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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짧은 글(2)

권
권준혁

공백을 여백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다보면 자주 마주치게 되는 이슈
중간중간에 공백기가 많은데 무엇을 했는지, 왜 생겼는지 그리고 왜 이력이 없는지에 대한 방어 논리와 주장에 대한 근거를 들어야 했다.
이 비어있음이 사회적 인식에서 어떻게 비칠 지 걱정하며 어떻게든 경험과 성장으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러 도전을 하다보면 끝맺음 짓지 못 할 때가 더러 있다.
그러다 보면 그 사이의 공백도 생길 수 있고, 사람인지라 지쳐서 그냥 쉴 수도 있다.
살기 위해서 쉬었는데, 하자가 있는, 낙오한 느낌이 들게 되었다.
이런 경험 저런 경험 다 끄집어 내서 문장으로 덮어봤다.
되려 지치기만 하였다.
답이 없다. 'no where'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장난을 좋아해서, 단어를 종종 건들이는 취미가 있다.
언젠가, 'no where'의 공백이 괘씸해서 툭 쳤더니
"now here" 라는 문장으로 바뀌어 졌다.
스페이스바도 쓰기에 따라서 맥락을 엎을 수 있는데,
공백기를 다 채울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여백의 미를 사랑하던 선조들의 지혜에서
내 삶의 휴지기들을 공백기로 두는 것이 아닌 여백으로 두기로 했다.
덕분에 조금은 내 하루가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좀 더 '나'라는 그림이 더 멋있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든다.
여암 | 나날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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