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오랜 날들을 밤을 새며 시간을 보내다가 기다림에 지쳤을 쯤부터, 자지 않고 먹지 않아도 어떤 영향도 받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가 인간들처럼 ‘잠’을 자는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물론 신으로 태어난 N에겐 낯선 일이었다. 수면을 취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모르므로, 처음에는 그냥 눈을 감고 흉내를 내는 것에 그쳤다. 그 다음 며칠은 눈을 감고 명상을 하기 시작했고, 그 다음 몇달은 고요함 속에서 심장의 박동을 세고 있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을 때. N은 겨우 잠과 비슷한 형태의 행위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여전히 꿈을 꾸지는 못했다. 그저 몸을 가장 고요한 상태로 만들어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에 비해 K는 인간이었던 적(비록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이 있기에 반신의 몸으로 잠에 드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낡은 고서실에서 밤낮없이 책을 읽다가 현실을 잊기 위해 잠을 청했던 억척스럽고 괴로웠던 날의 기억은 쉽게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로 분신이 되어 함께 벌을 받아야만 하는 네게 가진 죄악감과는 별개로, 비로소 삶의 순간을 혼자가 아닌 너와 나눌 수 있어 얼마나 충족되고 행복한지. 악몽만 꾸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행복한 우리의 꿈을 꿀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