)는 어느 나라의 신화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떤 무기도 막아내는 ‘신의 절대적인 방패’를 의미하며…’
“어떤 무기도 막아내는 신의 방패….”
이지스는 그제야 자신의 쓸모를 추측할 수 있었고, 그래서 평생 외로울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태어나기를 인간의 도구로 태어난 자신은 끝내 저들과 섞일 수 없고 그저 이용만 당할 운명이구나.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죽음도 허락되지 않는구나. 사무치는 외로움에 울부짖던 이지스는 곧 고서실의 책들을 전부 뒤엎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읽었던 책들이지만 자신이 놓친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책은 이지스가 세상을 보는 유일한 창구 였기에, 이 속에 자신을 구원해 줄 실낱같은 한 줄이 있지 않겠느냐고. 낡은 고서실을 서러운 포효로 채우던 이지스는 구석에 놓인 한 책에 시선을 빼앗겼다. 보는 것만으로 흉조가 느껴지는 그 책.
어떠한 신을 소환하기 위한 내용이 담긴 그 책을 이지스는 아주 빠르게 읽어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다다랐을 때 아주 강하게 원하는 것이 생겼다.
“나는 친구가 필요해…. 그저, 친구와 함께 웃고 싶어. 이 고통이 계속되든 말든, 내가 저들의 도구가 되든. 그런 건 상관없어… ….”
“친구라는 게 있으면 나도… 조금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 혼자는 너무 외로워.”
그런 생각에 이르면, 이지스는 어느새 그것을 외치고 있었다. 입에 담는 것만으로 불경한 기분이 드는 그 이름을.
… … 그렇게 신은 깨어났다.
세계의 종말.
이지스가 불러낸 신은 세계를 멸망 시켰다. 연구원들은 모두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고, 자신이 지내던 시설도 대부분 파괴되었다. 관계없는 사람까지 전부 죽여버린 엄청난 죄를 지었음에도 그는 눈앞의 존재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 …… 자네의 소원을 들려주겠나?”
처음으로 자신을 봐주는 누군가가 있다.
“부탁이니까, 나의……”
……
“K.”
걱정스런 목소리가 K의 잠을 깨운다. 눈을 뜨면 목소리와 같은 표정의 N이 보였다.
“으음… N. 내가 늦잠을 잤나?”
N은 곧 손가락으로 K의 눈가를 닦아주며 답했다.
“그건 아닐세. 갑자기 자네가 눈물을 흘리길래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내가 울었다고? 그제서야 자신의 눈가를 만져보면 N의 말대로 축축한 것이 느껴졌다.
“악몽이라도 꿨는가?”
악몽…이라면 악몽일 테지만, 꿈의 마지막에 자신에게 손 내밀어 주던 이를 떠올린 K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건 아니고…”
어김없이 떠오른 아침 해가 두 사람에게 스며들고, K는 N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의 왼쪽 얼굴을 덮고 있는 흉터가 눈에 들어왔다. N은 스스로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졌음에도 자신이 멸망시킨 세계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흉터를 없애지 않겠노라 말했다. 처음엔 그 흔적을 볼 때마다 죄책감에 눈을 맞추기조차 힘들었다. 속죄하는 것은 신을 불러낸 자신이 짊어져야 할 일이니, 당신은 족쇄를 벗어도 된다고 몇 번이고 말했으나 보통 자신의 말이면 거의 들어주던 N이 이때만큼은 단호했다. 부름에 응한 것은 자신이고, 좌절에서 희망으로 바뀌는 K의 얼굴을 본 순간 죄를 짊어지고서라도 함께하고 싶었다고. 그러니 이 죄는 두 사람의 몫이라고. 신기하게도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는, N을 마주하면 피어오르는 감정 중에 부채감이나 죄책감은 사라지고 책임감과 희망, 그리고 사랑만이 가득찼다. 세계를 멸망시킨 자가 지니기엔 사치스러운 감정이었지만. 혼자만이 느끼는 추상적인 것에 어느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K는 N의 흉터가 있는 쪽 뺨을 부드럽게 만지며 말을 이었다.
“그냥, 그리운 꿈이라고 해야 할까…. 하하. 걱정하지 마, N. 난 정말 괜찮으니까”
“정말인가? … 뭐, 그렇다면 다행일세.”
N은 자신의 뺨에 닿은 K의 손에 눈을 감고 기대었다가 곧 제 손을 겹쳐 잡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러면… 슬슬 출발해볼까?”
“응. 그러자. 오랜만에 돌아가려니 설레는 걸?”
오늘은 아주 긴 여행을 마치고, 모처럼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날.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년을 여행하는 두 사람이지만. ‘집’이라는 장소가 주는 안락함은 언제나 특별하게 느껴졌다.
연간 기온차가 그리 크지 않은 곳, 푸른 꽃들이 가득 핀 높은 언덕 위의 오두막, 저 너머로는 바다가 보이고, 언덕에는 큰 나무 한그루가 있으며 그 아래 꽃들은 색이 더 짙은… 카르코사를 연상케 하는, 두 사람만의 ‘집’…
여행한 기간에 비해 단출한 짐을 모두 챙기고 나면 두 사람은 숙소를 나섰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상쾌해 날씨조차 그들의 귀향을 반기는 것 같다. K가 내리쬐는 햇살을 손바닥으로 막아내며 걷고 있으면, 어느새 N이 자연스레 옆으로 서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이제는 그의 애정어린 호의를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K는 웃으며 시선을 위로 올렸다. 날씨가 좋지. 잡초는 많이 자라있을까? 먼지가 제법 쌓여있겠어. 그런 얘기들을 나누며 가벼운 발걸음을 나누고 있을 때…
“크어어—!!!”
어디선가 마물이 우는 소리가 들리고, 두 사람은 순식간에 표정을 굳히며 무기를 꺼내들었다.
익숙하게 등을 맞대고 소리의 근원을 찾아 눈을 빠르게 굴리고 있으면 우거진 나무 사이로 세 개의 눈동자가 보였다. 이 근방에 눈이 세개 달린 마물이라면 키크란이겠지. 물소처럼 생긴 얼굴에 이족보행을 하며 거대한 몸집을 가졌음에도 아주 재빠른 녀석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축에 속했다. 두 사람은 긴장을 놓지 않고 한 방향을 주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의 이파리들이 흔들리다 못해 우수수 떨어지더니 보통의 녀석들보다 더 거대한 개체가 나타났다. 붉게 성난 세개의 눈이 두 사람에게 꽂혔고, 땅을 울리며 달려들었다.
K는 곧바로 방패를 앞세우며 N의 앞으로 서고, N은 그 뒤에서 K의 등을 받쳐주었다. 순식간에 다가온 키크란이 K의 방패에 묵직하게 몸을 날렸고 그 여파로 단단히 땅에 고정해두었던 두 사람의 발이 3M는 족히 밀렸다.
“윽. 이봐, 진정해!”
휘두르는 날카로운 손을 피해 옆으로 구르며 키크란을 살피니 녀석의 목 뒤에 꽂혀있는 단검이 보였다. 아, 인간과 싸우다 다쳤구나. 고통에 흉포해진 키크란은 쉬이 진정하지 못하고 계속 달려들었다. 두 사람은 찰나에 시선 교환을 하며 작전을 세웠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은 생명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했다. 이미 짊어진 죄에 무게를 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이렇게 여행 중에 마물이 덮치는 사태가 벌어져도 보통은 진정시켜 돌려보내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기절시키는 방법을 취하곤 했다. 이번에 선택한 방식은 키크란이 날뛰는 원인인 단검을 제거하고 진정시켜 돌려보내는 것. K가 방패에 햇빛을 반사하며 시선을 끌고 있을 때 N이 키크란의 뒤로 접근해 올라타 단검을 뽑는 간단한 작전이었다.
K가 반짝이는 방패에 검을 쳐대며 캉캉, 하는 소리를 울려댔다.
“이쪽이야!!”
빛과 소리에 반응한 키크란이 K를 향해 달려들었고, N은 녀석의 등 뒤로 신중히 접근하여 커다란 몸집을 밟고 순식간에 어깨까지 올라탔다. 당황한 키크란이 N을 떼어내려 팔을 휘둘렀지만, N은 능숙하게 피해내고서 단검을 뽑아내었다. 하지만…
“잠깐 이거….”
검을 뽑아내던 N은 당황한 표정을 했다. 단검이라 생각했던 것은 근육이 갈라지는 소리를 내며 끝도 없이 이어지다가 N이 팔을 뒤쪽까지 뻗고나서야 완전히 빠졌다. 이 기다란 것이 몸에 박혀있었으니, 얼마나 고통스럽고 불편했을까. 눈썹을 휘어내린 N이 키크란의 상처를 치료해주려고 손을 가져다 대었을 때. 고통에 숨을 헐떡이던 키크란이 쓰러지듯 무릎을 꿇었다. 거구의 몸이 땅으로 처박히자 일대의 땅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고 먼지가 잔뜩 일어났다.
“상처가 깊어?”
“금방 괜찮아질걸세.”
키크란의 상처를 치료하는 N의 곁으로 K가 다가가던 순간. 가쁘게 숨을 들이쉬던 마물은 예민해진 탓에 다가오는 K를 쳐내려고 팔을 크게 휘둘렀다. 예상하지 못했던 움직임에 뒤로 물러나던 K가 순간 휘청였고, N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K!”
K를 감싸느라 대처하지 못한 날카로운 키크란의 손톱이 N의 팔을 깊게 할퀴었다. 머지 않아 선연한 붉은색이 옷을 적시다 못해 땅으로 원을 그리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K는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지만 우선 해야할 일을 잊지 않았다. 다친 N을 제 뒤로 두고 키크란의 팔을 방패로 쳐내며 접근해 시선을 마주했다.
“진정해…! 우린 너를 도우려는 거야.”
아주 지척에서 눈동자를 바라보다보면, 키크란의 거친 숨이 점점 잦아들더니 성난 눈이 순해지기 시작했다. 무섭게 포효하던 아까와는 정반대로 이제는 크르릉… 거리며 앓는 소리를 내었고, 그제서야 두 사람은 제대로 된 치료를 해줄 수 있게 되었다.
한참 후 치료가 끝나자 키크란은 두 사람에게 감사인사라도 하듯 눈을 감으며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금 수풀 사이로 사라졌다. 쿵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무들이 들썩이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K는 곧바로 N의 상처로 시선을 옮겼다.
“N…! 괜찮아? 피가 많이 나잖아…!”
“대체 왜 그랬어. N이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텐데….”
걱정스럽고 미안한 마음에 말을 쏟아내는 K를, N은 가만히 바라보며 그저 미소지었다.
“별 거 아니네. 그리 아프지도 않을 뿐더러… 나는 회복이 빠른 편이지 않나.”
“아무리 그래도…. 네가 나 대신 다치는 건 원치 않아. 정말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어.”
속상함을 얼굴에 여실히 드러낸 K는 짐 속에서 붕대를 꺼내 N의 팔에 꼼꼼히 감아주었다. 네 개의 발톱 모양대로 난 상처가 꼭 제 가슴에 그대로 박힌 것 같이 아픈 기분을 느끼며 K는 N의 소중함을 원치 않는 방식으로 여실히 느꼈다. 열심히 감아낸 붕대가 금세 붉게 물들어버려서 한숨이 절로 새어나왔다.
“너무 그러지 말게. 자네였어도 이랬을 것 아닌가.”
“ … 그거야 그렇겠지만…”
N은 풀이 죽은 K의 동그란 정수리를 가만히 내려보다가, 부러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지 않는가.”
“ 나참… ”
K는 언제나 N의 말에 이길 수 없었다.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잖아, N~”
우리는 가족이자 친구이자 연인이자 그 이상이고, 서로를 향한 마음은 줄어드는 법을 몰랐다.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해가 뜨면 그림자가 지듯. 너무나 당연한 순리처럼 서로를 위해 살아왔으니까.
“그러면… N을 지킬 수 있게 좀 더 강해지는 수밖에 없겠네.”
“그렇다면 나도 자네를 지킬 수 있게 더 강해져야겠군.”
“...푸핫. 이대로면 우리 둘. 세계 최강이 되겠는데.”
“우리 둘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고말고.”
피가 더 이상 흐르지 않게 잘 지혈하고 나면, K는 짐을 챙겨 들었다.
짐은 내가 들게 해줘. 괜히 다친 팔로 무리했다간, 더디게 나을 거야. N이었어도 이랬을 거잖아. 그렇지? N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들먹이며 K는 기어코 혼자서 짐을 이고 지었다.
“정말이지. 자네는 못 이기겠군.”
“어라, 그건 내가 할 말이야. N.”
예상치 못한 일에 늦어지긴 했지만, 지금 출발해도 오늘 안에는 집에 도착할 터였다. 언덕길을 넘어, 냇가를 지나 다시 숲길에 들어서면 하늘 높이 떠있던 해도 저물어 어느새 어둠이 다가왔다. 쌀쌀해진 밤의 숲 속을 서로의 손을 잡아 의지한 채로 걷다보면 저 멀리 푸른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간 기온차가 그리 크지 않은 곳, 푸른 꽃들이 가득 핀 높은 언덕 위의 오두막, 저 너머로는 바다가 보이고, 언덕에는 큰 나무 한그루가 있으며 그 아래 꽃들은 색이 더 짙은… 카르코사를 연상케 하는….
목적지에 가까워질 수록 걸음은 빨라져 푸른 꽃잎들을 헤치고 나아가다보면 어느새 그리웠던 오두막 앞에 다다랐다. 두 사람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드디어 돌아왔네. 신나서 먼저 오두막의 문을 연 K에게 뒤따르던 N이 말했다. 어서오게나. 그러면 K는 웃음을 터뜨리며 답했다. 다녀왔어.
N은 K를, K는 N을 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서로를 영영 잃지 않을 테다.
서로에게 지어준 이름처럼 영겁의 시간동안 계속해서 달은 떠오를 것이다.
두 사람이 들어간 오두막 위로 K의 웃는 눈처럼 이지러진 달이 크게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