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은 없어지지 않으니까 1주일에 8편의 논문 읽고, 요약 및 critics 작성하기 1년이면 평균적으로 수백편의 논문을 읽어나갈 수 있다. 그렇게 세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글들을 읽었고, 생각했고, 인용했다. 많이 읽고, 공부했으니 당연히 성공할 거라 생각했고, 수 번의 졸업논문은 reject 되었다. 내 대학원 시절의 이야기이다. 여러번의 고민과 마찰 끝에 석사 졸업을 내려놓기로 하고선 세상으로 뛰쳐나왔다. 포트폴리오... 는 없었다. 그리고 지식도 없다. 분명 많은 이야기들을 쌓아왔다. 하지만, 취업 시장 앞에선 나에겐 주어진 글이 없다. 정확히는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처리하다보니 기록을 소홀히 했고, 마무리되지 못 하고 엎어진 논문들의 흔적들만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무엇을 하셨습니까? 누군가들이 말하는 포트폴리오로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output)이 없었다. 정확히는 하기는 했는데, 그 형태가 무엇인지 남아있지 않았다. 또한, 취업 트렌드에서 말하는 "정량적인 성과"는 현재의 나와는 정반대에 위치해 있었다. 사람들에게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어려운 용어를 써가면서 아는 체는 할 수 있었지만, 그래서 '그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쓸 수 있는데요?' 라는 질문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돌아보니 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퇴색되어져 가며, 나는 그렇게 정보만 남겨둔 사람이 되었다. 쓰다. 입맛도, 그래서 글도 많이 늦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진짜로 늦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